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고통 - 고통과 쾌락, 그 최적의 지점에서
폴 블룸 지음, 김태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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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쾌락이 공존할 수 있을까? 『최선의 고통』

책 소개에 흥미가 생겨 읽게 된 『최선의 고통』.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고통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때때로 '스스로 선택해서' 고통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일상 생활 속에서 가볍게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종교적 이유, 사회적 활동까지.

고통을 선택함으로써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정리한 책이다.

정리하자면 행복한 사람은 건강하고, 재정적으로 넉넉하고, 많은 쾌락을 누리며 사는 경향이 있다. 삶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야심 찬 목표를 세운다. 그들의 삶은 더 많은 불안과 걱정에 시달린다. (p.73)

무서운 공포 영화 관람. 지독하게 매운 음식 먹기. 힘겨운 에베레스트 등정. 아이를 키우는 일. 종교적인 고행.

처음에는 고난과 고통이 어떻게 행복으로 향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책에서 말하는 선택적 고난 사례들을 보니 수긍할 수 있었다. 단순하게 쾌락을 충족시켜주는 형태의 고통도 있고, 의미가 있기 때문에 행복을 주는 힘겨움도 있다. 고통을 가치의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고, 더 나은 나를 증명하는 수단으로 보여줄 수도 있다.

'고통'이라는 주제에 관해 다양한 갈래로 살펴볼 수 있다.

픽션과 현실에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즐기려면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특정한 거리를 둬야 한다. 적당히 걱정하고, 집착하고, 두려워할 만큼만 빠져들어야 한다. 특히 픽션의 경우 일이 잘못될 때 이 캐릭터들은 모두 실재가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 공감, 고뇌, 걱정이 즐거움을 압도하지 않는다. (p.150)

책에 나온 고통과 관련된 이야기들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건 픽션에 관한 이야기였다. 평소 한국 소설을 잘 못 읽는데, 그 이유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그대로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소설은 외국 소설을 읽을 때보다 현실감이 너무 진해져서 거리 두기가 힘들 때가 많다. 읽는 즐거움보다 읽는 고통이 훨씬 커진다. 같은 생각이어서 어쩐지 반가운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저자가 선택적 고난을 권하는 건 아니다. 어쨌거나 고난이고 고통이니까. 그 고난이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온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게다가 굳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삶을 살아가며 충분히 고난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책은 고난이 찾아왔을 때 긍정적인 결과로 향하도록 방향을 제시해주는 쪽에 가깝지 않은가 생각한다. 그 고통이 '최선의 고통'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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