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그릇 -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
이즈미 마사토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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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로또 당첨 이후 불행한 삶을 살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끔씩 뉴스에서 접하곤 한다.

그러면서 누구나 '나는 당첨되면 불행하지 않고 너무나 행복하게 살 수 있을 텐데'라며 속으로 되뇌곤 한다. 하지만 평상시 손에도 잡지 못했던 큰 금액의 돈이 실제로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저마다 감당할 수 있는 돈의 그릇이

있는 것일까?

주인공인 나는 주먹밥 사업에 실패하고 완전히 빈털터리가 된 후 현실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기 위해 백화점 옆 분수 광장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추위를 잊기 위해 자판기에서 따뜻한 음료수를 먹으려고 하나 단 돈 백원이 부족해서 낙담하고 있을 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불가사의한 노인과의 만남으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돈이란 건 말이지, 참 신기한 물건이야. 사람은 그걸 가진 순간에 선택해야 돼. 쓸까 말까, 쓴다면 언제 무엇에 쓸까?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생각은 안 하고 충동적으로 써버리지. 지금 필요하니까 쓰는 거야"

현대는 참으로 풍족한 사회에 살고 있다. 너무나도 새롭고 멋지고 아름다운 공산품들이 넘쳐난다. TV와 여러 미디어에서는 소비를 부축이는 광고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며 사람들로 하여금 돈을 쓰도록 유혹하고 있다. 특히 신용카드가 등장하면서 돈을 미리 당겨서 쓴다는 획기적인 기법이 도입되면서 충동적인 소비는 더욱 많아져만 가고 있다. 이러한 소비는 스스로 '그래 나는 지금 이게 꼭 필요해서 사는 거야'라며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하곤 하지만 이런 행태는 항상 월급은 통장을 잠시 스쳐 지나가는 존재로 만들곤 한다.

"하지만 사람은 언제까지는 중학생으로만 있을 수는 없고, 계속 성장하지 않습니까? 당연히 다루는 돈의 크기도 자연스레 커지겠지요."

"맞는 말이야. 하지만 돈을 다루는 능력은 많이 다루는 경험을 통해서만 키울 수 있어. 이건 결론이야. 처음에는 작게, 그리고 점점 크게."

입사해서 첫 월급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엄밀한 의미로 월급은 아니고 특별 상여금이었는데 일한 기간이 짧아 전부 다 받지는 못하고 24만 원을 받았었다. 동기들끼리 모여 서로 기뻐하며 오늘 저녁은 이 돈 다 써버리자 하며 호기롭게 퇴근했지만 결국 2만 원 쓴 게 전부였다. 입사하기 전까지 돈은 부모님한테서 받아서 쓰다 보니 막상 월급을 관리하려니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어른이 되면 당연히 돈 관리는 알아서 습득하는 지식쯤으로 생각했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참으로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무슨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경험과 연습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돈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따라서 한정된 기회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면 배트를 많이 휘둘러야 해."

"자네는 그 경험을 가지고 어떻게 할 텐가? 설마 그대로 무덤으로 가져갈 생각은 아니겠지. 나는 실패를 경험한 사람을 높이 산다네. 실패란, 결단을 내린 사람만 얻을 수 있는 거니까."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암호화폐든 투자하는 사람은 대부분이 '큰 거 한방'을 노린다. 대타로 투입된 9회 말 투 아웃 상황에서 드라마틱 한 역전 만루 홈런을 칠 수도 있겠지만 그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평상시 끊임없이 타격을 연습하고 꾸준히 실전 경기에 등판하여 배트를 휘둘러야만 안타도 치고 홈런도 칠 수 있을 것이다. 사구도 맞고 삼진도 당하고 주루하다 부상도 당하겠지만 배트를 휘둘러야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실패할까 봐 두려워서, 실패를 너무 많이 해서 더 이상 의욕이 없을지라도 주저앉지 말자.

