꽃 아닌 것 없다 시작시인선 237
복효근 지음 / 천년의시작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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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특유의 따뜻함, 구수함, 웃음이 가득하다.
특별히 모두 10줄 이하의 시들을 모아서 그런지 간결하여 상쾌하다.

“마을 어귀 시멘트 포장길에
개 발자국 몇 개 깊숙이 찍혀 있다
/개는 덜 마른 시멘트 반죽 위를
무심코 지나갔겠으나 오래도록
‘개새끼‘ 소리에 귀가 가려웠겠다
/선승이나 개나 발자국 함부로 남길 일 아니다” 족적 69

웃기지만, 관조가 있고.

“먼지였던,
/아직 먼지가 아닐 뿐인,
/조만간 먼지일,
먼지” 생生 52

깊고 서늘한 통찰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소심함과 그것을 감추지 않는 솔직담백함이다.

“서먹하니 마주한 식탁
명이나물 한 잎 젓가락으로 집어 드는데
끝이 붙어 있어 또 한 잎이 따라온다
아내의 젓가락이 다가와 떼어준다
저도 무심코 그리했겠지
싸운 것도 잊고
나도 무심코 훈훈해져서
밥 먹고 영화나 한 편 볼까 말할 뻔했다“ 무심코 22

몸통


밥통
술통
똥통
편두통
고집불통
꼴통

그 온통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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