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이선주 옮김 / 정은문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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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즈리의 매력! 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


이번에 읽은 『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는 『몽테크리스토 백작』, 『삼총사』로 유명한 알렉상드르 뒤마의 에세이다. 몽테크리스토성에서 살던 뒤마의 이야기. 내용에 의하면 '몽테크리스토 성'이라는 이름은 다른 이에 의해 우연히 붙여졌다. 소설이 먼저인지 성의 이름이 먼저인지 살짝 궁금했는데, 소설이 먼저였나 보다.


표지는 예쁜 민트색 배경. 동물과 함께하는 뒤마의 이미지를 둘러싼 성은 금박으로 되었다. 양장본이 아니라 가름끈은 따로 없었지만 책에 뜨개질로 만든 듯한 노랑 책갈피가 있어 책을 읽으며 유용하게 사용했다.


『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는 꽤 분량이 많은 책이지만 에피소드를 모아둔 형태이기 때문에 천천히 한 편씩 읽을 수 있다. 읽다가 중단하기도 쉽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문체 때문이다. 아니, 어투라고 해야할까? 뒤마가 기르던 동물들, 고용인들, 지인들과의 이야기를 편안하고 친근하게 풀어놓는다. 책 맨 끝 '옮긴이의 말'에 이 장르에 대한 설명이 있다. 희곡과 역사소설 외 뒤마가 즐겨 쓴 장르라는 '코즈리causerie'가 이 책의 장르다.


사회나 자신의 상황에 부합되는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자유로운 논조로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듯이 글을 썼다. 이런 식의 대화나 글을 '코즈리'라고 부른다. 뒤마식으로 표현하면 '독자와 나누는 수다'다. (p.372)


실제로 내용을 읽다보면 갑자기 제 4의 벽을 깨고 읽고 있는 이에게 말을 거는 부분이 종종 있다. 지루할 수 있을 듯할 때 적절히 들어간 이 '대화'는 글의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 읽어가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뒤마의 소설이 아주 유명하지만 읽어본 적은 없다. 줄거리만 아는 정도. 그 줄거리에서 받은 인상은 '무게감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에세이의 분위기가 신선하다. 소설과 에세이의 분위기가 다른 것은 예전에 몇 일본 작가들의 글에서 몇 번 느꼈지만 마주할 때마다 신기하다. 두 가지 매력을 다 글로 쓸 수 있다는 건 멋진 재능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며 뒤마라는 사람에 대해 알듯 모를듯한 느낌이다. 다만 사실과 가상이 뒤섞이다보니 어디까지 이 이야기를 믿을 수 있는가, 의문이 든다. 사고를 치고 다니면서도 사냥터에서는 든든한 모습을 언뜻 보이기도 하는 개 프리차드의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세 마리의 원숭이, 말썽을 일으킨 고양이, 말이 통하는 줄 알았던 마차를 끄는 말에 의해 일어난 사고, 여러 마리의 닭 등 다양한 동물 이야기는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유쾌함을 담고 있다. 거기에 어디까지 진짜인지 모를 고용인들의 과거 이야기와 그들에게 살짝 당하는 것 같은 뒤마의 허술한 면모는 친근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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