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 기억을 떠올리는 데 급급했다

둘 뿐이던 우리의 마지막이 어땠는지 아주 쉽게 떠올렸다

말 속에 뼈가 있었다

촬영 2시부터니까 조금 더 자도 돼

지금 이 상황에서 잠이 오겠어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갈아입힌 사람이 누군지는 불 보듯 뻔했다

그냥 눈 딱 감고 씻을까

참고로 너 술 냄새 나

이런 말까지 들었으면 안 씻을 수 없다

이왕 씻기로 한 거 미적지근할 이유는 없다

이걸 어떻게 수습하지

이 정도면 술 덜 깼냐고 한 소리 들어도 할 말이 없었다

그가 먼저 소파에 앉자 그녀가 느리게 움직여 그의 옆에 앉았다

어제 기억도 전부 이랬으면...

꽤나 살가웠던 대화는 고작 몇 마디를 주고받고 끝났다

현실을 자각한 그녀가 다시 꿀물을 입으로 가져갔다

설마 어젯밤 잊었어?

나 제대로 책임지기로 했잖아

동시에 그녀의 잇새가 살짝 벌어졌다

기억한다고 말하면 어제 일을 설명해야 하고, 안 난다고 하면 자기를 책임지라는 간단한 뜻

그녀가 뜨거운 숨을 내쉬는 사이 그가 몸을 일으켰다

그래서.. 지금뿐인데 가겠다고?

사람을 이렇게 홀려놓고 덧붙여지는 그의 말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기어 안 나는 척하지마

내가 어제 뭐 실수했어?

전부 모르는 척하고 싶었다

지금 내가 누구를 탓하겠어

그의 품 안에 갇힌 것도 아닌데 그녀는 왜인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사실 나 그날 바로 안 갔어

이 남자들은 왜 자꾸 남이 하는 이야기를 엿들어서...

물어보고 싶은 것도 확인할 것도 너무 많은데

뭐부터 물어봐야 할 지 모르겠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어제 네가 한 말 모두 진심이야?

너는... 네 진심은 뭔데?

난 너 잡고 싶어. 붙들고 안 놓고 싶어

평생 처음으로 여자 때문에 망설여도 봤어

선택권이 넘어왔다

자기는 전부 걸었으니 네 선택만 남았다는 듯이

왜 잡고 싶은데, 나를?

한번 안아 보니까 알겠던데. 내가 너 좋아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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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그 선배의 집착 (총2권/완결)
천박 / 알사탕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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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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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지금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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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관계의 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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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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