"전 세계에서 돌고 도는 돈은 '지금'이라는 순간에만 그 사람의 수중에 있는 거야. 원래 계속 소유할 수 없는 걸 소유하려 하니까 무리가 발생하는 거고. 그래서 돈을 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걸세. 부자들은 돈을 소유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일정한 규칙에 따라 사용하고 있어."

작은 크기와 얇은 두께의 책을 조금은 만만하게(?) 봤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주인공과 노인이 나눈 대화 속에서 돈에 대한 의미와 철학, 그리고 그것을 소요하길 원하는 사람이라는 관점하에 두고두고 읽어 볼 명문장들이 참 많았다. 누구나 다 부자가 되길 원하지만 정작 그만큼의 돈을 소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전혀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돈에 대한 철학이 조금은 바뀔 것 같다. 큰돈을 소유하여 부자가 될 수는 있지만 그 돈을 담을 만한 그릇을 만들 수 없다면 그 돈은 결국 잠깐 머물다가 나갈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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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강의 - 가치투자 아버지의 미공개 글모음
벤저민 그레이엄. 자넷 로위 지음, 박진곤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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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강의>> 4주 독파 챌린지 중 드디어 마지막 장이다.

이번 내용은 5부 상품 비축계획과 벤저민 그레이엄과의 인터뷰 내용을 다루고 있다.

◆ 1부: 비즈니스와 금융 윤리

- 과연 미국 기업은 청산가치보다도 못한 것일까?

- 자본주의의 윤리

◆ 2부: 주식과 주식시장

- 새로운 투기 현상에 대한 우려

- 증시의 경고: 전방 위험!

- 가치의 부활

- 주식의 미래

◆ 3부: 직업적 투자의 문제

- 과학적 증권분석의 길

- 주식매매에 영향을 주는 요소에 대해

◆ 4부: 투자전략

- 증권분석의 문제점

◆ 5부: 상품 비축계획

- 국제 상품 비축 통화를 위한 제안

- 다중 상품 비축 계획의 개요

◆ 6부: 벤저민 그레이엄과의 인터뷰

- 가치 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

- 저평가 주식을 찾아내는 가장 간단한 방법

- 그레이엄과 보낸 한 시간

4주 독파 챌린지를 시작하면서 한 권의 책을 읽는데 한 달이라는 시간은 참으로 차고도 넘치는 시간이지 않을까 생각했었지만 시간은 여지없이 빠르게 흘러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이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잡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는 얘기도 되고 한 달이라는 시간을 들여 이해해야만 하는 어려운 책이라는 의미도 되겠다.

개인적으로 6부의 두 번째 장인 '저평가 주식을 찾아내는 가장 간단한 방법' 이 부분이 이 책의 대미를 장식하는 핵심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 책이 주식투자를 위한 기술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책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 책을 손에 든 사람은 주식 투자를 잘 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고, 이는 결국 오를 수 있는 종목을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나 하는 대답을 책에서 얻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럼 누구나 궁금해할 가치 투자의 관점에서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기준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저평가 주식 찾기 공식>

- PER 7 이하인 종목 (가변적임. 100을 채권 수익률의 2배로 나눈 값)

ex) 채권 수익률이 7%라고 가정할 때 100/(7x2) = 7.14...

- 회사의 순자산이 총자산 비율의 50% 이상인 종목

<목표 수익률>

- 50%

<보유 기간>

- 2~3년

-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가격에 상관없이 매도

<분산 투자 기준>

- 전체적으로 하락장이어서 많은 종목의 주가가 낮은 PER을 유지하는 경우 투자자본의 75%까지 주식에 투자

- 전체적으로 과열장이어서 저평가 종목을 찾기 어려울 때는 투자자본의 25%까지만 주식에 투자. 나머지는 미국 국채에 투자

공식 중에서 PER은 채권 수익률에 따라 가변적이다. 2020년 미국의 S&P 500 기준으로 채권 수익률이 7.4% 이니 벤저민 당시와 대동소이하다. 그래서 PER 7은 여전히 유효한 기준이 될 수 있겠다.

