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러브, 좀비 안전가옥 쇼-트 2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단편집의 매력을 찾아서, 칵테일 러브 좀비


이번에 <칵테일, 러브, 좀비>를 읽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네 가지다.

하나. 단어로 구성된 제목. '칵테일', '러브', '좀비'라는 연결성이 옅은 세 단어가 어떻게 엮여 제목이 되었는지 궁금했다.

둘. 단편집이라는 것. 이 책은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에 속한 책이다. 저자 한 명의 단편집을 오랜만에 읽는 것 같은 느낌도 있어서 호기심이 생겼다.

셋. 가볍고 크기도 작은 사이즈의 단행본이라 가지고 다니며 읽기 좋다는 점.

마지막. 독특한 소재. 좀비라는 제목도 그렇고, 시간 여행을 다룬 단편도 수록되어 있는 등 책 소개를 보니 수록작이 평범한 일상 소재 느낌은 아니어서 흥미를 끌었다.


"다들, 있는 것도 그냥 없다, 없는 것도 있다 하고 사는 거죠." (p.38, 초대)


네 편이 실렸다. 순서대로 '초대', '습지의 사랑', 'Cocktail, Love, ZomBi 칵테일, 러브, 좀비',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이 중 가장 흥미롭게 읽은 건 표제작인 '칵테일, 러브, 좀비'였다. 제목을 보고 예상한 이야기와 전혀 다른 타입의 이야기라서 주는 충격이 일단 있었다. 문제가 일어난 원인과 해결법의 신선함, 이야기 밑에 깔려있는 문제 의식을 생각하게 되는 구성도 나쁘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초대'가 인상적이었다. 이 단편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묘했다. 단편이기 때문에 세세한 설명이 없어 독자 입장에서 어림짐작을 하게 되면서 느껴지는 섬뜩함이 있었다.

그에 비하면 '습지의 사랑'과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는 취향에 그다지 맞지 않았다.

'습지의 사랑'은 전체적으로 모호한 느낌이었고,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의 경우 '시간여행'이라는 SF의 설정을 가지고 있어서 소재 자체는 관심 있을 수밖에 없었던 주제였지만, 전체적으로 우울한 분위기라서 끌리지 않았다. 그래도 시점의 교차와 반전 요소는 인상적이다.

네 편 중 초반 세 편이 전반적으로 여성들 간의 유대랄까, 관계성에 대해 다룬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현대 소설에 종종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쁘지 않은 흐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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