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기분이 좋아
왜 그렇게 그 사람인 것처럼 닮은 거야
그는 여자에게 상냥한 미소 따위는 보여주지 않는다
필요에 의한 사업적 미소만 지을 뿐
어쩌면 그때는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자신도 모르게 상냥하게 군 것 일수도 있겠다
오늘 이사 들어온 거 축하드려요
우리 집 잘 부탁드려요
처음으로 타인에게서 호의를 받아보니 가슴이 따스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출근할 때 같이 가면 되겠네
왜 이렇게 빨리 다니세요
이른 새벽에 움직이면 하루가 길어지니까요
그는 충분히 기다려 주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욕심껏 움직였다
하나의 움직임만이 일어나는 공간
그녀는 그의 어깨를 감싼 채 깊게 눈을 감았다
지금 벌어지는 이 말도 안 되는 일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묻지 않았다
자신이 왜 입을 맞췄는지
그녀는 무시를 선택했다
한 번으로도 끝나지 않았던 밤
그런데 무시라...
이러면 이쪽에서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
머릿속에서 명쾌한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그들의 관계는 조금도 어긋나지 않았다
그의 안색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왜 이렇게 기분이 거지 같은 걸까
몰랐던 그녀를 알게 되고 알았던 그녀를 다시 알게 된 밤
시작이었던 그녀의 입맞춤
궁금은 하나 확인할 여유 없이 입을 맞추었다
그런 충분한 이유들이 분명히 있었다
뭐지.. 이 결투 신청하는 분위기는
둘이 하도 안 친해 보이니까 매일 까먹는 거 아냐
동기끼리 사이좋게 지내고 그래
나른한 말투와 느릿하게 닿는 시선
점심 같이 하지?
날씨도 좋은데 밖으로 나가는 건 어때
우리가 했잖아. 남이 들으면 안 될 짓을
나 그 이야기를 할 건데?
메뉴는 내가 골라도 되지?
할 이야기 있다며.. 조용해서 좋잖아
그떄 보니까 꽤 말랐던데
곱지 않은 시선이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했다
정말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