회사의 순자산은 주주 자본이라고 책에서 표현을 하기도 하던데 자산에서 부채를 뺀 말 그대로 회사의 순수한 자산을 의미한다. 부채가 적고 자본이 많은, 즉 안전마진이 확보된 회사의 기준을 최소 50%라고 본 것이다.

목표 수익률 50%는 어떤 면에서 낮다고 볼 수도 있겠다. 특히 많은 개미 투자자들의 부에 대한 욕심은 50% 수익률에 결코 만족하기 어렵다. 하지만 현존하는 최고의 투자자로 추앙받는 워런 버핏도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20여%에 불과하다. 배당과 복리의 마법을 통해 수 십 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그만큼의 부를 축적한 것이다. 간혹 종목 선정의 운이 좋아 2~3배 되는 수익을 거두게 되면 50%라는 수익이 낮게 보일 테지만 제로 금리에 가까운 초저금리의 시대에서 50%는 참으로 놀랄만한 수익이 아닐 수가 없다. 욕심이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보유 기간 관점에서는 제자인 워런 버핏과는 행보를 달리했던 것 같다. 워런 버핏은 영원히 보유하지 않을 종목은 단 한순간도 보유하지 말라고 얘기했듯이 장기 투자를 얘기했는데 벤저민은 중기 투자 관점의 원칙을 얘기하고 있다. 2~3년이 지나도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는 종목은 철저히 소외되어 있는 종목일 수 있으므로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손절매를 얘기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분산 투자는 모두들 머리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지키기는 어려운 원칙이 아닐까 싶다. 개미 투자자들의 작은 자본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가지고 있는 자본을 모두 주식에 투입하고 싶어 하는 게 인지상정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주가의 흐름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으므로, 항상 미래의 리스크를 대비하여 헤지를 해야만 한다. 현금 비중을 최소 25% 이상 가져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고, 벤저민처럼 주식과 채권의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3,300선 가까이까지 거침없이 달렸던 코스피 지수가 이틀간 조정을 받았다. 더 높은 도약을 위한 잠시간의 숨 고르기인지 더 깊은 하락을 예고하는 신호탄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10여 년간의 주식 투자 경험을 통해 주식 투자의 단맛과 쓴맛을 모두 본 입장에서 투자 원칙을 세우는 것과 리스크를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임을 거듭 느끼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4주 동안 접했던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원칙과 방법론은 현시대에도 여전히 유용하며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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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속도를 늦춰라 - 하버드대 행복학 명강의
장샤오헝 지음, 최인애 옮김 / 다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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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는 행복한가?

누군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어떤 대답을 하게 될까? 쉽사리 대답을 못한다는 것 자체가 벌써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대학만 가면 좋은 세계가 펼쳐질 것 같았고, 대학에 들어가니 취직만 하면 신세계가 열릴 줄 알았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며 결혼을 하게 되니 그때부터가 진정한 인생의 시작이었다.

혼자만 걷기에도 가볍지 않은 발걸음인데 가족을 이루어 이 인생의 파고를 넘어가기에는 가끔 너무나도 버겁게 느껴진다. 세월은 또 어찌나 빠른지.

그저 인생의 앞에 펼쳐진 장애물을 치우는 데만 급급하다 보니 행복을 생각할 겨를도 없는 것 같다.

사실, 행복은 하나의 감각이다. 행복을 위한 조건은 없으며,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행복하기로 마음먹는다면 길가의 허름한

포장마차에서 끼니를 해결해도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다.

그러나 욕심과 이해득실에 얽매여

마음의 평화를 잃으면

산해진미를 먹어도 모래를 씹는 것 같고

천하의 절경을 보아도 피곤할 뿐이다

돈을 더 많이 가지게 된다고 해서 더 행복해지는 것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치열한 경쟁의 자본주의 사회, 남들과의

비교의식 속에서 나도 모르게 욕망의 구렁텅이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물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행복은 전적으로 개인의 마음에 달려 있다.

