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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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그 후의 이야기, 우리와 당신들

 

<우리와 당신들>은 <베어타운>의 후속 이야기다.

하키가 전부인 마을 '베어타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전작 <베어타운>에서 일어났던 사건의 그림자는 여전하고, 새로운 사건마저 일어난다.

 

당신은 한 마을이 무너지는 걸 본 적이 있는가. 우리 마을이 그랬다. 나중에 우리는 이해 여름에 폭력사태가 베어타운을 강타했다고 얘기하겠지만 그건 거짓말이 될 것이다. 폭력의 조짐은 그전부터 있었다. 왜냐하면 서로를 증오하는 것이 워낙 쉬운 일이 되어놔서 증오가 아닌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는 처사처럼 느껴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p.13)

 

<베어타운>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와 당신들>의 첫 부분도 의미심장하게 시작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살짝 보여준다. 담담한 어조로.

이 내용을 읽고 한참을 망설였다.

이 이야기 역시, 읽는 내내 마음을 혼란스럽게 흔들겠구나 싶어서.

<베어타운>을 읽을 때 그랬던 것처럼.

 

어쩌면 당신도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용감하지 않을지 모른다. 어쩌면 당신도 스스로 바라는만큼 우리와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 (p.14~15)

 

<베어타운>을 읽으며 인간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독자조차도 그렇다. 그들의 입장이 아니니까, 안전한 위치에서 그들의 행동을 나무랄 수 있는 것이다.

<우리와 당신들>에서 화자는 그 부분에 대해 처음부터 이야기하고 있다. 당신도 우리와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고.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이야기가 세세하게 펼쳐진다.

다수의 생각때문에 소수가 상처받는 내용들이 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서양은 개인주의라고 하던데, 이 책을 보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와 다른 존재를 배척하는 모습은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는 걸까.

'우리'를 어렵게 만드는 상황을 만든 이를 미워한다.

'우리'와 다른 성향을 가진 이를 비난한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와 다른 목표를 가진 이를 나무란다.

내 편과 네 편. 우리 편이 좋은 편. 당신 편은 나쁜 편.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나쁜 사람이 되어버린다.

'하키'라는 스포츠 경기와 맞물려 그 대립이 강렬하게 보인다.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쓰레기를 벗겨내고 애초에 그것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들만 남기면 단순한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P.616)

 

하지만 결국 하키는 단순히 스포츠일 뿐이다. 하키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것에 덧씌워진 다른 생각들이 문제였던 거다.

하키는 위로의 수단이 되기도 하고, 서로의 마음을 묶어내는 수단이 되기도 하니까.

적어도 이 책에서만큼은 어떤 것이든지 선악을 규정해둘 수 없는 것 같다.

이번에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프레드릭 배크만의 책이다.

두꺼운만큼 아주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입장이 펼쳐지는데, 그때마다 계속해서 마음에 파문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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