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충분히 기다려 주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욕심껏 움직였다

하나의 움직임만이 일어나는 공간

그녀는 그의 어깨를 감싼 채 깊게 눈을 감았다

지금 벌어지는 이 말도 안 되는 일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묻지 않았다

자신이 왜 입을 맞췄는지

그녀는 무시를 선택했다

한 번으로도 끝나지 않았던 밤

그런데 무시라...

이러면 이쪽에서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

머릿속에서 명쾌한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그들의 관계는 조금도 어긋나지 않았다

그의 안색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왜 이렇게 기분이 거지 같은 걸까

몰랐던 그녀를 알게 되고 알았던 그녀를 다시 알게 된 밤

시작이었던 그녀의 입맞춤

궁금은 하나 확인할 여유 없이 입을 맞추었다

그런 충분한 이유들이 분명히 있었다

뭐지.. 이 결투 신청하는 분위기는

둘이 하도 안 친해 보이니까 매일 까먹는 거 아냐

동기끼리 사이좋게 지내고 그래

나른한 말투와 느릿하게 닿는 시선

점심 같이 하지?

날씨도 좋은데 밖으로 나가는 건 어때

우리가 했잖아. 남이 들으면 안 될 짓을

나 그 이야기를 할 건데?

메뉴는 내가 골라도 되지?

할 이야기 있다며.. 조용해서 좋잖아

그떄 보니까 꽤 말랐던데

곱지 않은 시선이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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