돈이 많고 적고는 중요하지 않다.

마음이 부유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

새해가 밝고 보름도 훌쩍 지났지만 올해는 아직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 계획 뒤에 따르지 않는 실천을 보며 스스로 실망감을 맛보지 않으려는 도피 의식일 수도 있고, 빡빡한 계획 속에서 움직이는 것에 대한 피로가 극에 달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올해는 아마도 구체적인 계획 없이 마무리될 것 같다. 잠시 쉬어가며 내가 왜 살고 있는지,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무엇을 하면 즐거움을 느끼는지 느리게 그리고 천천히 생각해 보려고 한다.

같은 길을 가더라도 피곤에 취해 억지로

걸음을 떼기보다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가벼운 걸음으로

가는 편이 훨씬 빨리 목적지에 이를 수 있다.

그래서 인생이라는 여행길을 갈 때는 신발 안에

작은 돌멩이를 넣어두어야 한다.

그래야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가지 않고,

가끔씩 걸음을 쉬며 주변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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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이코노미스트 세계경제대전망
영국 이코노미스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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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도 어김없이 새해가 밝았다.

훗날 역사는 2020년을 어떻게 평가할까? 인류 변혁의 시작점 아니면 인류 종말의 시작점. 무슨 길로 가게 될지는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지만 어쨌든 2020년은 인류사에 있어서 커다란 흔적을 남긴 해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미래를 잘 예측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세계 유수의 경제지인 이코노미스트에서 2021년 세계경제 대전망이라는 책을 내놓았다. 사진 찍을 때는 잘 몰랐는데 블로그에 글을 쓰며 표지를 유심히 살펴보니 문득 섬뜩해진다. 민주주의의 종주국과도 같았던 미국이 트럼프, 바이든 정권 교체기에 엄청난 혼란을 겪고 있다. 찢어진 성조기는 과연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까? 바이든 위에 그려져 있는 핵무기도 심상치 않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책 <<2021 세계경제 대전망>>은 크게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은 각 주제별 칼럼을 싣고 있고, 파트 2는 세계 각국에 대한 전망을 얘기하고 있다.

- Part1: 리더스, 비즈니스, 금융, 국제, 과학/기술, 문화

- Part2: 미국, 유럽, 영국, 중동, 아프리카, 미주, 아시아, 중국 및 특별 섹션


▶ 새로운 세계 질서의 형성

트럼프 초기만 해도 당연시 여겼던 연임이 무산되고 이제 일주일 정도 후면 바이든 집권의 민주당 시대가 열린다. 고립주의, 자국 우선주의, 미중 대결로 뜨거웠던 지난 몇 년간 세계 질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미국 스스로도 더 이상 세계 경찰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되면서 중국이 그 틈을 노려 크게 부상하였고, 유럽 및 제3세계 국가들도 다들 목소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트럼프 이전의 외교 상태로 복귀하겠다고 천명한 바이든 정권에서 세계 질서는 또 어떻게 요동치게 될까? 우리에게는 그나마 북핵 문제에 관심이 있었던 인물을 잃게 되는 안타까운 순간이 될 수도 있다.

구한말의 세계열강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 주권을 빼앗겼던 그때를 잊지 말고 세계정세를 유심히 살피고 또 살피어 국익에 가장 우선시되는 방향으로 모든 정책들이 결정되길 기대해 본다.


