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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탐정 소설 ㅣ 에스프레소 노벨라 Espresso Novella 1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 지음, 송기철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또다른 매력의 탐정 소설 비평, 위대한 탐정 소설
저번에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의 <탐정은 어떻게 진화했는가>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같은 시리즈에서 또 읽을만한 책이 없을까 하고 목록을 보니 첫번째 권부터 눈길을 끌었다. <위대한 탐정 소설>이라는 제목에다가 작가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까지. 흥미를 끄는 요소가 많아 <탐정은 어떻게 진화했는가>를 구매하면서 함께 구매해 읽게 되었다.
결과를 말하자면, <탐정은 어떻게 진화했는가>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가득했던 에세이였다.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는 이 책에서 탐정 소설의 주인공인 탐정 캐릭터들과 각 탐정 소설의 스타일들을 차근차근 분석해 보여주고 있다.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다소 생소한 이름의 작품들도 있었다. 각 탐정들의 특징을 간결하게 정리한 내용이 인상적이면서, 각 소설 작품과 탐정들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냈다.
저자는 영미 작품을 비중을 높이 잡고 우선적으로 소개하였지만, 이어 다른 나라들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들도 소개하고 있다.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웨덴과 노르웨이 같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까지 언급한다. 그야말로 서유럽, 남유럽, 북유럽을 모두 망라한 폭넓은 독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독자들은 다양한 탐정들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탐정 소설 속에 첩보 소설이 포함될 수 없는 이유를 이야기하며 첩보 소설 작품들도 소개하고, 범죄 소설과 탐정 소설의 차이도 이야기하면서 러시아의 작품들도 언급한다.
그리고 이 책 속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등장하는데,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가 탐정 소설의 주인공이 있어야할 지점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었다.
즉, 탐정 소설의 주인공은 음모에 연루하지 않아야 한다. 사사로움 없이 수수께끼를 캐내는 것이 그의 임무이다. 탐정은 독자를 투영하는 존재가 되기보다는, 사건에 대한 호의 없이 자신의 임무를 완수해 내야 한다. (p.88)
이렇게 탐정과 탐정 소설의 전반적인 스타일에 관해 언급한 부분을 읽어내려간 후에, 문구가 눈에 띈다. 주요 트릭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이 이어지는 지점이다. 개인적으로 스포일러를 보고 안 보고에 크게 연연하는 독자는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서 읽어나갔다. 읽었던 작품도 있었지만 읽지 않은 작품들도 만만치 않게 많았다. 그러나 확실히, 트릭 면에서는 익숙한 부분이 많았다. 무언가 독창적인 트릭이 계속해서 필요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다.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는 역자후기, 편집부 후기를 읽는 재미도 있다. 이번에도 그걸 느낄 수 있었다. 역자 후기에서는 책에서 흥미를 느낄만한 부분을 짚어주며 책을 읽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었고, 편집부 후기에서는 저자에 대해 좀더 깊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은 1권이라 그런지, 본격적인 내용 앞에도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를 내게 된 계기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출판계의 현실이 어느 정도 느껴지는 내용의 글이었다.
어쨌든, 아무래도 탐정 소설의 다양한 사례를 접하고 각 탐정 캐릭터까지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동시에 저자의 탐정 소설에 관한 생각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약간 건조하게 분석적인 글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 S.S. 밴다인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며 쓴 저자의 탐정 소설도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