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3 : 환상 편 - 한스 팔의 환상 모험 외, 최신 원전 완역본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3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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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은 스펙트럼의 환상이야기, 에드거 앨런 포 소설전집3 환상편

 

원래는 2권을 먼저 읽는 것이 순서에 맞겠지만, 미스터리편을 읽고 바로 공포편을 읽을 자신이 없어서 공포편은 잠시 밀어두고 환상편을 집어들었다. '모르그가의 살인', '마리 로제 수수께끼', '도둑맞은 편지' 등이 실린 미스터리편과, 아마도 '검은 고양이'가 실려있을 공포편과는 다르게 에드거 앨런 포의 환상소설은 머릿속에 딱 떠오르는 게 없어서 이 환상편은 궁금했다.

 

표지를 넘기니 빼곡하게 작품 목록이 적힌 차례가 눈에 들어왔다. '한스 팔의 환상 모험'을 시작으로 '천일야화의 천두 번째 이야기', '요정의 섬', '페스트 왕', '종탑 속의 악마', '엘레오노라', '타원형 초상화', '아른하임의 영토', '랜더의 별장', '풍선 장난', '모노스와 우나의 대화', '말의 힘', '최면의 계시', '폰 켐펠렌과 그의 발견', '그림자-우화', '침묵-우화', '하나인 네 짐승, 낙타표범', '호흡상실'의 순서였다. 미스터리 편에 비해 두께는 비슷한데도 작품수가 꽤 많았는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짤막한 이야기 형식인 글이 많아서였던 것 같다.

 

책에 실린 많은 환상 이야기들은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었다. 과학적인 요소를 '환상적인 이야기'로 바꾸어 이야기하는 내용도 있었고, 죽음을 초월한 내용의 이야기도 있었다. 이세계의 것이 아닌 것은 같은 아름다움을 지닌 공간에 대해 언급하는 내용도 있었으며, 악마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그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환상'이라는 것이 딱 한가지로 규정지을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이야기들은 모두 다 스타일이 달랐지만 '환상적'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야기들 중 몇몇에서 보이는 '미스터리'한 느낌은 이 글들이 에드거 앨런 포의 글이라는 점을 또다시 상기시켜주기도 했다. 또 미스터리편에서 느꼈던 환상적인 느낌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느끼기도 해서 흥미로웠다.

 

그리고 또 재미있었던 부분은 이 책 속에서 '과학'과 연계한 환상 이야기, 즉 SF느낌의 이야기들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당대의 과학을 토대로 상상을 했기 때문인지 지금의 과학적 지식에서 보면 정말 터무니 없어 보이는 내용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 재미를 주었던 것 같다. 당대의 인식을 알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과학적으로 불가능하기에 환상이야기라는 점이 더 부각되기 때문이다.

이 '과학'과 '시대적 차이'와 관련해서, 두번째로 실려있던 '천일야화의 천두 번째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여기서 천일 밤을 무사히 살아남은 셰에라자드는 천두번째 밤 왕에게 신밧드의 모험의 새로운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속에 나오는 것들은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말이 안되는 듯한 터무니 없는 물질과 존재들이었다. 왕은 그래서 셰에라자드가 이야기를 하는 중간중간 그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사실 셰에라자드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기묘한 것들은 모두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진 것들이었다. 관련된 내용이 주석으로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마법으로 표현된 것은 결국 과학기술에 의해 생겨난 것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몰랐기 때문에 그녀는 거짓말쟁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이 이야기를 통해 환상이야기는 어쩌면 어느 정도의 진실성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 있다면 뒤로 갈수록 짧아지는 이야기들에서 뭔가 미완성된 느낌을 주는 이야기들이 꽤 많았다는 점이었다. 좀더 이야기를 발전시켰으면 하는 부분들이 꽤 있었다. 열린 결말의 느낌으로 마무리된 이야기들이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에드거 앨런 포의 환상 이야기들을 통해 환상 이야기에 대해 또 하나의 인식을 세울 수 있었던 점이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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