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 탐정 히구라시 시리즈 1
야마구치 코자부로 지음, 김예진 옮김 / 디앤씨북스(D&CBooks)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독특한 설정이 매력적인 미스터리,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


사실 이 시리즈도 출간예정 책에서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읽고 있던 시리즈물이 있었기 때문에 선뜻 사야겠다고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도서관에 이 책이 들어온 것을 보고 호기심을 못이기고 빌려 읽게 된 것이다.

예상대로, 꽤 취향인 부분이 많았던 미스터리물이었다. 일단 가장 좋았던 것은 탐정 캐릭터. 아무래도 탐정이 등장하는 미스터리물의 경우 탐정의 매력이 책을 계속 읽어갈지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게다가 이 책은 단편 여러 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장편보다는 단편을 읽는 것을 더 즐기기 때문에 만족스러웠다. 때문에, 주인공인 탐정 타비토의 비밀에 대해 좀더 파헤친 뒤, 이 시리즈를 사서 모을지 말지를 결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책의 주인공이자 제목을 장식하고 있는 탐정의 이름은 '히구라시 타비토'. 그는 자신과 성이 다른 여자 아이 테이를 키우고 있는 싱글대디이다. 그런데, 그에게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특별함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감각 중 유일하게 시각만 살아 있다는 것이다. 소리를 듣지 못하고, 촉감도 느끼지 못한다. 맛도 모른다. 그 모든 것을 타비토는 시각으로 감지한다.

다른 감각을 '시각'으로 감지한다는 면에서 최근 드라마로도 제작된 웹툰 '냄새를 보는 소녀'가 떠오르기도 했다. 거기서는 후각만 시각으로 감지하고 있지만 말이다. 어쨌든 다른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이 특별한 능력은 수사에 꽤 도움이 되는 모양이다. 타비토도 그만의 능력을 이용해 물건을 찾아주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타비토의 주변에는 조숙한 아이인 테이, 항상 그의 눈을 걱정하는 유키지, 타비토의 눈을 검사하는 의사 에노키가 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새롭게 그의 주변에 다가가게 된, 테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선생님인 요코까지. 모두 타비토를 걱정하는, 좋은 사람들이다.


가끔 눈을 혹사해서 힘들 때가 있다. 눈이 욱신욱신거려서 눈을 감고 편히 쉬고 싶은 시간. 타비토는 의뢰를 받고 눈을 혹사하는 경우가 많아 앓아 눕기까지 한다고 했다. 몇 일 동안이나 앓아누워있게 되지만, 의뢰를 거절하지 않으려고 한다. 눈이 아픈데도, 자신을 돌보지 않고 도와주려고 하는 것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타비토가 의뢰받은 사건들에 대한 단편들이 이어지는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에노키의 은사를 위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사진 속의 장소를 찾아내는 내용이었다. 시력을 잃어가던 에노키의 은사 카즈요는, 타비토를 통해 오감으로 보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절벽에서 바라보이는 한 면 가득한 파랑. 소금기 머금은 바람이 들판에 피어난 꽃의 향기를 싣고 이 몸을 감싸 안는다. 파도 소리가 멀리서 들리고 부드러운 햇볕이 피부에 따사로이 쏟아졌다. 오감 전체로 풍경을 본다. (p.209)

 

이 에피소드가 시각만 살아있는 타비토를 통해 전해줄 수 있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인상적이었고, 동시에 아름다운 풍경묘사가 선명하게 다가와서 좋았던 부분이었다.


한편 이 책은 시리즈의 1권인만큼, 여러 가지 비밀이 언뜻언뜻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타비토와 요코가 과거에 아는 관계였다는 암시가 보이고, 테이와 타비토가 성이 다른 부녀관계를 맺고 있는 이유도 밝혀지지 않았다. 타비토의 눈을 걱정하는 유키지가 과거에 그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내용도 언급되는데다가 그의 정체가 불분명하다. 무엇보다 히구라시 타비토가 과거의 어떤 사건 때문에 누군가를 찾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많은 복선들이 있기 때문에, 후속 내용이 궁금해진다. 빨리 다음 권을 또 읽어가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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