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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7
제러미 시프먼 지음, 김형수 옮김 / 포노(PHONO)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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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솔직히 무척 좋아한다는 말은 못하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듣지도 않는다는 것 또한 아니다. 나에게도 꽤 여러장의 클래식 CD가 있고, 몇몇 플레이어의 목록에도 클래식들이 들어있다.  

 음악이란 '취향' 이다. 가볍게 대중적인 음악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조화를 이루는 밴드의 음악을 즐기는 사람도 있으며, 귀청을 찢을듯한 메탈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보컬리스트의 세련된 음색과 풍부한 음량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고, 조화로운 화음과 세련된 코드의 진행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으며, 기타의 유려한 선율, 베이시스트의 중후한 음, 드럼의 탄력적인 소리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다. 작곡가를 눈여겨 보는 사람도 있고, 세션들을 눈여겨 보는 사람도 있으며, 싱어를 눈여겨 보는 사람도 있다. 이 모두가 즐기는 방식이다. 

 클래식도 별반 다르지 않다. 독주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협연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칸타타를 좋아하는 사람도있고, 오페레타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오케스트라라면 그 조화를 즐기는 사람도 있고, 악단의 실력을 따지는 사람도 있다. 악단의 지휘자를 좇아 악단을 고르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작곡가를 따르는 사람도 있다.  

 최근 [슈퍼스타K]가 촉발시킨 오디션 플롯의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나 [불후의 명곡]을 통해 우리는 가수와 세션, 편곡에 의해 달라지는 수많은 변주들을 즐길 수 있다. 음악은 작곡자를 떠나 연주자를 통해 그 느낌이 완전하게 달라진다. 창법과 연주법이 약간만 달라져도 완벽하게 다른 음악으로 들리기도 한다. 클래식은 그 폭이 훨씬 더 넓다. 지휘자의 악보 해석에 따라, 그리고 오케스트라 단원의 실력과 조화에 따라 그 느낌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은 [베토벤 바이러스] 나 [노다메 칸타빌레] 와 같은 드라마에서도 충분히 알려졌을터다.  

 이 책은 우선 '작곡가' 에 집중한 책이다. 음악도 문학과 마찬가지로 작가가 처했던 '작품외' 의 현실상황이 작풍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문학이나 그림이 언어와 붓질로 작가의 내면이 투영된다면, 음악은 오선지의 음표로 표현되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음악은 문학이나 그림보다 더 표현의 폭이 넓다고 생각한다. 즉, 작품을 통해 작가의 내면을 파악하기에 보다 어렵고 힘들다는 것이다. 팝의 경우엔 작곡가와 작사자가 같은 경우 가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지만, 이 당시 음악의 경우엔 음악의 용도도 있고, 때로는 원작 이야기를 작가가 재해석해서 음악으로 풀어내는 경우도 있다.  

 차이콥스키. 고등학교때 음악수업을 제정신으로 한번만 들었어도 기억할 이름이다. 호두까기 인형, 비창 등은 음을 들으면 쉽게 기억해낼 만 하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차이콥스키의 삶이 담담하게 그려지고 있다. 여러 편지와 그의 생전 글들이 인용되며, 평전보다는 전기문에 가깝다. 문장들은 담백하고, 최대한 있었던 일들만이 담겨있다. 저자의 추측이나 상상이 들어있긴 하지만 최대한 배제되어 있지만, 챕터 사이사이 '간주곡' 이라는 짧은 단락은 꽤나 신랄하고 철저하게 차이콥스키의 삶과 음악을 비평하고 있다.  꽤나 독특한 구성이다. 차이콥스키의 일생을 챕터별로 나누고, 챕터 안에서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삶과 음악을 돌아보고, 매 챕터의 말미에 작은 '간주곡' 이라는 꼭지에는 삶과 작품을 주관적으로 비평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책 말미의 '서플먼트' 가 맘에든다. 먼저 책에 동봉되어있는 두 장의 CD에 실려있는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에 대한 설명이 들어있다. CD엔 각각 12곡씩, 총 24곡이 실려있는데, 전곡이 실려있는 곡은 거의 없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들이 요즘 음악들에 비하면 굉장히 길기 때문인데, 차이코프스키의 작품 전반을 개괄적으로 감상할 수 있기때문에 입문용으로는 더없이 좋은 선물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전곡을 들어볼 수 있게 유도되어 있고, 책을 구입한 사람들은 홈페이지에서도 무료로 전곡을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풍성한 서플먼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는 개성적인 연표가 맘에 든다. 시기별로 문화 예술사 - 세계사 - 차이코프스키의 일생 이렇게 구성되어 주지할만한 일들이 나열되는데, 보기도 쉽고, 굉장히 실용적이다.  

 '멀티미디어 전기' 정말 훌륭한 기획이다. 음악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음률을 글로 옮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단지 눈에 보이지 않는 음악을 비평하거나 설명할 수 있을 뿐일터다. 음악은 듣는 사람에 따라 천변만화하는 컨텐츠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런 책이 나올 줄 알았다. 만약 이 책이 E-book 으로 구성된다면 훨씬 쉽게 글과 음악을 접할 수 있을터다. 소장가치가 충분한 유익한 서적!! 이 책들을 통해 클래식의 세계 속으로 더욱 재미있게 빠져들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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