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저승 최후의 날 1~3 - 전3권 안전가옥 오리지널
시아란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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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멸망의 여파는 저승도 피할 수 없다! 『저승 최후의 날』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건 카카오 페이지 웹소설이었다.

인류가 멸종되는 사태에 직면하고, '믿는 이'들이 사라지면서 저승도 사라지게 된다는 이야기.

어딘가 익숙한 설정이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예전에 안전가옥 앤솔러지 『대멸종』에 실렸던 단편.

그 단편의 설정에서 시작해 단행본 3권에 걸친 긴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단편은 단편대로의 재미가 있지만, 내용이 늘어나니 인물도 다양해지고 이야기의 폭도 넓어져 새로운 재미가 가득 더해졌다.

『대멸종』에서도 소재나 설정이 워낙 괜찮다고 생각했던 단편이었기에 읽을 이야기가 더 생겨서 좋았다.

만 24시간이 지나기 전에 재해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었다.

이승이 멸망하기 시작한 지 대략 만 하루만에, 이제는 저승이 멸망의 문턱에 서고야 말았다. (『저승 최후의 날 1』p.223)

별을 관측하기 위해 천문대로 향하던 호연과 예슬. 그 별이 엄청난 밝기를 뿜어내는 것을 목격한 뒤 죽음을 맞이했다. 그들이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승에 망자의 영혼들 몰려들기 시작한다. 별이 뿜어내는 방사선으로 인해 사람들이 연이어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승에서의 인류 멸종 위기. 그런데 이 위기는 저승까지 이어진다.

저승이 존재하는 것은 그 저승에 대한 믿음이 존재하기 때문. 믿는 이들이 죽음을 맞이하며 이승에 더이상 존재하지 않자 해당 저승도 사라지는 것이다. 믿을 수 없는 가설이었지만, 소육왕부의 완전한 붕괴로 진실임이 입증된다.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 것일까. 현대적인 저승의 모습. 다른 저승들과의 교류를 시도하는 모습. 이승에 남은 생존자들과 접촉하는 모습. 여러 형태의 저승에 대한 내용을 기록물로 남기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야기는 저승의 구성원들, 망자들, 그리고 지구의 생존자들의 내면과 상황을 번갈아 비추며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웹소설로 완결까지 나온 작품이었지만 내용이 긴만큼 단행본으로 읽는 게 더 편하게 느껴진다.

전개에 따라 3권으로 나뉜 구성이 적절하게 호흡을 조절하며 읽게 된다.

이승의 멸망이 저승의 멸망으로 이어진다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관점을 토대로 천문학, 저승, 신화, 그리고 인간들의 충돌을 흥미진진하게 엮은 소설이다.

『대멸종』에 실렸던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더 많은 이야기가 담긴 이 책도 꼭 읽어보길 권한다. 분량이 상당하지만 그만큼 재미도 상당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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