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대신 세계일주 - 대한민국 미친 고3, 702일간 세계를 떠돌다
박웅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그 실행력이 부러웠던, 수능대신 세계일주

그리운 시절이 있다는 사실이, 그리운 시절이 아예 없는 것보다야 훨씬 나을 것이다. 2014년의 1월과 2015년 12월 사이의 어떤 나날들이 나에겐 그러하다. (p.20)

삶의 많은 순간, 우리는 두 갈래 길을 마주합니다. 끝이 아득히 멀어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잘 짐작이 되지 않는 선택들.

대부분 실패를 두려워하기에, 앞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해 단단히 다져져 있는 길을 선택합니다.

예를 들면 '수능을 본다'라는 선택지.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달랐습니다. 수능 대신 세계일주를 선택한 것입니다.

남들과는 다른 선택의 결과가 어땠는지,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궁금해 했겠죠. 그 답으로 저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아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세 가지 기준을 가지고 책을 썼다고 말했어요. 첫째, '여행 정보는 쓰지 않는다', 둘째, '내 이야기를 하자', 셋째, '잘 쓰자'. 읽어보니 그 기준을 아주 잘 지키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쏟아낸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읽으면서 영화 이야기가 중간중간 많이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저자가 영화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고 '역시 그랬군'하는 생각이 들었다니까요. 그만큼 자기자신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행 정보나 여행에서의 에피소드 비중이 낮은 편이지만 그래서 차별성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책의 구성도 조금 특이하게 느껴졌어요. 여행 이야기, 가치관, 해외에 나간 초기의 경험의 순서로 되어 있었거든요. 1부가 여행에 약간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2부는 저자의 삶 전반과 거기서 형성된 그의 가치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시간 순으로 흘러가지 않는 구성이 신선했습니다. 여행 전 이야기가 여행 이야기를 다 하고 나온다는 거, 특이하잖아요?

여행 이야기도, 저자가 하고 싶었던 자신의 이야기들도 모두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어요.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해 지난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해나가야겠다 생각하기도 하고... 보통 여행 에세이를 읽으면서 '여행'이라는 요소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 책은 '삶'이란은 키워드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우리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때로는 질문에 대한 답보다 질문 그 자체가 중요한 순간이 있다. (p.250)

그러고보니 상상출판에서 젊은 여행작가의 책을 만난 건 <우리는 지구별 어디쯤>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네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SNS로 여행 당시부터 자신의 여행기를 온라인에 올리고 소통하는 여행을 했다는 게 비슷해요. 공감가는 댓글과 반응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서 혼자여도 덜 외로운 여행이었을까요? 그런 여행을 한 적이 없으니 조금 궁금하기도 하네요.

- 나즈마가 상상팸 자격으로 쓴 서평이지만 개인적인 생각만을 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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