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 - 인생의 단계마다 찾아오는 불안한 마음 분석과 감정 치유법
장신웨 지음, 고보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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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杞憂)

하늘이 무너질까 봐 걱정이 돼서 밥도 못 먹고 잠도 잘 자지 못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뜻하는 유명한 고사성이다.

학창 시절에 이 고사를 배울 때만 하더라도 '세상이 이렇게 밝고 아름다운데 왜 저런 이해할 수 없는 걱정을 하고 있지' 하며 공감 제로의 시각으로 바라봤었는데, 세월이 흐르며 나이를 먹을수록 걱정과 불안이 많아지는 나 자신을 바라보며 서글픈 감정을 느끼곤 한다.


과거의 나쁜 경험이나 안 좋았던 기억이 현재에 나를 힘들게 하는 경우도 많지만 걱정과 불안에 대한 대부분은 미래에 대한 것들이다.

특히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므로 이러한 불확실성이 불안의 주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확실성이 안 좋은 일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항상 머릿속에는 긍정적인 생각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더 많이 자리 잡으며 걱정과 불안의 몸집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만 간다.

과거 인류가 제대로 된 문명을 이루기 전 선사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위험 감지 능력으로써의 불안에 대한 민감성을 높였다곤 하지만 요즘과 같은 현대 사회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어 보인다.


걱정과 불안을 떨쳐버리는 첫걸음은 아마도 자기 자신에 대한 정확한 파악일 것이다.

세상에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분명 나 자신이겠지만 내가 누군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상대방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이 객관화된 시각으로 치부하며 진지한 자아 인식 없이 받아들이고 마는 것이다.

"자기 주관을 확고히 세우지 않으면 위험에 빠진다. 쉽게 무리를 따르고, 쉽게 무감각해지고, 쉽게 거대한 분노와 불안에 휩싸이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체내 감각은 희석된다. 독립적인 개체로서의 존재감이 상실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의 내면은 쉽게 외부의 영향을 받는다."

아무리 사람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만 요즘 사회는 집단 그리고 타인의 영향을 너무나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특히 SNS와 같은 1인 미디어의 등장과 발전은 얼핏 보면 자아의 독립성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적으로는 대리만족이나 내적 불안에서 벗어나려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불안과 걱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있다. 바로 '트라우마'다.

과거의 안 좋고 끔찍했던 경험이나 사건이 무의식 기억 저편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 현재의 나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관련하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뜻하는 PTSD도 자주 언급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 트라우마를 벗어나기 위해 자신이 노력하여 감정을 제어할 수 있으면-자신이 감정의 통제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즉 나 자신의 문제만 해결하면 다시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회복되기 위해서는 회복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아니라 '방치'가 필요하다고 책은 얘기하고 있다. 통제를 좇기 위해 더 노력하지 말고 트라우마를 일으킨 인지와 행동 방식을 버려라고 말이다. 이러한 인과를 깨야 다시는 그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무대 위에서 자유분방한 연기로 관중을 사로잡던 코미디의 거장 중에는 예민하고 우울했던 사람이 많다. 어느 예술가와 철학자가 고통을 겪지 않았을까? 위대한 작품은 고통에서 나온다. 어떤 사춘기 소년이 막막한 길을 걷지 않았을까? 세상의 모든 사랑은 웃음과 눈물로 완성된다. 지진, 홍수, 전염병의 고통은 오히려 힘겹게 행복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모든 마음의 고통이 생명의 지혜와 잠재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삶은 늘 우리를 상처투성이로 만들지만, 나중에는 상처받은 곳이 가장 강해질 것이다.' 헤밍웨이의 말처럼 ‘트라우마’는 스스로 생명을 구할 ‘힘’이다."

불안과 걱정을 잠재우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바로 '글쓰기'다.

일기가 됐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는 글쓰기를 꾸준히 하게 되면 분명한 효과를 보리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얘기하고 있다. 바쁜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과연 우리는 남이 아닌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얼마나 갖고 있었나 되돌아보자.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의 모든 시선과 생각은 밖을 향하고 있다. 이제는 방향을 우리 내부로 돌려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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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 천재 게으른 뇌를 깨워라 - 40일간 하루 20분, 쉽고 간단한 기억력 훈련법
개러스 무어 지음, 윤동준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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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만 하더라도 기억력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어 암기과목에서 곧잘 좋은 성적을 받곤 하였지만 그것도 옛날의 추억이 되어 버린 것 같다.

