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기본적인 융에 대한 이해력이 없다면 어려운 책이다.하지만 진정 이 책을 다 이해 한다면 한 단계를 넘어선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재미있게 썼다면 정말 좋았겠다.
내 삶은 무의식의 자기실현에 관한 한 편의 이야기다. 무의식에 속한 모든것은 밖으로 드러나길 갈구한다. 인격 역시 무의식적 조건으로부터 진화해나가 스스로를 온전한 전체로 경험하고 싶어 한다. 내 안에서 이와 같은성장 과정을 추적하는 데 과학의 언어를 사용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나 자신을 과학적 문제로서 경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내면의 시각에 비치는 우리의 모습 그리고 보편적 형태 속에 비치는 인간의 모습은 오직 신화를 통해서만 표현될 수 있다. 신화는 과학에 비해 보다 개인적인 속성을 띠며 보다 정확하게 삶을 표현해낸다. - 칼 융, <기억, 꿈, 회상>중에서 - P117
이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의식과 인격의관계다. 마음속 깊은 속에서 끊임없이 우리에게 상기시키는 바에 따르면의식은 부분이며 인격은 전체다. 이러한 부분과 전체의 관계를 일컬어융은 개체화‘라 명명했다. 다시 말해 ‘자아‘ 와 상위의 자기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의 축이라 규정한 것이다. 신화의 기능은 바로 이러한 관계의 패턴을 보여주는 데 있다. 중추적 신화‘가 없으면 패턴에 대한 감각을 느낄 수 없을뿐더러 부분과 전체가 서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 바로 이것이 정신의 공정, 정신의 작업 즉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균형을회복하는 정신이 담당해야 할 몫이다. - P377
이마타인의 손에 이마를 맡기고 있을 때나는 조금 선량해지는 것 같아너의 양쪽 손으로 이어진이마와 이마의 아득한 뒤편을나는 눈을 감고 걸어가보았다.이마의 크기가손바닥의 크기와 비슷한 이유를알 것 같았다.가난한 나의 이마가 부끄러워뺨 대신 이마를 가리고 웃곤 했는데세밑의 흰 밤이었다.어둡게 앓다가 문득 일어나벙어리처럼 울었다.내가 오른팔을 이마에 얹고누워 있었기 때문이었다.단지 그 자세 때문이었다. - P58
예전이나 지금이나 자기만의 조용한 공간은 필요하다.완전한 인간으로써 고요한 고독을 느낄 공간말이다.
또 교회 안에서 울리던 오르간 소리와 도서관의닫힌 문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문이 쾅 닫힐 때얼마나 불쾌했는지도 떠올렸지요. 잠긴 문 안쪽에 있는 것이 어쩌면 더 나쁜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쪽 성(性)의 안정과 성공, 한쪽 성의 가난과 불안정, 전통이 미치는 영향과 결핍된 전통이 작가에게 미치는 여파에 대해 생각하면서 나는 이제 하루 동안 있었던 논쟁과 각인된 인상, 분노와 웃음 같은 하루의 쭈글쭈글한 껍질을 둘둘 말아서 울타리 너머로 던져버릴 시간이라고 생각했지요. 수많은 별이 하늘의 푸른 사막 위에서 빛나고 있었습니다.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남겨진 것 같았습니다. - P64
문명사회에서 맡은 역할이 무엇이건 간에, 거울은 거칠고 영웅적인 행위 전반에 필수적인 것입니다. 바로 이 때문에 나폴레옹과 무솔리니는 둘 다 여성의 열등함을 그토록 단호하게 강조했던 것입니다. 만약 여성이 열등하지 않다면, 남성을 확대해 보여 주는 역할을 더 이상 하지 않을 테니까요.. 이는 왜 여성이 남성에게 그토록 빈번하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인지를 일부 설명해 줍니다. 또한 왜 남성이 여성의 비평을 받는 상황에 놓이면그토록 불안해하는지를 설명해 주기도 합니다. 즉, 여성이 남성에게 이 책은 그다지 훌륭하지 않다거나 이 그림은 인상적이지못하다는 등 비평을 내놓을 때마다, 남성이 같은 의견을 내놓는경우보다 훨씬 더 큰 고통과 분노를 일으킬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해 줍니다. 여성이 진실을 말하기 시작할 때면, 거울 속 남성의 형상은 줄어들기 때문이지요. 그의 생명력이 줄어들 테니까요. 하지만 아침과 저녁 적어도 하루에 두 번씩 실제 자신보다두 배는 더 큰 모습을 보지 않고서, 어떻게 남성이 계속해서 판결을 내리고, 원주민을 문명화하고, 법을 만들고, 책을 쓰며, 화려한 옷을 입고, 연회에서 연설을 할 수 있겠어요? - P80
열다섯의 악마같은 알렉스에게 다시 죄를 짓지 않은 착한 인간으로 거듭나게 하는 루드비코 요법을 시행하는 국가는 또다른 범죄조직이 아닐까.
"그 요법은 아직까지 사용된 적이 없어, 이 교도소에서도 말이야. 6655321번아, ‘그분‘ 당신도그것에 대해 깊이 회의하시거든. 나도 그 회의에 공감을한다고 말해야겠구나, 문제는 그 요법이 과연 진짜로 사람을 선하게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이지, 선함이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란다. 6655321번아. 선함이란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어떤 것이야. 선택할 수 없을 때는 진정한 인간이 될 수가 없는 거야." - P100
좀 특별한 책을 만났다.낮설고 무한한.미국 이민자인 스티브의 너무 무서운 어린 아버지를 찾는 이야기.sf라지만 내가 읽기엔 밤새도록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들은 기분이다.현실인지, 과거인지, 미래인지, 미친건지 도통 알 수 없는 이야기의 미로에 빠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