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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마스크스 ㅣ K-포엣 시리즈 18
김수열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0년 12월
평점 :
시가 30여 편밖에 실리지 않은 시집이다.
분량을 채우려고 했는지 시가 그치고 난 뒤에 시인노트, 시인 에세이, 해설, 김수열에 대하여 등이 딸려 있다.
이 시집은 르포다. 현실에 대한 고발적 기록이란 얘기.
자신의 서정보다는 다른 이들의 삶과 역사를 주로 다뤘다.
지하철 5호선 타는 사람들의 풍경, 베를린과 코펜하겐의 일상, 안중근, 세월호, 사북 동원탄좌, 광주민주화운동, 4.3 의인 문형순, 한국군의 베트남 양민학살과 4.3 당시 양민 학살, 김시종, 그레타 툰베리, 코로나로 죽은 아홉 살 소년 등.
당연히 가슴 먹먹해지고 눈시울 붉어지는 이야기가 많다.
“그럼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나?” -60쪽
이슬비가 내렸어요 이십칠 일 새벽 두 시쯤이었을 거예요 아저씨들이 여긴 위험하니 나가야 한다고 해서 우린 밤참으로 빵과 우유를 나눠드리고 아침 식사 준비를 대강 마친 다음 뒷길로 도청을 빠져 나왔어요
근데, 그분들, 조반은, 자셨나요? - P42
나무 한 그루 심는 일은 하늘로 오르는 신의 길목을 내는 일이며 우리의 내일을 하루만큼씩 이어가는 것이고 한 그루의 나무를 베는 일은 하늘에서 내리는 신의 길목을 끊는 일이며 우리의 내일을 하루만큼씩 줄여간다는 것이다 인간 없이 나무는 수천만 년을 살아왔지만 나무 없이 인간은 단 하루도 살 수 없는데 둘러보면 지구상에는 두 부류의 인간종이 산다 하나는 열심히 낭을 싱그는 인간종이고 다른 하나는 끊임없이 낭을 그치는 인간종이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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