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언어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심리치료사가 쓴 회복과 치유의 기록
사샤 베이츠 지음, 신소희 옮김 / 심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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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실을 견뎌가는 과정을 담은 책, 상실의 언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심리치료사가 쓴 회복과 치유의 기록, 『상실의 언어』.

'상실'이라는 테마가 궁금했다. 심리치료사의 글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내용과 개인적인 내용을 함께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읽고 슬퍼지지 않을까. 그 부분에서 조금 고민스럽긴 했지만 결국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당시에는 너무 사소해 보이던 이 같은 일상 공유가 결국은 제대로 된 마지막 대화였음을 인식할 때마다, 쓰라린 고통과 함께 그 모든 것이 엄청난 의미를 띠고 다가온다. (p.21)


심리 치료사였던 사샤 베이츠의 평화로운 일상이 깨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옷을 갈아입으러 올라간 남편 빌이 갑작스레 쓰러진 것이다. 급하게 병원을 찾았지만 바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았다. 응급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병원들을 옮겨 다니는 사이에 상태는 점점 악화된다. 한순간에, 사별하고 만다. 

결말을 아는 상태였음에도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안타까웠다. 그 상황을 겪는 저자의 심리를 세세하게 전한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다면 느낄 혼란이 선명하게 보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애도에는 옳거나 그른 방식이 없다는 점이다. 사별은 늘 고통스럽고 기나긴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다치지 않거나 변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p.45)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혼자 남는, 사별. 슬픔을 느끼고, 받아들여가는 과정이 이어진다.

남편을 떠나보낸 사샤는 친구들의 도움 덕분에 무너지지 않았다. 그들은 돌아가며 그녀를 돌봐주었다. 주변의 도움이 중요하다는 걸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항상 곁에 있는 건 아니다. 사샤는 일상 곳곳에서 혼자 남았음을 절실히 느낀다. 기억들, 추억들, 함께 사용하던 물건들, 공간들. 그 모든 것이 타격이다. 그녀에게는 절망에 빠지는 감정적인 마음과, 이 상황을 냉정히 바라보는 자아가 공존한다. 애도에 관한 이론들을 떠올리며,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과 연결지어 생각한다. 여러 치유 활동을 시도하며 1년 간의 애도 과정을 이어간다.


『상실의 언어』는 책이 주는 '간접 경험'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느끼게 했다. 개인적 경험과 이론을 파고드는 전문가적 요소는 '상실'이라는 감정을 세세하게 이해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읽을수록 저자의 이야기에 깊게 몰입했다. 마음의 혼란스러움과 슬픔을 서서히 치유하는 과정은 다양한 관점에서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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