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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 격하게 솔직한 사노 요코의 근심 소멸 에세이
사노 요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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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솔직한 수다,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사노 요코의 에세이는, 소소하게 수다를 떨고 있는 느낌이다. 부담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읽어갈 수 있다는 건 이 책이 가진 커다란 매력. 그럴 수 있는 건 저자가 아동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을 그린 작가였던 영향도 있지 않을까.

차례에서부터 눈길을 끄는 저자의 일러스트들. 참 앙증맞고 예쁘다. 조그만 창문 아래 책 속에 담겨 있는 내용을 하나하나 풀어놓는다. 총 여덟 가지로 분류되어 있는데, 제목부터 톡톡 튀는 말들이다.

 

아아, 인류여, 남자여, 여자여, 어쩌면 이렇게 부지런하고 성실한가. 나는 타인의 부지런함과 성실함 때문에 멍해지고 만다. (p.70)

 

사노 요코의 이야기는 공감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다. 그런 부분들 중 하나가 이 부분. 바지런히 움직이고 많은 상황들에 준비하는 주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었다. 책 제목인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와 통하는 부분. 열심히 하는 건 피곤하다. 그런데도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사노 요코처럼, 멍해지곤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 나도 부지런하게 살아야 할 것 같아 조급해지곤 한다. 그래서 사노 요코가 부러웠다. 당당하게 '열심히 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다는 점이.

이렇게 그녀는 거침없이 솔직하다. 이 책의 모든 이야기가 그랬다.

 

나의 독서는 그저 심심풀이다. 나는 따분함을 못 참는다. 하지만 타고난 게으름뱅이라서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 마음이 분주한 쪽을 선택하고 만다. 심심풀이로 읽기 때문에 활자는 그저 배경 음악처럼 흘러갈 뿐, 교양으로도 지성으로도 남지 않는다. 오락이니까 그냥 시간을 때우면 되는 거다. 내 안에 축적되어 인격 형성에 도움이 되는 일 같은건 없다. (p.318)

 

솔직하다는 건 당당하다는 것. 사노 요코의 독서에 관한 말도, 공감했다. 독서가 심심풀이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건 경험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섣불리 말하지 못하는 부분. 그런데 사노 요코는 말했다. 애초에 주변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이해를 구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 생각들에 대한 확신이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것일 듯하다.

 

진짜 같아서 곤란한 거다. 우리는 어딘지 모르게 거짓말 냄새가 나는 것을 보면서 구원받고 싶어 하는 걸까. (p.138)

 

꾸미지 않은, 그대로의 솔직함. 속에 꼭꼭 숨겨두고 있었던 것들을 드러내 말하고 있어서 더 공감이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는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가끔은 내려놓고 속에 담아둔 것을 꺼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진짜 내 생각은 뭐였는지 돌이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모두가 열심히 하겠습니다 할 때, 열심히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 좀더 세상을 즐겁게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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