개인적인 일상에서의 망각은 크게 곤란한 상황을 주지는 않지만 회사에서의 업무 진행에 있어서는 난처함에 빠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게 된다.

기억력의 저하는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의 하나일 수도 있을 것이고, 거기다 최근의 디지털 기기의 대중화에 따른 소위 말하는 '디지털치매'의 영향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디지털 기기가 등장하면서 우리의 삶과 일상이 말도 못 하게 편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기억력 하나만 놓고 본다면 도리어 악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해 보게 된다. 디지털 기기의 메모 기능을 활용해서 많은 부분 기억을 대체할 수 있지만 100%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느 정도는 기억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럼 기억력은 왜 떨어지는 것일까?

예전에 디지털 기기가 없을 때 우리 인간은 종이에 약간의 메모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거의 전적으로 기억력에 의존해야 했다.

이 얘기는 우리는 매일매일 기억의 근육을 단련했다는 말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약해지듯이 당연히 기억도 의식적으로 습관을 들이지 않으니 하루하루 퇴보하게 되는 것이다.


어릴 때 익혔던 수영, 자전거 타기 등과 같은 운동은 평생의 기억으로 자리 잡게 된다.

속칭 몸이 기억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행위는 그것을 익히기 위해 수많은 반복을 거친 결과이다. 그러다 보니 요구되는 집중력의 크기는 작아지고 의식적으로 집중하지 않아도 특정한 행위를 반복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기억을 '절차 기억'이라 부른다.

기억력을 높이기 위해 단순히 글자만 외우는 암기보다는 이렇게 몸으로 연습할 수 있는 마술, 기타, 피아노, 저글링, 그림 그리기 등도 좋은 훈련이라 할 수 있다.


중요한 날짜나 기념일은 휴대폰의 달력과 알람 기능을 활용하긴 하지만 가끔 이러한 기능이 예상치 못하게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을 때나 알람을 습관적으로 스팸으로 처리하듯이 삭제해 버리는 경우 날짜를 제때 알지 못하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이럴 경우는 날짜를 숫자로만 외우지 말고 단순화시켜 외운다든지 다른 사실이나 사물과 연관하여 외우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아내의 생일이 4월 12일이면 사랑하는(4), 내(1), 아내(2)의 문구에 섞어서 외우게 되면 쉽게 떠올릴 수 있게 된다.



요즘은 그런 프로를 잘 방송하지 않는 것 같지만 예전에 진기 명기와 같은 방송을 보면 기억력 천재들이 종종 등장하여 수백, 수천 자리의 숫자나 규칙 없이 나열된 카드를 순식간에 암기해 버리는 모습에 엄청 놀라곤 했던 기억이 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기억하려는 대상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모든 가능한 물체로 시각화하는 것이다. 카드는 사람에 빗대어 클로버는 운동선수, 다이아몬드는 부자로 시각화하거나 숫자를 동물 등에 비유하여 암기하는 것이다.

이 책은 40일간, 하루 20분씩 실천할 수 있는 기억력 향상에 대한 비법(?)을 담고 있다. 매일매일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한다면 분명히 며칠만 시도하다가 포기할 가능성이 클 수 있으니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고 가볍게 접근해 본다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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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 하버드대학 최고의 디지털 금융 강의
마리온 라부.니콜라스 데프렌스 지음, 강성호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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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전기차의 등장, 로봇, 인공지능 등 불과 몇 십 년 사이에 예전에 공상과학소설에나 등장했던 상상들이 현실이 되며 우리 삶을 급속도로 바꾸고 있다.

여러 산업 분야 중에서 금융업의 변화도 만만치가 않다.