▶ 코로나 이후의 경기 회복

코로나의 시작점이었던 중국은 대외적으로 코로나 극복을 선언하며 벌써 플러스 경제 성장으로 돌아섰다고 천명했다. 물론 그들의 통계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부분은 분명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반면에 세계를 주름잡던 강대국이었던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는 코로나 3차 대유행의 파고에 아직도 허우적대며 울며 겨자 먹기로 봉쇄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쪽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실업자 신세가 되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언택트에 기반한 비즈니스를 통해 코로나 전보다 더한 호황을 누리는 기업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혹자는 코로나를 '창조적 파괴'라고 얘기하던데 정확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더뎠을지도 모를 기술 발전과 환경의 변화들이 너무나도 빨리 우리에게 다가와 버렸다. 산업과 기업의 거대한 재편 흐름 속에서 휩쓸리지 말고 위기는 곧 기회라는 생각으로 우리 기업의 창조적인 도전이 빛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 백신을 둘러싼 투쟁과 쟁탈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정부의 백신 확보 지연으로 말들이 많았다. 코로나 팬데믹을 종식시킬 가장 확실한 무기가 백신인 만큼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백신 개발 국가의 자국 우선 공급 정책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예전에는 백신을 만드는 데 10~20년이 걸렸지만 이번 코로나 백신은 어찌 됐던 단 1년 만에 개발되어서 출시가 되었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개발 기간을 단축한 부분도 분명히 있겠지만 절체 절명의 상황에서 임상 실험의 규모와 단계, 승인 절차의 간소화로 인한 부분도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접종자 수가 좀 더 많아지면 분명히 백신의 부작용이 더욱 불거질 것이고 이것으로 인해 갈등이 야기될지도 모른다. 거기다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나라에서는 접종의 우선순위를 놓고도 여러 말들이 오갈 것이다. 그리고 백신을 확보하기 어려운 개발도상국과 후진국들 사이의 쟁탈전과 함께 인도주의적 차원이 아닌 향후의 이들 국가의 지배력 강화를 계획하는 선진국들도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미래를 100%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지는 일일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은 올 한해 전체적인 경제 흐름의 거시적인 관점뿐만 아니라 각 섹션별 전문 편집자 의견을 통해 미시적인 부분까지 파악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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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의 철학 여행 - 소설로 읽는 철학
잭 보언 지음, 하정임 옮김, 박이문 감수 / 다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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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존재인 것일까?

속세에서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아웅다웅하며 살고 있는 모습을 신이 본다면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동물과 인간이 차이 나는 부분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차이 중의 하나는 우리는 형이상학을 바라보고 고민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일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본연의 의미를 찾기 위해 고래로부터 많은 철학자와 현인들이 고민하고 고민해서 자신만의 의견을 피력했지만, 이것은 필설로 형용하기 쉽지 않으므로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진다.

이 책 <<이언의 철학 여행>>은 열네 살 어린 소년과 정확히 어떤 존재인지 정의되지 않은 신비한 노인의 지적 모험을 그린 독특한 구조의 소설 작품으로 우리가 평상시 궁금해했던 형이상학의 여러 가지 논제들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철학서이다.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식, 과학, 참과 거짓, 신, 악, 자유의지, 논리, 윤리와 도덕 등 다양한 13가지의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이를 위해 세계 철학사를 장식했던 153명의 철학자들과 그들의 철학적 잠언들을 인용하여 독자로 하여금 철학적 문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요점은, 보이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거야. 말하자면 우리의 감각이 실재를 결정하는 적당한 도구는 아니라는 거지. 단지 실재처럼 보일 뿐이라는 거야.... 따라서 감각에 의존해서 지식을 획득할 수 있다는 오만에 빠져서는 안 돼. 무엇인가를 안다는 건 어느 정도 확신한다든가, 그럴 것 같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우리는 존재에 대한 지식을 원해. 하지만 그러한 의미의 지식은 불가능해. 조금 전에 감각을 통해서는 지식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잖니."

>> 사람이 무엇인가를 믿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자기 눈으로 사실을 볼 수 있느냐의 여부일 것이다. 눈에 보이면 믿을 수 있을 가능성은 훨씬 커진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의 감각들도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 없다. 시각만 해도 그렇다. 인터넷에서 착시 현상 사진으로 검색하면 우리 눈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 수 있는 사진과 그림들로 가득하다. 보지 못하는 것들을 믿는 것이 더 높은 차원의 믿음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네가 더 이상 완벽해질 수 없는 완벽한 존재를 생각했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그 존재는 존재해야만 해. 이러한 존재를 우리는 신이라고 부르지. 너도 알다시피 신은 정의상 콘 아이스크림과는 달라. 완벽한 존재는 더 이상 좋아질 수가 없어. 그렇기 때문에 완벽한 거야. 완벽하면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야. 존재하지 않는다면 더 좋아질 수 있는 조건이 남아 있는 것이고, 따라서 완벽할 수가 없어. 하지만 신은 완벽하기 때문에 존재해야만 할 거야."

