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이리 와서 같이 즐기자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다
나 피곤한데... 손 놔줄래?
룸 컨디션은 마음에 드십니까?
바다로 해가 눕고 있었다
해지는 모습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었나
네가 더 예뻐
간결한 입맞춤이었다
그녀는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석양의 아름다움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것은 이제 저를 감싼 배경에 불과했으니까
바다로 빠지는 새빨간 해의 중심에 그가 서 있었다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야
첫사랑은 동화 같은 거라고 누가 말했던가
1등을 하니까 처음으로 5초 이상 눈을 마주쳐 줬었다
불을 켜면 모든 것들이 낱낱이 보일 게 뻔했다
현실은 냉혹했고 쉬운 것들은 하나도 없었다
그냥... 결혼하고 싶어졌나 봐요
결혼할 때가 되어서 그냥 생각이 나네요
능력 있는 남자 만날 거 아니면 애시당초 관두는 게 좋아
세상은 각박한데, 그나마 조금은 낭만적이네
나도 사람인데... 질투할 수도 있지
난 네가 능력 있고 탄탄한 남자랑 결혼 안 해도 괜찮아
의뢰를 하고 싶어요
난 그 꼴은 다시는 못 보겠고
아버님도 아셔야지. 너한테 이제 맞선이 필요 없다는 거
맞는 말을 참 어쩌지도 못하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진짜 만나 보니까 별로야?
내가 안 하던 짓 한다고 또 눈치 볼 거야?
그녀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한다는 것부터 그는 인생에서 대단한 결심을 한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일상적이지 않았던 건데...
눈치 보는 거 알았어?
불안하게 만들지 말라니까?
이번 고집만은 흔쾌히 들어주고 싶었다
그는 계획이 있었다
지금껏 봐 왔던 그는 늘 그래 왔다
이것저것 읊어 댄 걸 다 샀겠지
아무래도 경제 관념은 꽝이었다
어쩐지 지금 상황이 현실감이 없어 보였다
너 조수석에서 졸면서 온 거 아니지?
그거 운전하는 사람한테 예의 아니다?
넌 만나는 사람이 있으면 있다 말을 해야지
아버지가 네 맞선 자리 알아본다고 백날 뛰어다녔잖아
지금 그의 모습이 그저 의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