핀테크(Fintech)가 바로 그것이다. 금융과 기술의 합성어인 핀테크는 기존의 전통적 금융 회사에 맞서 새롭게 등장한 금융기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금융 서비스의 대중화'를 그 지향점으로 한다.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금융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은행 창구를 방문하여야 했고 대기표를 뽑고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이제는 대출마저도 휴대폰에서 불과 몇 분 만에 간단히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 책의 원제가 '금융의 민주화'인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몇 년 간 시장에 넘쳐났던 유동성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면서 이것을 억제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시장에 돈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고통받게 되는 계층은 바로 서민과 중산층이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중산층 60% 가구가 가져가는 소득의 비중이 대략 53%의 비중이었다면, 2020년쯤에는 46%의 비중으로 시간이 갈수록 줄어듦을 알 수 있다.

중산층의 소득 비중이 낮아졌다는 얘기는 결국 상위층에 속하는 사람의 소득이 더욱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산층의 삶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이 위축되자, 많은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시장에 진출하며 기회를 엿보기 시작했다.

이러한 핀테크 기업들은 어떤 기술력으로 전통적인 금융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었던 것일까? 아래 4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 인공지능(AI)

- 사이버 보안(Cyber security)

- 블록체인(Blockchain)

- 인슈어테크(Insuretech)

전통적인 금융 강국인 미국뿐만 아니라, 기존 금융 회사의 기반이 약했던 중국 소위 말하는 G2가 핀테크의 선두를 다투고 있다.


지난 세월 동안 부의 불평등은 가파르게 심화되어 왔다.

열심히 땀을 흘리며 노동의 대가로 받는 수익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자본을 가지고 있는 자본가들의 자본 수익률이 높다 보니 불평등은 계속해서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전통적인 금융 회사들은 자기들에게 더 큰 수익을 줄 수 있는 자본가들에게 더 큰 혜택(이자)을 주었지만 앞으로 핀테크가 주도하는 금융 산업은 이 기조가 바뀔 것이다.

펀드 매니저와 같은 인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로보 어드바이저 같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 디지털 자산 관리가 대중화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금융 투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게 되면서 그동안 소외받았던 저소득층에게도 저비용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가 있게 되고 불평등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할 수 있다.



아주 오래전 선사시대에 물물교환 경제가 생긴 이후 몇 천년 동안 인간은 금속 화폐, 지폐를 이용해 왔다.

이제 이런 화폐 경제에 대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바로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디지털 암호화폐가 등장한 것이다. 이 암호화폐가 실물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지는 아직 많은 이견들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현금 없는 사회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흐름은 엄청난 위기일 수도 있지만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사람에게는 일생일대의 큰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멍하니 있다가 그 흐름에 휩쓸리지 말고 후자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금융에 대한 관심과 공부도 손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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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 - 도스토옙스키부터 하루키까지, 우리가 몰랐던 소설 속 인문학 이야기
박균호 지음 / 갈매나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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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이라는 나이는 급하게 삼켰던 청춘의 독서를 되새김질하기에 좋은 시절이다. 새로운 소설을 만나는 것도 즐겁지만, 빛바래고 홑이불처럼 사각거리는 옛 책을 꺼내놓고 그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설렘과 감동을 추억하는 일은 더욱 행복하다."

저자의 머리말을 읽으니 학창 시절이 문득 떠오른다.

대학 입시에 본고사라는 것이 갑자기 등장하면서 '독서', '논술'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 그 시절이었다. 잠깐의 트렌드로 끝나버린 것이었지만 당시에는 도서 대여점이 있어서 비디오테이프나 DVD처럼 책도 대여해서 읽을 수 있었다. 

입시 준비를 위해 그 많은 책들을 전부 사서 볼 수는 없었기에 참으로 자주 그리고 유용하게 활용했었다. 물론 시간이 좀 지나자 만화책이나 무협지의 샛길로 빠지긴 했지만.



입시에 나올 가능성이 많다는 고전 명작들을 당시에 많이도 읽었던 기억이 있지만 저자의 말대로 '급하게 삼켰던 청춘의 독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다.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았으면서 책 제목과 저자만 외운 채 마치 다 읽은 것처럼 친구들에게 거들먹거렸던 그 시절이 참 부끄러워진다.

성인이 되고, 직장에 들어오고 나서는 확실히 독서의 편식이 시작되었다.

먹고사는 걱정이 앞서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설 등의 서적보다는 자기계발, 재테크 등의 독서에 치중하게 되었다.

