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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억 속의 색 -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권장도서
미셸 파스투로 지음, 최정수 옮김 / 안그라픽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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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말 엄청나게 많은 색들을 보며 살아간다. 우리 주위에 색이 없는 물건은 없다. 이 세상은 온통 색색이다. 색이란 빛이다. 광원에서 나온 빛이 어떠한 물체에 맞아 반사되는데, 그 빛은 각각 고유의 색이 있다. 빛의 3원색인, 빨강, 파랑, 노랑. 어떠한 물체에 반사되는 빛은 이 3원색을 무수하게 많은 방법으로 섞으며 우리 눈앞에 휘황찬란한 색의 세계를 만들어 낸다.   

'색 = 빛' 이라는 것은, 즉 색은 파동이라는 것이다. 빛이란 광입자들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파동으로 인한다. 그리고, 이 파동은 사람의 눈 속으로 들어간다. 눈이란 무엇이냐? 바로 외부로 돌출된 뇌이다.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아기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먼저 뇌가 만들어지고, 무수한 신경다발들이 뻗어 나가게 되는데, 눈은 뇌의 일부분이 쭈욱 하고 튀어나오면서 만들어진다. 때문에, 인간은 눈으로 보는 것에 굉장히 빠르게, 그리고 때로는 무조건적이고 본능적인 반응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세뇌를 시키거나 최면을 거는 등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려 할 때 우선적으로 시각적인 자극을 먼저 한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쉽게 알수 있다.  

 결국 '색' 또한 인간의 정신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색깔들은 각각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특징이 있다. 노란색이나 빨간색을 보면 따뜻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파란색을 보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갈색을 보면 흥분이 가라앉고 침착해지는 반응을 보이게 되는 등 말이다. 이러한 '색깔'의 특징은 때론 계급을 나누는 척도의 역할을 하기도 했고, 사회적으로 금기시 되기도 했다.  

 저자는 이렇게 '색' 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통념에 대한 의문 제기에서부터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이 책은 '색' color 에 관한 미셀 파스투로의 에세이 모음집으로서 때론 깊이있게, 때론 가볍에 수많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적어 내려간다. 감색 재킷에서부터 흰색 속옷. 그리고 파란 블루진. 그리고 스탕달의 [적과 흑] 그리고 노란색으로 도색된 자전거와 19세기에 선호하던 색들과 20세기에 선호하는 색들의 변화, 뿐만 아니라 색을 지칭하는 수많은 단어들은 물론 비트겐슈타인의 저서까지.  온세상에 펼쳐져있는 눈으로 보는 빛으로서의 색 뿐 아니라, 우리의 관념과 통념, 이미지를 아우르는 색깔들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
 

 문득, 나도 기억속에서 '색' 을 떠올려 봤다. 나는 색칠쟁이다. 내가 하는 일은 하얀 종이위에 검은 선으로 그려진 그림을 받아 그 하얀 공간들을 여러 색으로 채우는 일이다. 정말 엄청나게 많은 색들을 집어 넣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은 새빨간 레드. 붉은색 종류는 대부분 좋아하지만 특히 버밀리온에 가까운 붉은색을 좋아한다. 피색과 불색의 중간쯔음. 색의 이름인 '버밀리온' 이 상징하듯, 불이 활활 타오르는 느낌이 나는 뜨거운 색이다. 사실 붉은색은 남자들에게는 금기시 되는 색이나 다름없었다. 최불암 시리즈에 등장했던 빨간내복은 조롱의 대상이었으니까. 하지만, 2002 월드컵, 대한민국이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었고, 한국 대표팀 중의 대표인 박지성은 세계 최고의 명문 클럽으로 이적하며 붉은 유니폼을 입었다. 팀의 애칭조차 '레즈' 였던 팀의 일원으로 많은 남자들의 우상이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금기시 되었던 색인 붉은색. 오죽하면 우린 국민학교때 '빨간색으로 이름쓰면 죽는다' 라는 말을 미신처럼 믿어왔지 않은가. 하지만, 중국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색이었던 붉은색. 우리에게 금기의 상징이었던 붉은색은 2002년, 그렇게 완벽히 깨지게 되었고, 나 역시 아무렇지 않게 여러 붉은색 옷을 입을 수 있게 되었다. 

 색은 그렇게 사회의 통념 속에 숨쉬고, 우리의 일상속에서 숨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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