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엘 엔데 동화 전집 에프 모던 클래식
미하엘 엔데 지음, 유혜자 옮김 / F(에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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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빠지는 환상동화, 미하엘 엔데 동화 전집

이름만으로 나를 두근거리게 만드는 작가를 말해보라고 하면 미하엘 엔데를 꼽을 수밖에 없다. 그가 쓴 책들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목록에 올리는 건 아니다. 심지어 그 '가장 좋아하는 책'이 목록을 만들어야 할만큼 많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다만 미하엘 엔데는 내 삶, 특히 책과 함께한 삶에서 특별한 지점에 함께한 작품의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처음으로' 저녁도 거르고 새벽까지 밤새 읽었던 책의 저자였다.
그래서 미하엘 엔데 작품은 일단 눈이 간다. 도무지 책에서 손을 놓지 못했던 그 순간의 설렘을 다시 느낄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일 수도 있다. 아쉽게도 그때만큼이나 날 끌어당기는 미하엘 엔데 작품을 만나지는 못했다. 그래도 미하엘 엔데 작품은 대부분 나를 만족시켰다. 그가 풀어내는 환상적인 이야기들은 매력적이면서도 뭔가 '생각'을 하게 하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미하엘 엔데 동화 전집>도 그렇다. 이 책은 총 스무 편의 동화로 구성되어 있다. '분명히 밝혀두자면-머리말을 대신하여'를 시작으로, '마법 학교', '끈기짱 거북이 트랑퀼라', '조그만 광대 인형', '마법의 설탕 두 조각', '가장 소중한 소원', '벌거벗은 코뿔소', '괜찮아요', '니젤프림과 나젤큐스', '혀 꼬이는 이야기', '모니의 걸작품', '라룸 라룸 빌리 바룸', '냄비와 국자 전쟁', '곰돌이 워셔블의 여행', '헤르만의 비밀 여행', '나비가 되는 긴 여정 혹은 이상한 교환', '주름투성이 필레몬', '어느 무서운 밤', '악몽을 먹고 사는 요정'에 이어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으로 마무리했다.
이야기 모두가 끌린 건 아니었지만, 마음에 쏙 든 동화들이 꽤 있어서 평점을 만점으로 했다. 끌리지 않은 동화들도 이야기의 매력은 충분히 있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초반에 나온 두 편의 동화가 마음에 들었다.
'분명히 밝혀두자면-머리말을 대신하여'는 책에 완전 빠져있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였다. 어떤 일에도 책에서 눈을 떼지 않는 가족의 모습이 나오는데, 그 집에 사는 사람들 말고 동물들까지도 그런 모습이 나와서 참 재미있었다. 책에서 눈을 떼고 싶지 않은 마음도 엄청 공감이 갔다. 그래서 머리말을 대신한 이야기로 아주 적절했던 이야기였던 것 같다. 책에 푹 빠져들기 좋게 워밍업하는 느낌이었다.

"자신의 마음이라고요? 그야 다들 잘 알고 있지 않나요?"
말리가 물었다.
"아니, 모두가 그런 것은 아냐. 절대로 그렇지 않지." (p.20)

첫번째 이야기를 공감하면서 읽었다면, 두번째로 나온 '마법학교'는 '생각'에 빠지게 만든 동화였다. '마법학교'의 화자는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의 마법학교를 견학하게 된다. 마법학교에서 마법을 가르치는 교사가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인상적인 내용이 많았다. 정말 자신이 무얼 원하는지 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밖의 다른 동화들도 다 흥미롭고 나름의 교훈들을 간직한 동화들이었다. 미하엘 엔데의 다른 책이 그랬던 것처럼.
동화는 역시 어린 아이들을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되었다. 특히 환상적인 내용이 담긴 것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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