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향
권명옥 지음 / 열화당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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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등단,
2004년 첫 시집 간행.
2013년 운명.

30년 동안 쓴 시 중 40편만 묶어 세상에 낸 시집이다.
등단작부터 수록되어 있는데, 시대를 짐작할 만한 시가 드물다. 굉장히 내부의 얘기에 집중한 셈.
‘음치’이면서 ‘신양’(신병)을 앓고 계신 어머니,
돌아가신 듯한 연파 누님, 아버지
고향 강릉의 강릉천주교회와 성 골롬바노 성전
등이 자주 등장한다.

자서에서 그는 말했다.
“등단 삼십 년을 넘겨 첫 시집을 상재하는 자의 심리는 관중 대부분이 자리를 뜬 스타디움에 뒤늦게 들어서는 마라토너의 그것과 흡사하다고 말하겠다. 굳이 의미부여를 한다면 이것(시집 상재)이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는 점일 것이다.”

시인의 친구인 이건청은 해설에서 권명옥의 시세계를 ‘견고한 정신과 배제의 미학’이라는 제목으로 설명했다. 천주교 관련 소재가 굉장히 많아서 당연히 신자려니 했는데, 신도가 아니라는 점과 박목월보다는 박남수 시인을 흠모했다는 점 등이 소개되어 있다.

첫 시집 이후의 시들은 어디로 갔을까
궁금하다.

宇宙葬 副葬品目
우주장 부장품목


봄밤 개구리
깨우는

골롬바노네 안방 불빛 - P14

아아, 하고 그만 일어나자
아아, 하고 그만 따라 저무는
- P57

그냥
-C에게


그냥
살다.

숨은


이 세상 어딘가의 어리디 어린 純潔처럼
부끄러움처럼

萬里 금 밖
江陵땅
나앉은 邊方의 겨울 해안의 잊히인 어지러운 잔 발자국마다에도
한 번씩 訪問했다 녹는
한 해 첫눈처럼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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