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다는 게 더 신기하네

그녀가 오히려 그를 걱정하며 물었다

모두가 그녀를 제 연인으로 알고 있다

부러워도 하고 시셈도 하면서 그녀의 안부를 제게 묻기도 했다

그녀가 주는 위안이 크기 때문에 다른 건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그게 어떻게 이렇게 연결이 되지?

내가 널 구속한 게 맞아

아무래도... 내가 당한 것 같아

어차피 헤어질 일 따위는 없을 건데

낮게 덧붙인 말에 그녀가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자고 갈 건 아니지?

알아서 잘 생각하고 결정했겠지

하긴... 연봉도 높고, 상향 이직이라 조건도 좋아

경쟁사 이직인데 까다롭지도 않고

음... 오랜만에 마음에 드네

난 기분이 좀 그래

선배가 이직할 거라고는 생각 못 했거든

공감 능력이 제로인 건지, 아니면 제 기분이 우선인지...

대신 이제 좀 서운해지려고 하는데

네가 사이즈 안 알려줬잖아

이건 안 맞고... 이건 좀 작은 것 같고...

새로운 반지는 약지의 가운데에서 멈췄다

그는 미련 없이 반지를 소파 뒤쪽으로 던졌다

너... 대체 반지를 몇 개나 산 거야?

드라마 보면 다들 잘만 때려 맞추던데...

왜 나는 이게 안 되는 거지

이런 걸 뭐라고 부르는지 알아?

낭만적이 아니고... 돈지랄이라고 부른다?

이거.. 환불은 할 수 있지?

음.. 얼굴도 모르는 네가 부럽다는 말은 했었어

왠지 네가 철없이 보여

아까부터 분위기 진짜 이렇게 만들래

네가 한 짓이 있잖아. 참아

더 이야기 꺼냈다가는 한소리 들을 표정이었다

소파 뒤에 던진 건 맞는데...

설마.. 이걸 회사에서 끼고 다니자고?

너 외근 많아서 안 돼. 내가 불안해

유난도 참 그다웠다

너 진짜 나 좋아하는구나

이런 걸 역고백이라고 해야 하나

너는... 이런 식으로 고백하기야?

목걸이는 한참 뒤에 걸어 주더니

누가 남자 친구 이름을 이렇게 저장하나...

설마... 너 이 전화 받았어?

그럼 누가 받는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밖에서 만나니까 어색해...

이런 가게는 어디서 알았어?

오늘은 꼭... 승부수가 필요해

누나는 의식하는 남자한테선 한 발 물러나잖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누나한테 나는 어떤 식으로 보여?

아이고... 화제를 돌려 버렸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음엔 사 오나 봐라

허벅지가 발발 떨렸다

힘을 못 쓰네

결국 이렇게 또 휘둘리게 되는 건가

네가 그렇게 경멸하는 돈

제대로 몸으로 갚으라고

족쇄가 풀릴 날만 기다려왔다

그가 만든 변수만 감당하면 가능한 일이었다

네가 팔아넘긴 10년은 내 계획대로 흘러가게 될 거다

그래도 상관없다면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도 좋다

10년을 회장의 지시대로 살아왔다

하지만 그가 일으킨 변수는 너무나 거대했다

넌 생각이 너무 많다고

운동 좀 하지...

난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이 재미있는 걸 왜 진작 안 했을까

가끔 억울하단 말이지

정신이 아찔해지는 와중에 입술이 틀어 막혔다

과하게 밝은 목소리 끝이 살짝 떨렸다

요즘.. 나도 얼굴 보기 힘들어

새벽이 아닌 걸 감사해야 하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스스로가 잘못한 걸 누구보고 책임지라는 겁니까

틀린 말이 하나도 없었다

누구한테 본인이 해야 할 일을 떠넘기려 하십니까

본인들이 실수하는 거에 왜 비빌 언덕을 찾습니까

묘하게 그녀의 자리에 신경이 곤두섰다

1절만 하면 충분했던 것을 왜 내질렀는지 후회를 했다

애국가가 괜히 4절까지 있는 건 아니었더라

아가씨, 전화 안 받을 거야?

아까부터 드릉거리는 소리 때문에 신경 쓰여 죽겠어

익숙한 게 제일 무서운 거죠?

처음에는 쓰던 알코올이 이제는 단내가 날 정도로 부드러워졌다

어느 날 습관적으로 여기 찾아오면 저는 어떻게 해요

오늘은 그놈 부서에 회식이 있는 날이었다

내가 실수한 거 맞는데, 왜 네가 잘못한 사람인 표정이냐구

그는 묘한 표정과 함께 미간을 미세하게 구겼다

나... 시집갈래

나 저녁도 못 먹고 지금 퇴근하는 건데 좀 봐 주면 안 되냐

너는 어릴 때부터 그렇게 흉내를 잘 내더라

여직원을 떠나서 네가 분위기를 잘 맞추잖아

아까... 회의 시간에는 미안

지금의 이 감정이 뭔지 도통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eBook] [고화질] 너는 방과후 인섬니아 10 너는 방과후 인섬니아 10
Makoto OJIRO 지음, 오경화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DCW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미있게 잘 봤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