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생활기록부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나혁진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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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이 자신의 죽음을 납득하기까지, 『유령생활기록부』

 

'납득. 바로 그게 정답이 아닐까?'

요는 자신의 죽음에 스스로도 고개를 끄덕일 만큼 '납득'하는 것이다. (p.76)

 

허영풍. 35세. 무직.

만취한 채 들어간 골목길에서 뒤따라온 괴한에게 살해 당했다.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니 유령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죽으면 누구나 유령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주한 초등학생 유령 사건을 통해, 유령이 되는 것은 '자신의 죽음에 납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공.

그 후 생전에 알고 있던 인물들을 찾아가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고, 그들이 얽힌 사건의 진상을 파악한다.

유령이라 살아있는 이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못하지만, 몇몇 사건에서는 영풍이 영향을 미치는 부분들도 있다.

 

흔히 유령이라고 하면 원한을 지니고 있어서 승천하지 못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유령의 존재 이유를 '자신의 죽음에 대한 납득'에 두고 있다는 점이 독특했다.

20년이란 시간 동안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며 이승을 떠도는 유령.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이 '죽음의 진상 파악'을 향해서만 달려가는 건 아니다.

생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찾아가 살아있을 당시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삶을 정리하는 느낌도 있다.

죽음으로 인해 객관적으로 자신의 삶을 보게 되면서, 반성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죽음의 진실을 깨닫는 결말이다.

전체적으로 범인 추적기라기보다는 책의 제목처럼, '유령 생활'을 기록한 이야기다.

무겁지 않은 미스터리라 읽는 부담이 적다. 유령 이야기지만 으스스하다기보다는 사람의 이야기같이 느껴진다.

 

주인공이 영화광인 관계로 각 에피소드의 제목은 영화 제목에서 따왔다.

아쉽게도 영화를 즐겨보지 않기에 모두 본 적 없는 영화였다. 이야기 내용이 제목을 빌린 영화와 얼마나 연계가 되어있을까? 만약 영화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그와 연결되는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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