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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영문판)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4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16년 10월
평점 :
발랄한 앤의 이야기 원어로 만나다! Anne of Green Gables
But if you call me Anne please call me
Anne spelled with an e.
그래도 굳이 절 앤이라고 부르시려거든 제발 'e'가 붙은 앤으로
불러주세요. (p.57)
지금까지 많은 책을 읽었고, 많은 캐릭터들을 만나왔다. 좋아하는 시리즈물이 아주 많아졌고 매력적인 캐릭터도 많이 만났다.
그 중 최고의 캐릭터를 뽑아보라 한다면 난 역시, 이 아이를 뽑게 될거다.
주근깨 빨강머리 귀여운 소녀, 철자 끝에 꼭 "e"를 붙여야 하는 "Anne"을.
앤은 어릴적부터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하나였다. 그밖에 좋아하던 다른 소녀 캐릭터로 도로시, 앨리스, 웬디 등등이 있었더랬다. 그런데 굳이
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된 이유 중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은, 앤의 후속이야기는 그녀의 삶이 이어지는 모습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앤이
나이들어가면서 새로운 경험과 관계를 쌓아가는 모습을 보면 마치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존재일 것만 같았다.
물론 앤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그뿐만이 아니다. 자주 공상에 빠져들면서도 수다쟁이인 앤은 내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면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앤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바로 앤의 어린시절을 담은 이 책, <Anne of Green
Gables>이다.
Yes, she certainly is an odd child, but
there is something kind of taking about her after all.
그래요, 저 아인 확실히 별난 아이에요. 하지만 뭔가 마음을 당기는
구석이 있어요. (p.148)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시리즈에서 영문판이 한 권 두 권 나오기 시작했을 때, 앤 시리즈는 언제 나올까 생각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의 예쁜 일러스트를 다시 보면서 앤의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름다운 고전시리즈에서 새로 나온 영문판이 <Anne of Green Gables>이라는 걸 알고 너무 기뻤다.
책을 받았을 때 앤의 빨간머리를 연상시키는 붉은색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마차를 모느라 앞만 보고 있는 매슈 옆에서 고개를 돌려 독자쪽을 바라보는 앤의 귀여운 모습이 담긴 일러스트를 보니 미소가 지어졌다.
일러스트는 좋았지만, 역시 영문판을 읽는 건 조금 힘들었다.
전체적인 에피소드들은 너무 많이 읽어서 알고 있지만, 세세하게 이야기를 읽어가는 것은 또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모두 소장하고 있기 때문에, 빨간머리앤 한글판과 영문판을 비교하며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영문판만으로 읽었을 때는 직역만 하느라 매끄럽지 않았던 부분들을 한글판을 읽으며 보완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한글판으로 읽으면서 이 부분을 원서에서는 뭐라고 했을까? 하고 들었던 궁금함도 영문판을 읽으며 해소할 수 있었다.
다시 영어공부하는 느낌이 새록새록 들어서 즐거웠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캐릭터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즐겁게 읽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역시 무엇이든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데는 애정이 가장 큰 에너지가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Now there is a bend in it. I don't know
what lies around the bend, but I'm going to believe that the best
does.
이제 전 길모퉁이에 이르렀어요. 그 모퉁이에 뭐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가장 좋은 것이 있다고 믿을 거예요. (p.5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