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마음이 안녕하기를 - 때로는 빛나고 가끔은 쓸쓸하지만
김재연 지음, 김효정 사진 / 인디고(글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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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따라 읽어보는 감성 가득한 에세이, 너의 마음이 안녕하기를




표지부터 딱! 요즘 같은 날씨의 봄에 어울리는 에세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었던 책. 잔잔한 초록빛에서 서서히 따스한 노란빛으로 번져가는 빛이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리고 세로로 한 줄 한 줄 이야기하는 단어들, 거기에 이어지는 제목. 너의 마음이 안녕하기를. 어쩐지 혼란스러운 마음도 안정되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저자 김재연 작가님은 라디오 작가를 하고 계신 분이라고 한다. 그전에도 다양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하셨다. 이 책의 내용도 라디오 프로그램인 <김C의 뮤직쇼>의 '생각없는 생각'이라는 데일리 코너를 통해 전해졌던 이야기들을 다듬고 더한 것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라디오의 감성이 책 안의 글에서 잘 느껴졌다. 사진을 찍은 분은 밤삼킨별 김효정님. 이전에 다른 책을 통해 몇 번 접했던 분이었다. 이번에도 역시, 그녀의 사진이 글의 감성을 더욱 잘 전해준다.

처음에 표지의 재질이 다소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사진이 들어간 부분이 꽤 미끄러운 재질이어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기도 했다. 글이 쓰여있는 하얀 부분의 재질이 더 마음에 들었다. 아무래도 감성이 담긴 에세이다보니, 촉각적인 부분도 더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지금 리뷰를 쓰면서 다시 생각해보니 어쩌면 사진 부분이기 때문에 미끄러운 재질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기는 한다. 책 속 내용의 글씨체라던가, 속지 재질은 마음에 들었었다.

책 뒤편에는 이 책에 대한 추천사가 간단하게 적혀있다. 여행 에세이로 유명하신 이병률 시인, 저자가 작가였던 프로그램의 DJ들인 윤상, 김C, 이현우의 추천사가 이어진다. 그리고 표지 뒤편에 있는 것보다 더 길게, 안에 추천사가 적혀있다.


다른 책들과 비교해봤을 때, 책의 크기가 다소 작은 편이다. 그래서 더 좋았다. 자그맣지만 은은한 색을 품고 있어서 더욱 매력적이고 감성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읽었던 다른 인디고에서 출판한 에세이들의 크기와 비교했다면 비슷했을 것 같다. 함께 놓고 비교한 다른 책들이 대부분 미스터리인데다가 크기가 크고 분량이 많은 책들이라서 사이에 끼여 갸날프고 애처로운 느낌을 더욱 자아내는 듯 하기도 하다.


첫장을 넘기면 구름이 깔려있는 초록빛 하늘이 나타난다. 평소 보던 푸른빛이 아니지만, 그래서 몽환적이면서도 은은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봄에 서서히 들어가는 느낌. 감성적인 세계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차례와 추천의 글을 읽어간 뒤 작가의 말도 꼼꼼히 읽어본다. 그녀는 오래전 누군가가 자신에게 '라디오 작가'가 하는 일에 대해 물었다고 이야기하고, 답을 찾지 못하다가 우연히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말했다.


라디오 작가가 하는 일은 이런 것.

세상에 퍼져 있는 이야기에 관심 갖기.

누군가와 함께 기억하고 싶은 좋은 이야기 골라내기.

그걸 다시 세상에 잘 퍼뜨리기.


라디오를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은 늘 그거였다.

우리가 서로 힘이 되어주면 조금은 더 살 만한 곳이 될 거예요. (p.16)


라디오란 참 매력적인 매체다. 오직 소리로 소통하는 것. 누군가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가만히 듣는다. TV와 같이 세상의 이야기를 방 안에서 접할 수 있지만, 라디오는 좀더 개인적인 사연이 많다. 그래서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감성적이다. 저자가 이야기했듯이, 라디오 속의 이야기로 위로받는 경우는 참, 많다.

그렇게 많은 세상의 이야기를 담아왔던 작가이기 때문인지, 책 속 이야기들이 마치 누군가가 보낸 라디오의 사연을 듣는 것 같았다. 잔잔하고, 포근하고, 공감되는 그런 이야기.


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처음부터 끝까지 전반적인 이야기 흐름이 잘 짜여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아마 첫 이야기와 마지막 이야기 때문일 것이다. 첫 이야기는 꽃샘추위를 보내고 봄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였다. 봄이 오면 항상 겪게 되는 꽃샘추위가 인생에도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서, 시작하는 봄을 떠올리게 했다.

반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야기는 겨울 준비에 관한 이야기였다.


쇼윈도에 걸린 겨울옷만 보면 자꾸 사고 싶고

카페를 가면 자꾸 따뜻한 라테를 시키게 되고,

서점에 가면 자꾸 다정한 제목의 수필집이 끌린다.


강아지는 어느새 내 옆구리를 찾고

오래된 연인들은 안 잡던 손을 잡고

애인이 없는 친구는 갑자기 적극적으로

주변의 괜찮은 사람을 찾는다. (p.278)


이렇게 사례를 제시하며 우리가 부지런히 겨울 맞을 채비, 따뜻해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그렇게 이야기가 끝나다보니, 봄부터 가을까지, 따뜻한 시간을 책 속에서 그려낸 듯한 느낌을 받았다. 중간에 소개된 이야기가 모두 계절감을 품고 있었던 것만은 아닌데도 말이다. 그래서 구성이 참 잘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의도적인 배치였을까? 그건 모르겠다.


한편 이런 에세이를 읽고나면 항상 수많은 글귀들을 적어두게 되곤 한다. 공감가는 글귀들, 기억해두고 싶은 글귀들이 참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계속 페이지 수를 적어두었다. 나중에 다 읽은 후, 다시 그 페이지로 돌아가 글귀들을 찾기 위해서. 마치 라디오 사연을 듣듯이, 잔잔한 흐름을 보여주던 이야기 속에서 건져올린 글귀들. 하나씩 적어보고 있다.


책의 전반적인 디자인, 구성, 내용 이 셋이 잘 어우러지는 좋은 에세이였다. 가볍고 작은데다가 이야기가 짧게 나뉘어 있는 에세이이기 때문에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김C가 추천사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가만히 따라 읽어보고 싶은 글들이 가득한 책이다. 아무튼, 처음에도 이야기했지만 역시 봄과 참 잘 어울리는 에세이라는 느낌이 든다!


☆ 나즈마의 소중한 생각이 담긴 게시물입니다 ★


- 글담 서포터즈 2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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