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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7일 ㅣ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딸 잃은 부모의 일주일 간의 복수극, 사신의 7일
<사신 치바>를 읽고 흥미가 생겨 읽게 된, 나름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는 <사신의 7일>.
단편집이었던 <사신 치바>와는 달리 <사신의 7일>은 장편이다. 대신 치바가 조사대상을 감시하는 일주일간의 상황을 날짜에 따라 치바와 조사대상이 번갈아가며 화자가 되어 이야기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장편이지만 집중력을 흐트리지 않고 읽어갈 수 있었다.
이번에 사신 치바가 맡게 된 인물은 소설가 야마노베 료. 그는 얼마전 딸을 잃었고, 아내와 함께 복수를 계획하고 있었다. 범인이 재판에서 무죄로 풀려나자, 그들은 계획해왔던 복수를 실행에 옮기기로 하고... 그 때 마침 찾아온 치바가 합류하게 된다.
그러나 상대는 사이코 패스. 만만치 않은 대응을 해온다. 과연 야마노베 부부와 치바는 복수극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지?
일단 중심이 되는 줄기는 야마노베 부부의 복수과정이다. 복수를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도리어 상대인 혼조 다케시의 덫에 말려들게 된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치바가 함께 있었기 때문에 그 덫들을 무사히 헤쳐나올 수 있었다. 여전히 다소 핀트가 어긋나 있는 치바의 말과 행동 때문으로 인해, 그들은 당황스러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를 만나기 전과는 다른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건 바로...
"어쨌든 한 가지 확실한 건." 내가 말했다. "치바 씨가 온 뒤로는."
"온 뒤로는?"
"나름대로 즐거워." (p.297~298)
그러고보면 <사신 치바>에서도 치바를 만난 사람들은 모두 나름의 즐거움을 느끼지 않았나 생각했다. 치바는 스스로는 절대 인정하지 않겠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봐도 참 재미있는 구석이 있는 캐릭터다. 그래서 이렇게 또 치바가 등장하는 책을 읽기도 한 것이다. 치바의 특별함으로 위험한 상황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좋았다. 특히 마지막 날의 이야기는 정말 박진감이 넘치는 모습이 되도록 했다.
한편, 이 이야기는 수없이 많이 과거로 돌아간다. 야마노베 료와 치바 모두 과거와 현재가 얽혀 있었다.
먼저 야마노베 료의 경우, 복수를 하면서 딸의 죽음을 가져온 과거의 사건에 대해 생각한다. 딸 나쓰미에 대한 기억과 추억... 그리고 슬픔. 이 모든 것은 결국 범인에 대한 분노로 이어진다.
그리고 또 인상적인 것이, 그의 아버지에 관한 생각이었다. 치바는 조사대상에게 묻는다. 죽음이 두렵지 않냐고. 그는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게 말한 것은, 아버지가 그에게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생각을 심어주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말했다.
"나도 죽는 게 이렇게 무서운데 이 아이가 그걸 견뎌낼 수 있을까." (p.321)
야마노베 료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이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이 두렵고 무서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자신이 죽어가면서, 아들에게 죽음이 두려운 것인가 먼저 가서 알아보고 온다고 말했다. 이 부분이 정말 슬프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현재 상황에서 아들이었던 야마노베 료가 결국 그 두려움을 체험하게 되었다는 아이러니에 더 슬퍼지기도 했다.
치바와 관련된 과거의 이야기도 있었다. 책 초반 다뤄졌던 치바가 조사했던 여성의 죽음. 그리고 그때 만났던 범인을 다시 만난다. 이렇게 얽히고 설켜있어서 더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었다.
<사신 치바>에서는 짧기 때문에 잘 느낄 수 없었던 7일간의 조사에 대한 이야기를 장편으로 만나니 확실히 더 조사대상의 삶 속으로 빠져들었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결국 그 끝이 더 안타까웠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치바의 매력일 것이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일을 충실히 하는 사신. 다음에 또 치바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까? 그때도 아마 또 읽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