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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랑 - 언젠가 너로 인해 울게 될 것을 알지만
정현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에 대한 조언, 그래도 사랑
사실 이 책이 막 발간되었을 무렵 책소개나 리뷰를 접하기도 했었고 서점에서 본 적도 있었는데, 그 때 접한 정보들로 인해 어쩐지 이 책이 취향이 아닐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읽지 않았었는데, e-book이 있는 걸 보고 호기심에 읽게 된 케이스. 생각보다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역시 책은 겉표지로 판단해서는 안되는 건가보다.
사랑 이야기가 라디오 사연처럼 등장하고, 그 사랑의 주인공인 그 혹은 그녀에게 전하는 조언이 이어진다. 이 조언에는 사연과 비슷한 내용인 영화나 책, 음악등이 더해져 풍성하다.
이 셋 중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영화. 사실 영화를 즐겨보는 타입이 아닌지라 알지 못하는 영화가 대부분이라 굉장히 흥미로웠다. 저자가 들려주는 영화 줄거리를 읽어가다보니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들이 많았다. 뭔가 특별한 부분이 있는 로맨스가 담긴 영화들이 특히 그랬다. <러스트 앤 본>, <나 없는 내 인생>, <시작은 키스!>, <콰르텟>,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이렇게 다섯 편의 영화 제목을 적어두었다. 물론 이 다섯 편을 다 보고 나면 다른 영화도 접해보고 싶다.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영화 뿐 아니라 책도 소개된 내용에서 굉장히 궁금해지게 만드는 것이 있었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와 그 후속편인 <일곱번째 파도>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소설인데 앞의 책의 경우 제목은 언뜻 들어본 듯 한데 읽지는 못했었다. 이번 계기로 내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게 되었으니 위시리스트에 적어두고 언젠가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매력은 부드럽고 매끄럽게 읽힌다는 점이다. 방송작가들이 쓴 글을 읽을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인데, 그들의 글은 편안하게 읽어가게 된다. 아무래도 누군가에게 '전하는 말'을 다루는 직업이라 그런것일지도 모르겠다고도 생각해본다. 그래서 조언 앞에 나오는 사연에서의 말들도 아름답게 다가오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이런 것들.
고개를 돌려보면
바로 거기 그 사람이 있었는데
멀리까지 가서 참 오래 헤맸다.
사랑을 찾아 멀리까지 갔었다.
바로 앞에 나를 보고 웃는,
참 따뜻한 사람이 있었는데. (본문 중에서)
"사랑이 무엇인지 알았어.
사랑은, 너야." (본문중에서)
이런 달콤한 말을 이야기하는 사랑에 관한 사연도 있었지만, 슬픈 이별과 이별을 견뎌내는 과정에 놓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사랑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례들이 가득 담겨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사랑의 어떤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든 이 책을 읽으면서 사연에 공감하고, 조언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조언이라고 다소 딱딱한 단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실제로 그 말들은 굉장히 부드럽고, 친절한 느낌을 준다. 전해주는 말들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내용이었다. 마지막 문장이 두고두고 여운을 남기는, 그런 말이었다.
평생 가면을 쓰고 살 수는 없어요. 연극도 언젠가는 끝나게 마련이죠. 사랑한다면 용기를 내서 맨 얼굴을 보여야 해요. 그래야 오래갈 수 있으니까. 가면을 벗기 위해 필요한 것은 건강하고 단단해지려는 노력, 더불어 자신감이겠지만 무엇보다 이걸 알아야 해요. 기억해야 합니다. 아름답고 멋진 사람만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에요. 평범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아주 작은 존재들까지도 사랑을 해요. 특별한 사람들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니까 특별해지는 거예요. (본문 중에서)
많은 사랑의 형태에 대해 접하고, 또 아름다운 말들을 가득 읽어갈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