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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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자유로운 이야기, 사는 게 뭐라고

 

이 책은 저자 사노 요코가 쓴 에세이들을 묶어낸 책이다. 최근 꽤 눈에 띄었던 에세이라 호기심에 읽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첫 에세이를 읽는데 약간 의식의 흐름대로 진행된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혼란스럽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뭐랄까, 예전에 읽었던 어느 책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이야기에서 저 이야기로 건너뛰어 가면서 돌고 도는 이야기지만 결국은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와 잘 마무리된다.

에세이들은 긴 시간 동안 나뉘어 쓰여졌다. 그래서 그 기간 동안 사노 요코의 관심사가 변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일상 속의 평범한 이야기들과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생각들이 가감없이 쏟아진다. 만약 내가 그녀의 입장이라면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었을까. 글들은 나이든 할머니가 썼다고 쉽게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밝음으로 가득 차있었다.

 

책 속에 담겨 있는 여러 이야기는 솔직한 저자의 생각을 담고 있다. 그래서 때로 그녀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비판받을 수도 있는 생각을 거리낌없이 쏟아낼 수 있었던 그녀의 태도는 참으로 본받고 싶다. 노년의 삶을 이렇게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면, 할 말은 하면서 살아갈 수 있게 된다면, 늙어가는 것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죽음이 정해져 있는 것도 나쁘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나 자신이 죽는 건 아무렇지도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가까운 친구는 절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죽음은 내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 찾아올 때 의미를 가진다. (p.244)

 

뒷부분에서는 암이 재발한 후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며 살아가게 된 사노 요코가 오히려 더 자유롭고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듯한 그녀를 주변에서는 대단하게 본다. 그러나 '자신'이 죽는 것은 아무렇지 않지만 '친구'가 죽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고백하는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확실히, 죽음은 남겨진 이들에게 더 의미가 있는 것도 같다.

최근 같은 저자의 <죽는게 뭐라고>라는 제목의 에세이도 나온 모양이다. 이 책에 이어지는 내용일까? 아니면 전혀 새로운 내용일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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