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류 b판시선 38
서정춘 지음 / 비(도서출판b)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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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행로의
한 획을 긋는
눈부심으로“
빗나간다.

말을 아끼며
매우 아끼며
조심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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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담배가게 요리코 4
아사노 유키코 지음, 조아라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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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재밌다. 주변 인물들과 얽힌 이야기도 자연스럽다.
90대인, 친구 할머니의 ‘지금’ 가자는 말. 내일이 없을 수도 있지 않냐, 지금 가자. 지금 보고 지금 사랑하자.
그리고, 시간의 경과가 아득하다. 삶이 지나간다는 것, 지나가버린다. 아득하다. 그 사이에서 인간의 유한성을 자각하고 남과 지구를 생각하는, 착한 마음이 깃들기도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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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교실 1 세미콜론 코믹스
우메즈 카즈오 글 그림, 장성주 옮김 / 세미콜론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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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통째로
세상이 폐허가 된 미래로 이동했다.
표류하는 이야기는 어디로 갈 것인가.

환란 중에 저열해지는 인간의 여러 모습이 여전히 의미심장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럼 네가 먹으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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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미래 문학과지성 시인선 583
이하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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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듯 또렷하다

“사랑이여,
우린 서로 구겨진 걸 펴주며
더 구겨진 아우성을 가진다. ” 99

슬쩍 보면 모순이다.
그런데,
모순이 전혀 아니다.
사랑의 또다른 모습이다.
익숙하고도 낯선

“서로 비의 우레로 눈의 샛바람으로
마르고 젖는다. 그런 이상기후가
왔다.”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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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미래 문학과지성 시인선 583
이하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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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또렷한 시들이 있다.

직지사

탑 나뭇가지 끝에서 풍경으로 댕강거리다 달이 사윈 채 져버리자 나의 비애는 사뭇 소곳해지다. 바람이 전각도 탑도 부도도 일주문도 천왕문도 들추어선 내다 말리다. 나도 속 다 내놓은 채 찬물같이 수런대다. 가을 치장으로 나무들이 밤새 옷 갈아입느라 온 산이 항라 스치는 소린데, 새벽녘 개울이 경經 조잘대며 절 감돌아 뭇 소리 씻어 내리고 나서야 늙은 나의 뜰에도 아린 단풍 물이 들다. - P90

구절초


제 누울 구덩이 파는 일은 총구의 외진 시선 앞.

함께 판 너도 그중 하나. 총살로
함께, 묻혀버렸지.

그게 마지막 지점이 될 수 없기에,

맨땅의, 그
밀봉된 자리 뚫고 나와

대지 모신의 둥지에서, 새로이 호명되는
탁란들 깨어난다고 피어, 흔드는,

흰 피켓들. - P59

분꽃


서로 앞섶 여며주는 일로 엮이지만

여며주어서 꼭, 꼭, 더 뜯어지는
결국 원수지는 일이 사랑이어도

빈 뜰에 꽃밭 가꾸어서 꽃 피는 걸로 이웃 보는 살림이 늘 있기 마련이어서

사람들의 뜨락에 분꽃들 예쁘게 핀 까닭은 나는 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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