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요리
하시모토 쓰무구 지음, 권남희 외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요리와 함께한 에피소드식 단편집, 오늘의 요리


요즘 책을 어렵게 읽은 부분이 많아서 가볍게 머리 식힐 겸 읽을 수 있는 책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이 책이 떠올랐다. 그래서 오랜만에 다시 또 집어든 책. 거의 1년만에 읽는 듯 하다.

여전히 편안하고, 포근한 에피소드로 가득했다. 각 에피소드의 등장인물들은 거의 연결고리가 없어 보인다. 서로 연결된 두 개의 에피소드를 제외하고는. 그 점이 더욱 깔끔한 느낌을 준다. 또한 읽어갈 때는 잘 모르는데 다 읽고 나서야 느끼는 것은 여기에 차례로 소개된 이야기 속 내용이 24절기와 연관된 것이 많다는 점이다. 이것도 이 책의 매력 중 하나라고나 할까.

디자인도 좋아한다. 사실 책 표지는 껍데기(?)를 벗긴 안의 민트색 색상이 더욱 마음에 드는 편이다. 표지의 재질도 마음에 드는 편이고 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각 이야기의 시작 부분.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요리의 제목, 재료, 일러스트가 세로로 늘어서 있는 게 참 간결해보이고 좋다.


각 이야기는 디자인과 어울리는 간결한 느낌의 이야기들이다. 호감을 가진 상대에게 두근두근 마음을 전하게 되는 이야기도 있고, 과거의 슬픔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과거의 상처를 덤덤히 극복해가는 내용도 있다. 가지각색. 사람사는 이야기들. 소개되는 요리들도 그렇다. 평범한 음식들도 있고, 향토색이 담긴 음식도 있다. 다소 복잡하고 손이 가는 요리들도 있지만 정말 간단한 요리들도 있다.

그렇게 책을 읽으면서, 요리에 담긴 추억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어떤 요리를 먹으면 떠오르는 사람, 함께한 기억들. 가금은 가슴아프고, 때로는 행복한 기억.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에 대한 생각. 이런 내용을 떠올리게 하는 걸 보면 이 책은 우울할 것 같기도 한데 절대 우울하지 않은 책이다. 그건 아마도 각 이야기가 짧게 끝나고, 이어지는 내용이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 속에 소개된 요리들은 생선살 달걀말이, 이세식 떡국, 볶은 콩, 얼렁뚱땅 까르보나라, 아구탕, 벚꽃놀이 도시락, 김 도시락, 우동, 토마토 스튜, 콩조림, 오이 쓰케모노, 포토퍼, 오레키어테 파스타, 크로크마담, 오코노미야키, 국수, 미소즈케, 라따뚜이, 커피, 경단, 코코넛밀크 카레, 샴페인, 로스트 치킨. 이 중 해보고 싶은 것은 해설에서도 추천하고 있었던 얼렁뚱땅 까르보나라와, 코코넛밀크 카레. 그러고보니 이런 요리 관련 책을 보면 항상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해보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듯도 하다. 그래도, 꼭 해보도록 해야지. 마침 집에 코코넛밀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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