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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CEREAL Vol.9 - 영국 감성 매거진 ㅣ 시리얼 CEREAL 9
시리얼 매거진.이병률 지음, 이선혜 옮김 / 시공사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결국 만족하고 말았다, 시리얼 vol.9
시리얼 9호가 나온 건 작년 11월 말. 그때부터 읽을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다. 오프라인 서점에 갔을 때도 살까 말까 들었다가
내려놓았다가.
원래 시리얼은 좋아하던 잡지였고 그래서 고민없이 구입했었는데, 9호부터 약간의 변화가 생기면서 계속 읽어가야 하나 고민하게
되었었다.
고민의 이유는, 표지 디자인이었다.
앞표지 한가득 채워져 있던 사진이 표지의 반절로 줄어들어버렸다. 그자리는 글자들이 채웠다.
이 시리얼이라는 잡지를 처음 접했을 때 눈에 들어오는 커다란 이미지가 주었던 힐링을 잃어버려서, 아쉬웠다.
그래서 좀처럼 시리얼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사라져버렸으니까.
하지만 결국, 사고 말았다.
겉표지를 가득 채운 이미지를 좋아했지만 그 안의 심플한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었으니까.
9호부터 바뀐 것은 표지디자인 뿐만이 아니다. 조금 분량이 많아졌다. 하지만 시리얼의 컨셉은 그대로였다.
여백이 많은 속의 디자인, 그리고 지면을 한가득 채우는 이미지들.
표지는 바뀌었지만, 시리얼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가장 먼저 만난 것은 호주의 멜버른.
이런, 처음부터 마음이 풀려버렸다. 하필이면 가장 먼저 나온 곳이 책으로 가득한 공간,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이었던 것이다!
두페이지에 걸쳐 실려있는 도서관 내부를 찍은 이미지는 정말이지 너무너무 멋져서 지면 속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당장 책을 읽고 싶을
정도였다.
이어지는 커피, 정원에 관한 이야기도 마음에 꼭 들어서 벌써부터 '역시 읽기로 마음먹은 것은 옳은 선택이었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멜버른의 매력에 푹 빠진 채 마주하게 된 곳은, 제주였다.
유명한 여행작가 이병률 작가님의 글을 만날 수 있었다. 기존의 시리얼 글과는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가 흥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관광업에 너무 물들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제주의 이색적인 매력이랄까, 감성적인 부분들을 엿본 느낌이었다.
이어지는 곳은 영국의 배스. 얼마전 읽었던 여행 책에서도 접했던 곳이었다.
이 도시에 관해 이야기한 내용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각종 문학작품들의 배경이 된 도시라는 것!
언젠가 그 작품들 중 보지 못한 것들은 다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인터루드에서 여자, 남자의 기본적인 아이템을 심플하게 소개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몰디브...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휴양지로 유명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나 아름다운 색깔을 지닌 곳인줄 몰랐다.
표지에서 얻고 싶었던 힐링을 여기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아름다운 색의 바닷물을 보면서. 바다색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았다.
포르투갈의 리스본의 건축물들과 언어에 대해 소개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4월 25일 다리'라는 독특해보이는 건축물에 얽힌 일화가 특히 그랬다.
이어지는 신트라 포토에세이도 잔잔한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의 취향과 관련된 인터뷰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되는 부분들도 있었고, 놓치고 있던 관점을 찾게 한 부분들도 있어서 꽤 마음에 드는 인터뷰였다.
조금 분량이 많아진 시리얼이었지만, 버겁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겉모습은 조금 달라졌지만, 그 안은 그대로. 힐링을 주는 느낌은 그대로였다.
긴 망설임의 시간이었지만, 결국 시리얼은 이번에도 가득가득 만족감을 선사했다.
아, 역시 다음호도 빨리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