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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이야기 ㅣ 살림지식총서 488
이형철 외 지음 / 살림 / 2014년 6월
평점 :
간결하게 별자리에 관해 알고 싶다면, 별자리 이야기
생각해보니 별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지난 몇년 간 별에 대한 책들은 읽지 않았다는 점이 떠올랐다. 그래서 오랜만에 읽게 된 별 관련 책... 오랜만이니까 가볍게, 살림지식총서에 속한 책으로 골라보았다. 살림지식총서는 작고, 얇지만 나름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번에도 그 기대는 만족되었다.
책은 크게 다섯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북쪽하늘의 별자리로, 북쪽 하늘에 있어 북반구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1년 내내 볼 수 있는 별자리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어지는 제2부부터 제5부까지는 계절에 따른 별자리가 차례로 소개되어 있는데, 특이하게 겨울-봄-여름-가을의 순서로 소개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이렇게 별자리의 소개가 끝난 다음에는, 부록이 세 가지 있었는데, 월별 밤하늘에서 찾을 수 있는 별자리를 그린 것과, 유명한 유성우 목록, 밝은 별 목록이었다. 이 세 가지 중에서는 유명한 유성우 목록을 제일 관심있게 보았다. 이전에는 유성우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그동안 잘 알아보지 않았던 부분이기 때문에 더욱 끌렸던게 아닐까 싶다.
책의 구성은 각 챕터에서 관련된 대략적인 설명을 한 후 이어 몇 개의 별자리가 소개되는데, 각각의 별자리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찾는 방법, 별자리 속에 담겨있는 별들의 특이한 특성 등이 언급되고 마지막으로 별자리에 얽힌 신화를 소개하고 있다.
가장 먼저 소개되는 북쪽 하늘의 별자리는 북두칠성을 내부에 포함하고 있는 큰곰자리, 북쪽 밤하늘의 중심이 되는 작은곰자리, 커다란 용자리, W 모양으로 유명한 카이오페이아자리, 신화 속에서 카이오페이아의 남편으로 등장하는 케페우스자리가 소개되고 있었다. 아무래도 대부분 1년 내내 볼 수 있는 별자리다 보니 꽤 많이 접했던 부분이 있었다. 물론 도시의 불빛의 방해로 실제로 본 적은 거의 없다고 해야하지만 말이다. 1부 내용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그나마 생소했던 별자리였던 케페우스자리였는데, 여기에 속한 델타별이 변광성이라는 사실을 알아서 더 흥미로웠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변광성에 대해 공부할 때 케페우스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것도 같았다. 새삼 기억을 떠올리니 다시 천문학에 대한 관심이 샘솟게 되었다.
다음으로는 계절별 별자리들이 소개되고 있다.
가장 먼저 겨울철 별자리를 소개하는데, 그 이유를 겨울철에 별자리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정말 그런 것이 겨울에는 추운 날씨 때문에 맑은 날이 많아 별을 보기가 좋다. 별에 대한 책을 읽지 않은지는 꽤 되었지만 그래도 가끔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바라볼 때가 많은데, 겨울에는 나름 별자리를 찾을 때도 있다. 그때 항상 보게 되는 것이 오리온자리. 오리온자리는 가운데의 별들을 쉽게 찾을 수 있어서 발견하곤 했던 것 같다. 다른 별자리들도 찾고 싶었지만 별자리의 모양을 잘 모르는데다가 별이 모두가 밝은 것이 아니라 찾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겨울철 별자리에서 소개되는 것은 오리온자리, 황소자리, 마차부자리,쌍둥이자리,작은개자리, 큰개자리였는데 이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차부자리였다. 여기서도 특이한 별에 대한 소개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바로 식변광성이라는 것이다. 케페우스자리의 변광성과 달리 이것은 작은 별이 큰 별의 주위를 공전하면서 큰 별을 자리는 정도에 따라 밝기가 변하는 별이다. 이 식변광성으로는 별의 질량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하니 꽤나 흥미로운 별이다. 또 큰개자리의 밝은 별인 시리우스의 고유운동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러고보면 별자리 이야기를 읽고 있었지만 별자리보다는 별자리를 구성하는 별들의 특성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이어지는 봄철 별자리는 사자자리, 게자리, 처녀자리, 목동자리가 포함되어 있었다. 봄의 별자리도 특이했지만, 역시 특이한 별에 대한 설명이 없다보니까 매끄럽게 읽고 넘어갔다.
그리고 여름철 별자리가 등장한다. 백조자리, 거문고자리, 독수리자리, 전갈자리, 궁수자리가 소개된다. 이중 백조자리의 경우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의외로 제대로 찾지 못하게 되는 별자리였다. 이번에 이 책을 읽고 찾는 방법을 확실히 기억해 두었으니 올해 여름에는 밤하늘에서 꼭 찾아볼 것이다. 또 여름철 별자리에서 흥미로웠던 것이 흔히 알고 있는 직녀성과 견우성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거문고자리의 알파가 직녀성인건 맞지만, 천상열차분야지도에서는 독수리자리의 알파별 알타이르가 아닌 그 아래 염소자리의 베타별 다비흐가 견우성이라고 표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덕흥리 고분벽화와 조선시대 천문서적에도 견우성은 다비흐라고 되어있다고 한다. 동양에서 알타이르는 견우성이 아니라 하고성에 해당하며 은하수가 넘치는 것을 경고하는 북이나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감시하는 장군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이제까지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아니라니, 더욱 별에 흥미를 가지게 되는 계기였다. 한편 전갈자리의 중심에 있는 알파별 안타레스에 관한 설명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안타레스는 짙은 붉은색이어서 악마의 별로 불리며, 이름 자체가 화성과 맞설 만큼 붉고 위협적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 근처에 구상성단인 M4가 가까이 있어서 천체 사진가들의 주된 촬영 대상이기도 하다고 한다. 뭔가 독을 품은 전갈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가을철의 별자리는 페가수스자리, 페르세우스자리, 안드로메다 자리를 소개하고 있다. 가장 처음 가을철의 별자리를 소개하는 부분에서 안드로메다자리에 위치한 안드로메다 은하에 대해 언급하는데, 이 은하는 4등성 정도이기 때문에 날씨가 좋으면 맨눈으로도 충분히 볼 수 있다고 해서 흥미로웠다. 물론 아무리 좋은 망원경으로 봐도 사진상으로 보는 만큼 화려한 모습을 볼 수는 없다고 하지만, 실제로 은하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한편 페르세우스자리의 페르세우스 이중성단은 산개성단으로 구상성단이나 은하와 달리 작은 망원경이나 쌍안경으로 봐도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니, 미리 작은 망원경을 준비해 가을이 되면 꼭 관찰해봐야할것 같다. 또한 페르세우스자리에는 변광성 알골이 포함되어 있는데, 알골의 의미는 '악마의 빛'이라는 뜻으로 메두사의 머리를 상징한다고 한다. 이 별은 약 3일을 주기로 밝기가 변하는 식변광성이라고 하는데, 책에서는 그것을 '마치 메두사의 눈이 반짝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p.132)'고 표현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뭔가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살림지식총서는 확실히 관심 분야에 대해 워밍업 하기 좋은 책인 거 같다. 별자리 이야기를 읽으면서 관련된 별의 특성에 관한 이야기까지 알아갈 수 있어서 좋았다. 그 흥미를 더욱 끌어올려주어 다른 천문학 책들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