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표정 - 서울을 밝히는 열 개의 공공미술 읽기
손수호 지음 / 열화당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의 공공미술에서 느끼는, 도시의 표정


해외 여행 책들을 읽을 때, 해당 나라들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했던 수많은 이유들 중 하나. 그건 그 나라의 '공공미술'이었다. 전시관 밖으로 나온 미술작품들. 시민들을 위한 작품들. 우리 나라에서 그런 것들을 찾기 어려운 것 같아서 더 끌렸던 것도 같다.

이 책은 그래서 호기심이 생기게 했다. 부제가 '서울을 밝히는 열 개의 공공미술 읽기'였기 때문이다. 저번에 서울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서울 곳곳에 매력적인 장소들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느꼈었다. 어쩌면 공공미술 작품도 그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알고 있는 공공미술에서도 그 안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 읽기 시작했다.


책 속에서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서울의 열 개 공공미술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광화문 광장의 동상들, 평화의 소녀상, 청계천에 세워진 샘, 해머링 맨, 옛 서울 역사를 개조해 만든 문화역서울284, 서울스퀘어, 로댕갤러리에서 이름을 바꾼 플라토, 백화점 옥상정원에 있는 제프 쿤스의 작품들, 보안여관, 신도림에 있는 붉은 리본 모양의 보텍스트라는 작품. 예상했듯이 이미 알고 있는 작품도 있었고, 새로 알게 된 작품도 있었으며, 알았지만 의미를 잘 모르던 작품들도 있었다.


각각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서울에도 꽤 많은 공공미술 작품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각 공공미술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공공미술으로서의 의미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어떤 것들은 공공미술의 기능을 아주 잘 나타내 주고 있었지만, 아쉬운 부분들이 있는 작품들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아서 좀더 새로운 인식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것을 만드는 주체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주체의 인식의 변화.

책을 읽으면서 공공미술 작품은 그 작품이 놓이는 곳 장소 자체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해머링 맨'의 경우, 작품의 거대함에 비해 그것이 놓인 공간이 작은 편이라 다소 그 의미가 작게 전달되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작품 자체만이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환경도 중요하다는 점이 공공미술의 매력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다. 환경으로 인해 영향받고, 또 그 환경에 영향을 주는 상호교류가 일어나는 관계. 흥미롭다.


그러나 공공미술에 대해 아직 많이 낯선 것이 사실이다. 학교 수업시간에 미술을 배울 때 주로 전시관 속 그림들에 대해서만 배우지 조각이나 조형물에 대해 배우는 기회 자체가 적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공공미술은 설치형 작품인데, 그런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 현대 미술 경향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때문에 도시 곳곳에 이런 인식을 자연스럽게 바꿔줄 매력적인 공공미술 작품들이 생겨나는게 필요할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예술 작품들을 통해 도시의 표정은 좀더 풍부해질 것이고 말이다.


한편 소개된 작품들의 대부분이 외국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도 아쉬웠다. 우리 나라 예술가들의 독특한 인식이 담긴 공공미술 작품들은 없을까? 한국적 아름다움을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한 공공미술이 나왔으면 좋을 것도 같은데. 좀더 시간이 흐른 뒤, 서울에 그런 작품들이 이곳 저곳에서 시민들과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