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언니의 방구석 극장
양국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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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영향을 주는 영화 이야기, 쿡언니의 방구석 극장


영화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다. 내가 모르고 있는 세계를 알고 싶어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쓴 영화 이야기. 『쿡언니의 방구석 극장』은 영화를 통해 삶을, 감정을, 마음을 이야기하는 에세이였다.

읽으며 놀랐다.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았다 생각했지만 이름이라도 들어본 영화는 상당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만들어진 수많은 영화 중 선택되었다는 건 그만큼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니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책에서는 영화 이야기와 삶의 이야기를 엮어간다.

우리는 영화란 매체를 통해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

여러 번의 간접 경험들은 모여 변화를 싹틔우고, 종종 새로운 인식을 자아낸다.

『쿡언니의 방구석 극장』에 언급된 영화 중 본 적이 있는 것은 다섯 편.

카모메 식당. 비긴 어게인. 라라랜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줄리&줄리아.

다섯 편 모두 나름 만족스럽게 봤던 기억이라 이 영화들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집중해 읽었다.

비슷한 생각, 다른 방향의 생각들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p.78)


보지 않은 영화 중 궁금해진 작품은 두 편.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마지막 4중주.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아이들이 기적을 바라며 여행을 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그 여행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 주인공 형제의 마음에 대한 감상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인 것 같아 따뜻한 느낌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지막 4중주'는 음악 연주를 하는 내용이 주요 소재라서 궁금했다. 클래식 연주 장면이 보고 싶었다.


영화 속에서 기억을 지우는 일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기억들을 하나씩 모두 꺼내어 확인하는 일에 가까웠다. (p.156)


그러나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영화를 하나 고르라면,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고르고 싶다.

이 영화는 보진 않았는데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여러 경로로 줄거리를 접해서 익숙한 느낌이 있다.

'기억'에 관한 이야기.


하지만 그때의 감정과 느낌은 잔상처럼 마음에 남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라쿠나도 지울 수 없는 것,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의 감정일 것이다. 그 감정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간에 그것은 우리 안에 깊숙하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일에 대한 나의 감정과 그것을 만든 기억 모두가 나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나' 그 자체이고, 이 영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곧 '나의 세상'이 되는 것이다. (p.158)


영화 속 인물들이 기억은 지울 수 있었지만 감정은 지울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기억이 이미 '나'의 일부분이 되었기 때문에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는 것. 어떤 기억의 '사실관계'를 지우더라도 '감정과 느낌'은 깊숙하게 잔상을 남긴다는 이야기.

굳이 라쿠나의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오랜 기억은 지워진다. 오래 전 읽었던 책 내용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지만 그 책을 때 느낀 분위기, 감정들은 남아 있는 경우가 생각난다. 공감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해야 하는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좋아하려는 노력 그 자체가 아닐까. 인간은 꿈을 이룰 때 행복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꿈꿀 수 있을 때 행복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p. 227)


영화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단순히 영화 리뷰 같은 글이 아니라, 삶과 생각에 끼친 영향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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