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도 예쁘게 하지

우리 무슨 사이에요?

엉뚱한 말에 즐기던 그가 멈칫거렸다

현상을 봐, 무슨 사이겠어

파트너라는 소리에 몽글거리던 마음에 다시 용암이 밀고 올라왔다

지옥에서 천국으로, 다시 천국에서 지옥으로

말 한 마디로 저를 극에서 극으로 옮기는 그녀는 요물이었다

누가 파트너한테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한대?

다른 남자가 이렇게 해 주면 좋겠어?

울먹이는 목소리를 한 그녀가 신음과 함께 원하던 대답을 뱉어 냈다

물음표는 거절한다

그에게 묻고 싶은 건 많았지만 하고 싶은 말이 모두 신음으로 승화되었다

사람들 보여주는 거 상상했어?

오늘은 진짜에요

야근은 집에 가서 더 하자

우리 할 거 많잖아, 할 말도 있고

입구에서부터 벌거벗고 뭐에요

연애는 결혼한 다음에, 불안해서 안 되겠어

섹스만 잘 맞는다고 결혼하는 병신은 없어

너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좋아했어

혼자만의 짝사랑이 아닌 것이 내심 기뻤다

멋대가리 없는 거 아는데... 결혼하자

결혼한 다음부터는 멋대가리 있는 것만 해 줄게

멋대가리 없어도 괜찮아요

저... 회사에 다시 다니고 싶어요

결혼도 안 했는데 무슨 여보에요

결혼도 안 했는데 할 건 다 했잖아

여자만 보면 눈 돌리는 네가 남의 여자한테 할 소리는 아니지

난 처음 사귄 여자랑 결혼하는 거야

내가 눈치가 없던 거였구나

정말 엉망진창의 프러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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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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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팔뚝이 드러나고 말았다

당혹스러웠지만 괜찮았다

사장은 생각보다 훨씬 다정한 사람이었다

나는 편의점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나는 돈과 돈을 바꿨고, 그 사장과 흉터는 나를 건강하게 만들어 버렸다

무서움은 없었다

어떻게 그분을 구할 수 있으셨나요?

사실 집에서 뭔가 타는 냄새가 났거든요

이번엔 그 무엇도 나를 방해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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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신이 나 남자 친구에 대해 말했다

그러고도 화제는 금방 바뀌었다

속삭이듯 묻는 그의 목소리가 못마땅하게 느껴졌다

그가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작고 순수한 아이가 만들어 낸 영향력은 이상했다

단순한 말 몇 마디로도 주변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역시 아이가 있으면 다른가 봐

내가 가볍고 쉽다 여길 만한 너의 진심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네 나이쯤 되면 한번은 생각해 볼만한데

결혼도 안 한다는 놈이 연애는 왜 해?

그러니까 연애가 늘 짧다는 생각은 안 들어?

제대로 만나고 제대로 연애도 하라는 누나의 걱정 아니겠니

조카가 있는 줄은 몰랐어

아버지한테만 착한 딸이지

반대의 상황이라면 그녀는 서운함에 그가 미울 것만 같았다

마음의 차이가 있어 그런 것 뿐인데

난 얘기 안 해 주면 몰라

왜 이렇게 다정할까

의문을 곱씹자 다다른 결론이 있었다

내가 너한테 그 정도밖에 안 되는구나

....여기 회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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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이런 능력이 있어야지

저거 저렇게 두면 안 되는데...

저 아저씨가 제 정신인가?

정말 불쾌하고 짜증 나는 인간이었다

어차피 결혼 생각은 안 하는 거잖아

오늘 들어 끊었던 담배가 당겼다

저러고 다니니 온갖 잡놈들이 다 주접을 떨고 덤비지

보고 전에 확인 똑바로 안 합니까?

이렇게 사람들이 오갈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그래도 나한테는 안 되지

그럼 거부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도 해 봐

지금 이 순간만큼은 신이라도 찾아야 했다

대표님.. 미쳤어요?

소리를 지를 수는 없었다

이건 뉴스에 나올 일이었다

저거 저렇게 두면 안되는데

그야말로 성실한 대답

성실한 대답에 이은 귀여운 대답이 들려왔다

이러니까 남자 새끼들이 정신을 못 차리지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았다

그럼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수밖에

정말 무책임하네. 혼자 가려고

오늘은 이런 수업을 하는 건가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사귀자는 말에 덥석 사귀는 여자라니

너무 잘해주니까 미안해서 사귄 거에요

사람은 분수를 알고 주제 파악을 해야 한다

오르지도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멋있는 사람, 나를 좋아한다고?

갑작스러운 고백에 치솟았던 불이 급격히 가라앉았다

그녀와 정확히 반대되는 움직임이 야릇했다

몸속 깊은 곳에 구멍이 뚫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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