"이렇듯 소설은 이야기를 누리는 즐거움과 함께 역사, 사회, 법, 종교, 그리고 한 시대를 관통한 문화를 읽는 즐거움도 누리게 해준다. 좋은 소설 한 권을 읽는다는 것은 뛰어난 인문학 서적 여러 권을 읽는 것과 같다. 나는 이런 경험을 '소설 인문학'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소설을 읽음으로써 자연스럽게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의 이야기를 접하는 즐거움이 '소설 인문학'이다. 인문학도 따지고 보면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인문학도 따지고 보면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의 공통된 주제를 어떻게 담아내고 표현해 냈냐는 방식에 따라서 우리는 굳이 장르를 구분하는 것이다. 식생활에 있어서 편식이 건강에 좋지 않듯이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친 독서도 지식의 양적, 질적인 성장 면에서 결코 권할만한 방식은 아닌 듯하다.


책에는 총 20권의 소설이 등장한다.

명작 중의 명작이라는 러시아의 거장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을 필두로 해서 중세 수도원의 은밀한 이야기를 다룬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그리고 최근 일본 추리 소설의 대표적 작가로 각광받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메스커레이드 호텔' 등 다양한 시기에 출판된 다양한 작가들의 소설을 다루고 있다.

고전은 그나마 읽어 봤거나 익숙한 제목의 책들이 눈에 띄지만 최근에 출간된 책들은 생소한 게 많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그동안의 편협한 독서에 대해 반성해 보게 된다.

급하게 삼켰던 청춘의 독서는 천천히 되새김질해보고, 그동안 도외시했던 책들은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의 범주에서 독서의 외연을 확장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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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방탄생활 - 너와 나, 우리 모두가 후회 없이 행복하게
팀 누나즈 지음 / 가디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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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ARMY)

벌써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단어는 나에게 아니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 남자의 대부분은 군대를 떠올리게 하는 썩 유쾌하지 않은 단어였었다.

하지만 BTS라는 보이그룹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게 되면서 아미는 본연의 의미를 잃고야(?) 말았다. 군대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긴 하지만 아미는 BTS 팬클럽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것이다.

BTS의 팬은 전 세계적으로 남녀노소를 가리고 있진 않지만 이 책은 뒤늦게(?) 덕질을 시작한 30대 팬 네 명의 BTS와 함께 하는 일상을 담고 있는 책이다.

우리는 그저 조금 더 행복하기 위해 누군가를 좋아할 뿐입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좋아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걸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거기다가 귀차니즘까지 더해지니 변화를 준다는 것은 웬만한 결심 가지고는 쉽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단순히 보다 젊었을 때보다 활력이 떨어져서는 아닌 것 같고 인생의 무거움과 챙겨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이 있음을 알게 돼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러한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하나의 대상을 향해 사랑과 관심을 쏟아부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하고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남들의 시선이 어떻다는 것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말이다.

"결국 유색유취의 인간을 만들어 주는 건, 한때 열렬하게 무언가를 추구했던 기억들이다. 마음을, 열정을 온전히 쏟아부었던 경험은 언제나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 차곡차곡 쌓여 나만의 무기가 되기도 하고, 훗날 돌아보기만 해도 마음이 충만해져 현실을 살아갈 원동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자칫하면 무색무취의 인생을 살아가게 될지도 모를 삶 속에서 무엇인가 가슴 뛰게 하는 것,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다는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찌 보면 복받은 인생일 수 있다는 부러움마저 든다.

"나는 계속 나이를 먹어갈 테고, 삶의 무게도 점점 더해질 것이다. 새로운 자극들은 더욱 사라져 가고, 살아내듯 살아가는 날들이 늘어나겠지. 그럼에도 그 안에서 크고 작은 반짝임을 찾아내며 그 기억으로 살아내 보련다. 방탄을 덕질했던 30대 어느 날들의 기억도 나라는 책에서 예쁜 갈피가 꽂힌 페이지가 되어 있을 것이고, 언제 펼쳐봐도 좋을 이야기들일 것이다."

내 인생의 한 페이지에 뭔가를 적기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쉽지 않은 그 변화를 덕질을 통하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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