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6
아서 밀러 지음, 최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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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때는 몰랐는데 다 읽고나니 이 소설의 서사가 얼마나 완벽한지 이해하게 되었다.
밀러의 책은 읽을수록 매력이 있다.

밀러는 개인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외적 요소인 사회 환경과 개인의 내적 요소 간의 갈등을 통해 비극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잔인한 사회 구조 속에서 존재감을 상실한 개인이 그안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 보여 준다. 따라서 밀러의 극은 평범한 소시민을 내세워 그가 인간성을 성취해 가는 과정 속에서 인간의 의지와 인간 본연의 진실성을 볼 수 있도록 이끈다. 「비극과 소시민」에서 밀러는 이러한 소시민의 승리의 가능성을 확신했다. 인간성을 파괴하는사회 제도에 대한 파악과 그러한 과정에서의 자아 발견은 현대적 비극성을 구현하기에 충분한 극적 요소로 작용한다. 극단적인 상황까지 내몰리게 될 때 평범한 소시민은 상대적으로 형성되었던 자신의 왜소한 존재감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존감을 되찾는다. 그 자존감은 새롭게 이루어 낸 것이 아니라그 안에 본래 내재되어 있었다는 점을 그가 깨닫는 것이다. 사회적 잣대에 의해 측정되었던 자의적인 존재감을 내던지고,
여러 유기적 관계들 속에서 사회에 대한 진정한 안목과 자신을 되찾는 것, 이것이 바로 밀러가 추구하는 비극의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작품해설 중>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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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돌이 별이 되는 철학 - 나를 마주하는 당당한 철학,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읽기
이동용 지음 / 동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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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에 대한 아주 친절한 설명과 이해하기도 쉽게 쓰여있다.
다만 너무 풀어서 설명한것과 반복되는 글이 많아서 책이 너무 두꺼워진것이 아쉽다.
하지만 차분하게 읽기 좋고 상세한 설명들도 좋았다.

쇼펜하우어는 확신한다. 자신의 철학을 완전히 이해했다면 부정하는 것이 최고의 지혜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고, 어떤 사물이나 일에대해서도 일말의 기대도 가지지 않는 것이 진정한 지혜라고, 열정적으로 추구할 일도 없고 또 무엇을 잃는다고 해도 슬퍼할 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모든 것은 그저 무일 뿐인데 우리의 인식이 그것을 장난칠 뿐이라고, 쇼펜하우어는 이런 것을 가르치려고 그토록 애를 썼던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진정한 행복이란 무 속에 있다고 말을 할 것이다. 또 다른 인용문이다.

인간은 욕망이라는 넓은 기반 위에 행복이라는 건물을 세우려해서는 안 된다. 그런 건물은 쉽게 무너지며 많은 재앙을 야기시키기 때문이다. 일반건물은 기반이 넓어야 튼튼하고 견고하지만 행복이라는 건물은 그와 반대이다. 따라서 자신의 욕망을 최소한도로 줄이는 것이 큰 불행에 빠지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 P201

