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은 그대로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말 안했어
언제까지고 이대로 그를 좋아하기만 할까 봐 겁이 났었다
이런 의문은 때마다 습관처럼 찾아올 듯 싶었다
과연 이걸 전부 현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올지 의문이고
좋아하는 놈한테는 고백 안 하고, 정작 내가 오해한 놈한테 고백이나 받고
그럼 내가 이 삽질을 대체 얼마나 오래 한 거야?
제 오해와 착각이 얼마나 길었는지 그는 뒤늦게 깨달았다
예쁜 얼굴이 웃기까지 하니 더는 뭐라 할 수 없다
그녀 말대로 자그만치 10년을 잘못 알고 있었다
그녀의 앞에서 최선을 다해 유치해질 작정이었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가 낯설었다
그녀는 잠시 할 말을 잃고 빤히 그를 쳐다 보았다
지금 내 모습 이상한 거 알거든. 그래도 적응해
애처럼 툴툴대는 얼굴을 보니 그녀는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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