>> 과학의 발달은 우주의 기원까지 연구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우주가 빅뱅 이전 한 점(특이점)을 이뤘을 때 그 한 점은 어떻게 생성되었을까? 스스로? 아니면 신이라 불리는 누군가에 의해? 세계에는 수많은 종교만큼의 신이 있고 한편으로는 무신론자도 있다. 신이 없다고 하기에는 세상에는 우연이라고 말할 수 없는 너무나 많은 자연의 법칙들이 있고 신이 있다고 하기에는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무질서와 불평등과 악이 존재한다. 삶이 다하는 날 신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있을까?


"먼저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다음에는 명예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거야. 마지막 욕망, 즉 욕망하지 않겠다는 욕망이 남을 때까지 네 모든 욕망을 차례로 버리도록 해라. 마지막 욕망마저 버리면 네게는 어떤 욕망도 남지 않을 거야. 두 번째는 그저 욕망을 없애다는 거다. 이유를 따지지 마. 그냥 하는 거야. 이건 힘들 거야. 하지만 일단 이루고 나면 네 자아는 사라지고 넌 열반에 들 수 있을 거다."

>> 7장 동양 사상 부분에 나오는 글귀이다. 이언과 노인뿐만 아니라 동양의 현자가 등장하여 주인공인 이언에게 도를 설파하는 장면이다. 동양 사상의 전형적인 선문답 형태의 글로 느껴진다. 욕망을 버리면 열반에 들 수 있고 도를 이룰 수 있다고 하지만 욕망을 버리려고 하는 생각 자체도 욕망이라고 할 수 있다. 100개의 욕망을 버리는데 성공하고 욕망을 버리겠다는 욕망 단 하나만이 남았다고 했을 때 이 욕망은 욕망이 아닌 것일까? 아니면 버리기 지극히 쉬운 아주 작은 욕망인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겨나는 질문에 도리어 머리만 복잡해진다.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경지를 문자로 이해하고 문자로 물어 쓸려고 하기 때문에 도리어 생각의 폭만 좁아지는 느낌이다.


"나는 내가 진리라고 믿었던 것을 다시 되짚어 보면서 왜 그것들을 믿었는지 곰곰 생각해 보았다. 어떤 것은 그저 습관에 따른 것이었다. 왜 믿는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어떤 것은 그렇다고 배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저 믿고 싶은 것도 많았다."

>> 인생을 살면서 지금껏 옳다고 생각했던 진리가 한순간에 진리가 아니라고 생각이 바뀌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다. 개인의 도덕 가치, 종교적인 신념, 사회적인 규범과 통념 속에서 우리는 당연히 그렇다는 듯 별다른 의심 없이 무엇인가를 믿고 따르는 경향이 있다. 과학의 발전이던, 사상의 발전이던 기존에 사실이라고 믿었던 것을 부정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평상시 궁금했던 여러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에 대해 소설 형식의 접근과 함께 같은 페이지에 철학자들의 글귀가 함께 수록되어 있어 책 내용과 바로바로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이 특히 맘에 들었다. 다른 철학서들에 비해 쉬운 편이지만 한번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주제들은 아니기에 틈틈이 계속해서 읽어볼 생각이다.

먹고살기 바쁜 세상, 거기다 코로나의 공포까지 더해진 복잡다단한 세상에 왜 철학적 사유까지 고민해야 되느냐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기가 아닐까 한다. 앞만 보고 달려오다 잠시 멈춘 이 시기에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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