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니아의 소중한 것과 오래도록 함께하는 생활
가도쿠라 타니아 지음, 김정연 옮김 / 테이크원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이렇게 살고 싶다, 타니아의 소중한 것과 오래도록 함께하는 생활

 

책은 생각보다 얇았다. 게다가 구성 또한 간결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부담없이 읽기에 좋았다. 

이 책에서는 저자 타니아가 생활하면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것들에 대해 담고 있다. 크게는 벽의 색을 칠하는 인테리어와 관련된 부분에서부터, 가구들, 작은 소품들에 이르기까지. 그녀에게 소중한 것들을 하나하나 소개하고 있다.

각 소개글은 한 페이지로 짧았다. 왼쪽 면에는 소개하는 것에 대한 사진을 한 면 가득 싣고, 오른쪽에는 소개글을 담아냈다. 한페이지에서 소개글이 마무리되다보니, 조금 더 이야기를 들어봤으면 하는 아쉬운 내용도 있었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떨어지는 느낌이 좋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을 하나 꼽는다면 그녀가 맨 앞에 써둔 '물건과 교류하는 규칙'이 아닐까 싶다. 소중한 물건들을 만들어가기 위해 물건들과 어떻게 교류해야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충분히 시간을 들여 고른다. 물건 손질을 즐긴다. 물건을 너무 늘리지 않는다.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스타일의 중심이 되는 물건을. 적정한 가격을 생각한다.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사용하는 방법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소유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오래된 물건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활에 '아름다움'을.

그녀의 조언들을 하나하나 촘촘히 읽어가면서 물건과 교류하지 않고 그저 '소유'에 집중해왔던 생활을 반성했다. 소장하고 있는 모든 물건들에 대해 적용할 수 있을 규칙. 특히 나는 '책'에 대해 생각했다. 언젠가부터인가 점차 늘어나게 된 소장도서. 하지만 막상 정리하려고 하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와중에도 새로운 책들은 자꾸만 늘어나 책꽂이를 가득 채우고 책탑이 여럿 생겼다. 지금은 읽지 않지만 언젠가 다시 읽을 때가 있을 거라 생각하며 소장하고만 있는 책들도 많아졌다. 책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이 예전보다는 덜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반성하게 되었다. 조만간 책 분류를 제대로 다시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책 속에 소개된 물건들 가운데에서는 익히 접한 것들도 꽤 있었지만, 독특해서 흥미가 생기는 소품들도 많았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쿠션 테이블'이었다. 쿠션 테이블은 위는 테이블처럼 판판한 부분이 있고, 아래는 쿠션처럼 폭신한 부분이 있는 것이다. 일종의 아이디어 상품 같기도 한데, 가지고 있으면 참 편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정말 가지고 싶었다. 독서와 글쓰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참 유용할 것 같은 소품이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따스하게 이야기를 건네는 듯한 저자의 글쓰기 스타일이 참 좋았다. 특히 마무리 글이 마음에 닿았다. 그녀가 이야기하는 물건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생활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도 그녀처럼 나만의 스토리를 담은 물건들과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어졌다.

 

모든 물건에는 스토리가 있고, 그것을 구입한 주인에게는 하나하나마다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물건을 계속 가지고 있을지, 아니면 처분할지는 그 살마의 가치관을 나타내줍니다. (p.139)

 

그렇게 책을 덮었는데, 문득 뒷표지에 적힌 글이 눈에 들어왔다. 이 글 역시 참 좋다. 차분하고 조곤조곤하게 이야기하는 느낌의 글. 매력적이었다. 이 책의 이미지가 이 뒷표지에 실린 글 그대로였다고 생각한다. 물건을 통해 그 사람의 스타일과 삶에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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