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을 돌이켜 보면 더 나은 학교로 진학하기 위해 공부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긴 했지만 중년이 된 지금의 삶보다는 확실히 간단 명료했던 것 같다.
주변의 학우들도 모두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임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교사도 있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면 저마다 인생의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하고 옆에서 조언해 주는 사람도 거의 없이 홀로서기를 감내해야 한다. 그래다 보니 무슨 길이 좋은 길인지, 이 길로 가면 무엇을 볼 수 있는지, 이 길의 종착지는 무엇인지, 이 길을 보다 쉽게 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오롯이 그 길을 선택한 당사자의 몫이다.
하버드 대학교가 세계 유수의 명문이라고 불리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하버드생들에게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는지에 대한 하버드만의 철학을 심어 주고, 그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에 진출한 졸업생들이 여러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는 것일 것이다.
시중에 하버드 철학 관련해서 많은 책들이 있지만 이 책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는 하버드의 인생학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책은 총 10개의 강의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강의는 아래와 같다.
제1강 : 성격은 자아실현의 기반
제2강 : 성공을 부르는 자신감
제3강 : 좌절 속에서 이뤄지는 변화
제4강 :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라
제5강 : 잠자고 있는 잠재력을 끌어내라
제6강 : 열정 가득한 삶을 살아라
제7강 : 나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라
제8강 : 행동하라, 바로 지금!
제9강 : 자제력을 키워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라
제10강 : 일은 자아를 실현할 최고의 무대다
"치밀함은 성공인사들이 갖추고 있는 가장 기본적 덕목 중 하나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치밀함의 중요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대충대충 적당히 일을 처리하려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그들은 '아마도', '거의', '그런 듯', '대충', '대체로', '그러겠지' 등등의 불확실한 말들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면서 무슨 일이든 100퍼센트의 정확성을 기하지 않으면 단 1퍼센트의 실수만으로도 100퍼센트의 실패를 불러올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회사에서나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를 보거나 들어 보면 공통적인 덕목이 바로 치밀함임을 알게 된다. 우리와 같은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은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그래 이 정도만 해도 많이 했어', '괜찮아 보이잖아', '더 할 수 있지만 ~~때문에 여기까지만 할 수 있어'라는 말들을 달고 산다. 그러면서 좋은 성과를 바라고 성공을 바라며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시기가 안 좋았다던가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못했다는 등 외부적인 것들을 실패의 요인으로 돌리며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위로한다. 자신이 하는 일이 자신의 목숨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면 과연 그렇게 진행할 수 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0.1퍼센트, 아니 0.01퍼센트의 실패할 요소가 있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할 것이다. 이 정도의 치밀함과 치열함 없이 성공을 꿈꾸는 것은 문자 그대로 꿈에 그칠 것이다.
"세상은 용감한 자의 것이다. '난 못해'를 외치는 사람은 절대 '나는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자, 이제 묻겠다. '당신은 당신의 운명을 바꿀 용기가 있는가?' 세상에는 완전히 가능한 일도 완전히 불가능한 일도 없다. 처음부터 그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하버드대 출신들처럼 우수해지고 싶다면, 그리고 빛나는 성과를 거두고 싶다면 마음속으로 '나는 할 수 있다!'를 여러 번 되뇌라. 할 수 있다는 이러한 믿음으로 모든 일을 대한다면 성공도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발견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신감의 힘이다!"
20대 때만 해도 매사에 자신감이 넘쳤다. 내가 남들에 비해 뒤처질 것이 없다고 생각했고 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긍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찼다. 하지만 현실을 알게 된 것인지, 현실의 때가 많이 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무엇인가를 시작도 하기 전에 되지 않을 거라는 결과를 미리 예상하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왜 이렇게 바뀌었는지 탓해 본들 무엇하리! 많은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긴 하지만 테슬라부터 해서 스페이스 X, 하이퍼 루프 프로젝트 등 남들이 터무니없는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내용이라 비웃어도 뚝심 있게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엘런 머스크를 보면 확실히 성공하는 사람은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는 것 같다.
