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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센스 노벨
스티븐 리콕 지음, 허선영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각기 다른 난센스를 담은 단편집, 난센스 노벨
책소개에 따르면 이 소설은 '북미식 유머의 정수'를 담고 있다고 한다. 북미식 유머는 어떨까 호기심에 읽게 되었다.
오랜만에 문화의 벽을 느꼈다. 곳곳에서 난해함과 어색함을 느꼈다. 제목대로, 『난센스 노벨』은 난센스한 소설이었다.
난센스. 국어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이치에 맞지 아니하거나 평범하지 아니한 말 또는 일'이라고 한다.
책에 실린 8편의 단편 모두 난센스한 내용을 담고 있다.
1화는 보물을 독차지하기 위해 같은 배에 탄 선원들을 한 명씩 제거하는 선장과 그의 공범이 되는 항해사의 이야기이다. 요약해놓으니 평범해보이는 스릴러같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스릴러가 아니다.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가 언어유희 같은 면이 있어선지 가벼운 분위기로 흘러간다.
2화는 블랙유머 스타일의 이야기다. 주인공이 선하게 살려고 했을 때는 모두 외면하고 냉정하게 대했는데, 잔혹하게 범죄를 저지르자 관심을 받고 그를 바탕으로 성공의 단계를 밟아가게 되는 내용이다.
3화는 주인공 여인이 너무나 어리석은 것이 너무 뻔히 보이는 내용이다.
4화는 무인도에 남녀 둘만 표류된 줄 알았는데, 사실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반전까지 있다.
5화는 가문간의 오래된 악연을 배경으로 하는 내용인데, 현재 일어나는 상황은 사실 그다지 낭만적이진 않다.
6화는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려는 기자의 이야기이다. 단서를 다 찾아놓고서는 범인을 잡아내진 못했다.
7화는 크리스마스 배경에 딱 어울리는 타입의 이야기였다.
8화는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내용이었는데, '석면' 때문에 계속 몰입감이 떨어졌다. 석면은 몸에 해롭다는 생각이 계속 떠오르는 바람에.
언어유희, 반어법, 때로는 앞에서 언급한 내용을 대놓고 부정하는 내용도 있다. 그런 난센스함으로 가득한 이야기들이다.
8편은 모두 난센스를 담고 있지만 각기 다른 난센스함을 보여준다. 장르와 분위기가 다르다.
이야기는 독특함이 있었지만, '유머'라고 생각하던 이미지와 거리가 있었다. 유머는 '웃음'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기에 뭔가 애매했다. 선하지 않은 인물, 어리석은 인물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라 등장인물들에 호감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북미식 유머는 비판을 가득 담은 풍자에 가까운 내용들을 다루는 게 아닌가 싶다. 냉소보다는 따뜻한 웃음을 원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