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쨍한 가을날어머니께서 한땀한땀 수놓은자수 광목 이불을 빨아 널어놓고햇볕에 바짝 말라까슬까슬한느낌의 시집이다.맑고 따뜻하다.“너랑 나랑 또랑물 소리로 만나서사랑하기 좋은 말”랑“가을 한낮, 마루 밑 짚더미에 첫 알을 슬그머니 낳아 놓고 뜻밖의 벼슬자리 걸음마냥 마당을 나와설랑 꼬꼬댁을 힘차게 질러대는 닭님에게 경배를!“- ‘축일’시인이 가고픈 곳이란 ‘어느 날도 대나무가 즐비한 오솔길의 끝자락에 빈 오두막 한 채’인데,그곳은 한국 시단의 참 귀하고 외로운 경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