"마크는 지극히 평범한 농부다. 그에게는 희한한 습관이 하나 있는데, 바로 다른 사람과 언쟁을 벌여 극도로 화가 날 때면 자신의 집과 땅 주변을 몇 바퀴씩 도는 것이었다. '화가 날 때 왜 달리기를 하는 거죠?' 그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의아해했지만 그는 그저 웃어넘길 뿐 대답하지 않았다. 한편 인간관계도 좋은 편이고, 성실한 데도 능력까지 좋아 마크의 땅과 집은 날이 갈수록 넓어졌다... '젊었을 때, 다른 사람과 언쟁을 벌이거나 싸움을 하거나 화가 나는 일이 생기면 나는 집과 땅 주변을 몇 바퀴씩 뛰었단다. '내 집이 이렇게 작고 내 땅이 이렇게 좁은데, 화내고 있을 시간이 어디 있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야. 그렇게 달리기를 마치고 나면 화도 누그러져서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단다. 그런데 이제는 집과 땅 주변을 돌면서 이런 생각을 한단다. '내 집이 이렇게 크고 땅도 이렇게나 넓은데, 다른 사람들과 승강이를 벌일 필요가 뭐가 있나?'라고 말이야. 그러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화가 풀어진단다."
요즘은 참으로 '화'의 시대인 것 같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고 폭력을 휘두르거나 심지어 사람의 목숨을 빼앗기까지 한다. 성공은커녕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사회가 되어 버렸다. 그만큼 세상이 전체적으로는 역사 이래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한 시대가 되었지만 빈부의 격차 또한 극대화되면서 개개인적으로 살펴보면 그 어느 때보다 먹고살기 힘들어진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러다 보니 세상에 대한 분노, 타인에 대한 분노가 지속적으로 쌓이고 쌓이며 별것도 아닌 사소한 것이 마지막 트리거(Trigger)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화나고 욱해도 호흡을 깊게 하면서 잠시만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 보자. 참을 줄 아는 사람이 인생에서도 성공하는 법이다.
"어떤 사람이 천당과 지옥의 차이를 알고 싶은 나머지 신선을 찾아가 자신의 소원을 들어달라고 빌었다. 신선은 직접 답을 주는 대신 그를 지옥으로 데리고 갔다. 지옥에는 음식물로 가득 차 있는 커다란 솥이 놓여 있었지만, 그곳 사람들은 음식을 먹지 못하고 모두 뼈가 보일 정도로 앙상하게 말라 있었다. 바로 그들의 손에 들려 있는 손잡이가 긴 수저 때문이었다. 그들은 모두 앞다퉈 음식을 먹으려 들었지만 수저의 손잡이가 너무 길어 정작 입으로 들어오는 음식보다 바닥에 떨어뜨리는 음식이 더 많았다. 이윽고 신선은 다시 그를 데리고 천당으로 향했다. 천당에는 지옥에서와 똑같은 솥이 놓여 있었고, 사람들도 똑같이 손잡이가 긴 수저를 들고 있었다. 하지만 천당에 있는 사람들은 즐겁게 배를 채우고 있었다. 어떻게? 천당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손잡이가 긴 수저로 음식을 떠다 다른 사람의 입에 넣어주고 있었다. 그 결과 그들 모두 배불리 식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단순한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서로 도울 때 비로소 행복을 얻는다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서로 사랑하고, 도움을 주고받고, 함께 나눌 때 생활은 천국과 같아진다. 하지만 자신만 알고 매정하게 타인을 돕고자 하지 않는다면, 자연히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고 홀로 쓸쓸하고 비참하게 생활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곧 지옥이다."
천당과 지옥에 대한 많은 비유가 있지만 근래에 이렇게 반전이 있는 비유는 접해 보지 못했다.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한 현실에서 자신만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하나의 미덕인 양 인정받는 시대 속에서 사람은 같이 도우고 나눌 때만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비유가 참으로 묵직하게 다가온다. 부정적이고 가슴 아프고 슬픈 뉴스가 도배되는 세상에서 작은 한구석에 마음 따뜻해지는 기사가 여전히 있는 것을 보면 아직은 세상이 살만하다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돈을 더 벌게 되면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곤 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지금 나눌 수 없다면 아마도 그때도 나누지 못할 공산이 크다고 생각한다. 행복이 어디 있는지 혼자만의 생각과 삶 속에서 허우적대며 찾지 말고 이웃과 함께 하며 찾으면 쉽게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가슴 깊이 담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