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7 - 순조실록, 개정판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7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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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등에서 흔히 봤던, 정조와 척을 두고 권력의 화신처럼 그려지는 정순왕후를 사뭇 합리적인 정치가로 그린다. 정조도 반대가 염려되어 하지 못한, 궁 소유 노비 6만 6천여 명을 면천시킨 것을 보면 개혁가의 면모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노론 벽파와 시파, 김조순에 이르는 세도정치의 흐름의 물꼬를 텄고,
비전 없는 순조는 무력했으며
그의 아들 효명세자는 너무도 일찍 죽었으니
특히 평민 이하의 삶이 극도로 피폐해지며 그 참상이 극에 달하는 조선을 막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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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케 되았지라 걷는사람 시인선 116
박상률 지음 / 걷는사람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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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서 편안함은 어디서 오는가.
익숙한 소재, 정서, 문체.
그저그런, 되풀이되는 인간사.
아, 그러나 그것 아니고 또 무엇이 있겠는가.

“으짜든지
건강혀야제
몸 애낌시롱 살그라” 24쪽, 노모의 전화

“참고,
참고,
참고,
>또
참고,
>한 번 더
참고,” 27쪽, 부모

고향을 떠난 화자의 고단한 일상, 그리운 부모형제와 고향 사람들, 살짝살짝 건드리는 세상.
정제된 정서에 담담한 어조.
술술 읽힌다.
오래 머문 구절이 없다.

“‘말이 그렇다는 말이다!’” 65쪽,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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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하고 싶다 - 시인의 마음으로 시 읽기
함민복 엮음 / 사문난적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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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초문의 시인을 꽤 만났다.
최진수, 채상근, 유승도, 윤동재, 우대식, 함기석, 길상호, 최종득, 이안, 리삼월, 존 단, 야보 도천, 곽해룡, 문동만, 조동범.
신문에 6개월 연재한 글이라 그때 상황에 어울리는 시를 고른 듯, 지금은 상세히 알 수 없는 글도 있다. 그럼에도 좋은 시는 시간의 굴레를 가볍게 벗는다. 도처에 절창이다.

두보의 <곡강>과 소개글이 인상 깊다.

“한 조각 꽃잎이 날려도 봄빛이 줄어드는데
온 천지 바람에 날리는 꽃잎, 못 견디게 시름겹다.
스러지는 꽃잎 하나가 눈앞을 스치는데
몸이 상한다고 목을 축일 술을 마다하랴.” 두보

“흩날리는 꽃잎은 식물들의, 자연의, 투표용지. 한해의 열매 결정하는 떨림 드디어 끝냈는가, 낙화. ‘한 조각 꽃잎이 날려도 봄빛이 줄어든다‘고 두보여 과음은 마시게. 그대의 시구에 튕겨 저리 되살아나는 봄빛 자, 보시게.”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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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대한민국 도슨트 3
최성환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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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장소 중 공생원이 가장 인상 깊다.
“이 인연을 시작으로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 싹텄고,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까지 하였다. 이후 한 남자는 거지 대장으로, 한 여인은 고아의 어머니로서의 사명을 다하게 된다.” 277
남자는 윤치호(평생 영어 일기 썼다는 사람과 동명이인), 여인은 타우치 치즈코(우리 이름은 윤학자)
근현대의 상처가 고스란한 인연이다. 윤치호는 1951년에 고아원 식량을 구하러 광주에 갔다가 행방불명되었다.

무안군의 작은 포구에서 개항과 더불어 도시로 성장했으니, 일제강점기의 유적이 많다. 침탈과 개발 말고도 저항의 흔적이 남은 것이 특이한 일이다. 아무래도 수도에 가까운 인천보다 개항 시기도 늦고 해서 한국 최초 타이틀은 거의 없고, 전남 최초의 것들은 많다.

멈춰서 귀 기울이고 들여다보고 의미를 느낄 곳들이 많다. 괜찮은 길라잡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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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함께 걷기 - 길에서 수집한 광주의 이미지들
김서라 지음 / 민음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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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이미지, 걷기
호기심이 인다.
1장은 사진가가 만든 광주의 이미지를 다룬다.
오종태와 강봉규의 대비.
일제강점기 시신들을 찍으며 사진을 시작한, 오종태의 무등산 사진에 주목한다. 제목을 <아우슈비츠>로 고친 것. 벤야민의 사진론을 언급하며 그 점을 높이 산다.
언어가 매우 거칠다. 탄탄한 논거 없이 매우 선언적인 문장이 잦다.
공공성 등의 주장은 싫지 않으니, 조금 쉬었다 2장 광주순환도로를 읽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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