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얼 CEREAL Vol.3 - 영국 감성 매거진 시리얼 CEREAL 3
시리얼 매거진 엮음, 김미란 옮김 / 시공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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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보를 접해 흥미로웠던, 시리얼 vol.3


지난해 겨울 시리얼이라는 라이프스타일 잡지를 접하고 마음에 들어 계속 읽고 있었는데 벌써 네번째 책에 이르렀다. 여전히 높은 만족도를 주는 잡지이다. 이번에도 표지는 심플하다. 이파리 하나가 덩그라니 놓여 있다. 이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이 이파리가 어떤 이파리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오돌도돌한 표면과 살짝 위쪽이 접혀 있는 모습이 리듬감을 주는 것 같다.

이번 호에서도 총 4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첫번째는 샌터 바버라, 두번째는 식용꽃과 곤충, 인터루드를 거친 후 세번째 코즈웨이 코스트, 네번째 레이캬비크이다. 이번 호는 시각적으로도 흥미로웠고 정보제공 측면에서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정보 측면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역시 두번째 부분이었다. 알고 있던 내용들도 있지만 모르는 내용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먼저 식용 꽃에 대해 다루는 다양한 시각이 흥미로웠다. 식용꽃은 비교적 부담 없이 읽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제비꽃이 들어간 식초가 궁금했고, 꽃 얼음들 사진을 보면서는 예전에 어느 전통 찻집에서 마셨던 꽃 얼음차가 떠올랐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로즈힙이 장미 열매를 의미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향기 나는 잎을 가진 식물들의 꽃은 의외로 잎보다 은은한 향이 있어 잔잔한 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식용꽃의 현재성에 대해 다룬 칼럼 같은 글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현재성을 느끼는 데 식용꽃이 큰 역할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향기과 시각적인 측면 뿐 아니라 맛과 식감까지. 모든 감각을 충족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먹는다는 것은 과거의 추억을 함께 떠올리게 하기 때문에 사후성도 가지고 있으므로 식용꽃이 과거와 현재를 담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관점이라고 생각했다.


이어지는 식충성에 관한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물론 우리 나라에서도 번데기라는 이름으로 곤충을 먹는 일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 음식은 먹어본 적도 없고 싫어하기 때문에, 묘사되는 곤충을 먹는 행위에 관한 이야기가 생소했다. 식감조차 도저히 상상이 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마지막 말이 더욱 놀라웠다. 우리가 매일 먹는 것들 중에 곤충부스러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모르는 사이에 이미 식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상해보면 약간 끔찍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곤충을 먹는 행위에 대해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곤충을 요리해 먹는 방법을 개발하는 내용도 실려 있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웠던 것이 발효에 관한 부분이었다. 곤충의 향에 관해 언급하는 부분이 특히 그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곤충을 먹는다는 것은 꺼려진다. 어쩌면 계속된 연구를 통해 곤충을 먹을 때 거부감을 느끼는 요소들이 줄어든다면, 나중엔 곤충을 먹는 것이 세계적이고 대중화되지 않을가 생각해본다.


인터루드에서는 두번째로 나왔던 활판 인쇄에 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어쩐지 잉크냄새가 느껴질 것 같은 글이었다고나 할까. 오래되고 손이 많이 가는 것은 매력적이다.

나머지 세 주제는 여행지였는데, 샌터 바버라는 해변이라서 바다를 많이 감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신선한 푸드마켓에 대한 언급은 예전에 TV에서 접했던 이국적인 농산물 시장이 떠오르게 했다. 세번째 코즈웨이 코스트에서는 역시 해안길인데 제주의 주상절리와 비슷한 지형이 흥미롭게 보였다. 그리고 이어진 프리데리. 슬픈 역사가 담긴 공간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잠시 멈춰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마지막은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 이 부분이 볼거리가 꽤 있었다. 먼저 하르파. 다면각 유리블록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참 멋졌다. 공연장으로 사용되는 곳이라고 하는데, 이 건축물보다 더욱 멋졌던 것은 이에 대한 글의 마지막 부분이었다. 은행가들의 허영심에서 비롯되었지만 경제 위기 앞에서도 문화를 희생할 수 없다는 국민의 의지가 상징이 된 프로젝트라고 하니까. 실제로 이 건물은 중간에 재정적 문제로 중단될 뻔 했지만, 새롭게 취임한 시장이 레이캬비크에도 제대로 된 음악 공연장이 생길 것이라며 시민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문화에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는 점이 참 인상깊었다.

한편 레이캬비크의 집을 장식하고 있는 골함석도 흥미롭다. 이 책을 통해 골함석을 알았는데, 마치 골판지 같이 생겼다. 녹이 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페인트를 그 위에 칠한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집이 색색깔의 골판지로 만든 것처럼 보였다.

아이슬란드의 말도 등장한다. 갈기가 마치 멋진 헤어스타일을 한 것처럼 보인다. 아이슬란딕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말은 다섯 가지 보행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이 종의 순수성 지키기 위해 한 번 외부로 나간 말은 다시 들이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어쩐지 우직함이 느껴지는 처사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모습은 그들의 자국어 보호에서도 느낄 수 있다. 아이슬란드는 엄격한 자국어 보호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 국민들도 오래된 고문헌을 읽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언어가 변화된 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많은 외래어들이 들어오고, 시대 상황에 따라 많은 신조어들이 생기는 우리 나라와 달리 엄격하게 자국어를 유지하는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탈출이라는 제목으로 이어져 나오는 사진들은 정말 좋았다. 탁 트인 느낌. 자유로움. 흐린 날씨가 주는 다소 몽환스러운 분위기. 시리얼을 읽을 때마다 기대하는 느낌을 주는 그런 사진들이었던 것 같다.


언제나 마음에 드는 시리얼. 다음에는 또 어떤 여행지와 정보들을 알아갈 수 있을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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