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근한 온도 가진 남자는 만나지 마요
보니까 너도 어제 술 마신 거 같던데
어지간해서는 쏜다는 이야기는 잘 안 하는 녀석인데...
너 가서 속옷 입고 나와
황금 같은 휴일에 그것도 오전 8시에 24시간 할머니가 운영한다는 감자탕집에 마주 앉았다
표정은 서로 온도가 달랐지만 주변 사람들은 두 사람을 신경 쓰지 않았다
넌 진짜 눈썰미도 좋다
하마터면 못 알아 볼 뻔했어
뭐 했냐고 물어봐 주라
갑자기 입맛이 뚝 떨어졌다
다 완벽하니까 속궁합 맞춰 보자고 먼저 이야기했거든
그런데 뭐 이리 문란한 여자가 있냐 하면서 사라지더라
그러고 싶은데 도저히 일어날 수 없어서요
왜 못 일어나겠다는 건데
윗몸을 일으킬 수가 없어요
일어나려고 애쓰고 있다니까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간신히 빠졌네...
나한테 상처 줄 수 있는 유일한 여자
할퀴기 위해 작정했던 말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입을 다문 채 조용히 있었다
주도권은 나한테 있다더니...
최근에 이렇게 화가 났던 적이 있던가
피해자인 그녀에게 따질 수 없었다
해명 말고 빌미를 주지 말았어야죠
모두 그의 탓이었다
남의 여자, 불륜녀로 만든 주제는 원래 그런 겁니까
의도가 없었다 해도 그는 용서할 수 없었다
나는 이제 이럴 자격이 있으니까
이건 너무하잖아
또 이런 짓을 하다니...
내가 소리 못 내는 상황이라고 이렇게...
형한테 안 들켰으니 상관없잖아요
확실히 거절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 큰일이 날 거야
옷이 아직도 젖은 상태네
왜 그렇게 사람 난처하게 하는 말을 하는 거야
젖은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거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