삶에의 의지의 부정! 생의지의 부정! 그것은 쇼펜하우어에게 있어서 완전한 체념인 동시에 성스러움으로 불린다. 그런데 이 생의지의 부정은 두 가지의 인식에 의해 생겨난다. 즉 모든 생물의 고통 속에서 나타나는 충돌과 헛됨에 대한 인식이 그 하나이며, 또 다른 하나는 그 의지가 본질적으로 헛되다는 인식이다. 이런 두 가지의 인식이 의지의 진정제로 작용한다. 인식이 의지를 진정시킨다. 인식이 맹목적으로 움직이는 야수를 잠재운다. 그런 인식은 고통과 직면할 때만 가능하다는것, 그 고통이 헛되다는 것, 그리고 결국 의지 자체가 헛되다는 인식이의지의 불꽃을 끈다는 것이다. "단순하고 순수하게 인식된 고통"은 "개별화의 원리를 간파함으로써" 그러한 인식을 만든다. 혹은 스스로 느껴진 고통이 그런 인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어쨌든 인식의 뿌리에는 고통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면 인식은있을 수 없다. 고통만이 인식으로 인도할 뿐이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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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와 늑대 - 괴짜 철학자와 우아한 늑대의 11년 동거 일기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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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강박적으로 집중한 결과 인간은 노이로제에 걸렸다. 노이로제는 감정 생산에서 감정 점검으로 초점이 옮겨질 때 나타난다. 당신은 현재의 삶에 진정 만족하는가? 파트너는 당신의 욕구를제대로 이해해 주는가? 아이를 기르면서 정말 성취감을 느끼는가?
물론 삶을 점검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삶은 우리 자체요, 행복한 삶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인간의 특성상 우리는삶을 점검하는 올바른 방식을 터득하지 못한다. 삶을 점검하는 것이 감정을 점검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정을 점검할 때, 그 내부를 살펴서 무엇이 존재하고 무엇이 부재하는지 확인하여 부정적인 결론에 도달하곤 한다. 우리는 스스로 희망하거나타당하다고 판단하는 대로 느끼지 못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착한 행복 중독자들은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 새로운애인, 새로운 자동차, 새로운 집, 새로운 삶처럼 온통 새로운 것을 말이다. 중독자들은 행복이란 항상, 오래되고 친숙한 것보다는 새롭고 특이한 것에 있다고 여긴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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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정용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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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죽음에 다가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늘 내 자신에게 묻곤 했지. 내게 장애가 있나? 단어가 입술 사이를 가로막아 산산조각이 난 언어. 끝없이누수되는 호흡, 치아 사이사이로 모래처럼 빠져나가는 말들
나는 분명 장애가 있지. 타인의 장애를 이해한다는 것이 가능한일일까? 장애는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오직 확인만 가능할뿐이지. 잘려져 나가거나 뽑혀져 없어져야만 비로소 알아볼 수 있는 불구, 혹은 처음부터 남다른 기형의 조건들, 그들은 오직확연하게 다른 것만 분간할 수 있거든. 입속에 숨은 작은 혓바닥이 아무리 떨며 뒤틀려도 내 혀는 불구가 아니야. 그들은 내장애를 이해할 수 없어.
- P18

지루함이 길면 죽고 싶어진다. 파도에서는 더 이상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바닷속에 잠겨 있던 침묵이 파도의 움직임을 따라 부서지는 것뿐. 들리는 것은 끝없는 침묵, 침묵뿐이다. 지루하 다. 지루해지면 곧 우울해졌다. 우울함이 길어지면 마음 깊숙한곳이 뒤집히고, 수없이 많은 방이 텅텅 비는 것 같은 허무함을 느꼈다. 그럴 때면 아무도 동정하지 않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갑판에 몇 번이고 침을 뱉었다. 침은 금세 말라붙어 죽은 새우껍질처럼 하얀 찌꺼기들을 남겼다. 그 찌꺼기들을 보고 있으면또 지루해지고, 우울해지고, 기어이 죽고 싶어졌다. 시간은 죽고 싶다는 생각의 끝없는 회귀이고, 삶은 그것을 버텨내는 불안함이자 미쳐가는 정신의 바다를 항해하는 돛 없는 배였다. 난끝없이 표류하고 조금씩 침몰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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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 2020-05-12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함에 그냥 빠져보고 싶네요.

몽이엉덩이 2020-05-12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읽기가 힘든 부분들이 있어요
 
관계를 읽는 시간 - 나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바운더리 심리학
문요한 지음 / 더퀘스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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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을면서 몇년전 헤어진 친구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20년 넘게 만나고 절친이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더 이상 만나기 힘들었다.
그래서 인연을 끊게 되었는데 난 사실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의문이었다.
이 책에서 정확하고 너무나 확실한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감정조절자. 자아 미분화. 자아 과분화
이런 단어들에 담긴 뜻대로 우리사이가 그랬던 것이다.

과거의 내모습을 알게 되었다면 내일의 내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는 용기를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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