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인선 작가님은 동화 뿐 아니라 여러 분야의 어린이책을 많이 쓰셨다. 4년 전에 나온 <안전을 책임지는 책>도 그중의 하나다. 이어 2년 전에 <건강을 책임지는 책>이 나오더니 최근에 <교양을 책임지는 책>이 나와서 세 권짜리 시리즈가 되었다. 그림책이고 하니 저학년들을 지도할 때 딱 좋다. 내용수준도 저학년에 적합하다.
먼저 안전. 학교에 안전교육을 마구 들이밀기 전에 나온 책인데, 학교에서 다룰 만한 기본적인 내용들이 골고루 잘 들어가 있다. 걷기(보행)부터 시작해서 도구 사용, 화상, 야외활동, 응급처치, 화재, 교통안전 등의 주제를 펼친화면 하나에 한 주제 정도씩 간단하게 다루고 있다. 플랩북 형태로 되어 있는 것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점인데, 교사가 전체를 대상으로 다루어도 좋지만 플랩북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려면 개별적으로 읽거나 1대1로 읽어주는 것이 더 좋겠다.
며칠 전 유아 유괴 사건이 발생해 부모들을 놀라게 했다. 이 책에는 그에 대한 내용이 비교적 비중있게 나온다. 낯선 사람이 말을 걸 때의 행동요령, 집에 혼자 있을 때의 행동요령 등이다. 실제적이어서 도움이 되겠다.
다음은 건강. 이 책을 좀 뒤늦게 보게 되어 아쉬워했다. 2학년 통합 첫 단원 '나'에서 건강에 대한 주제가 많이 나왔는데. 내가 활용해보려고 구입했던 책은 그림이 너무 복잡하고 내용이 많아서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넘어갔었다. 이 책은 한 화면에 단순하고 여유있게 그림이 들어가 있어 이해하기도 활용하기도 좋겠다. 몸 건강 뿐 아니라 마음 건강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있고 놀이와 쉼, 자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뤄준 점이 마음에 든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나온 교양. 교양이라.... 아이들에게 교양을 강조해도 될까? 이 책을 읽어본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개인적으로 세 권 중 이 책이 특히 맘에 들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던 것들, 예의, 배려, 질서 등을 종합하는 말로 '교양'을 사용할 수 있겠다. 교양은 '돈 좀 있고 우아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는 것을 말한다. 이런게 없는 사람들은 남에게 상처를 준다. (나도 그렇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을지도 모르면서도) 이것으로 인한 상처에 민감한 편이다. 소위 '교양없는' 아이들을 많이 불편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불편해만 하는 것은 교사의 역할이 아니지! 지도를 해야겠지.(ㅠㅠ)
이 책에는 먼저 인사하기부터 시작해서 어른들과 친구들을 대할 때의 태도, 언어 사용에 대해서, 여러 공간에 따른 교양(집, 공동주택, 공공장소, 가상공간까지), 식사예절 등이 나온다. 마무리는 어떤 내용일까? 독서, 예술, 자연과 동물을 생각하는 마음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교양있는 세계 시민이 되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 지켜야 할 교양까지 다루어 주었다.
이 책 또한 플랩이 재미를 더해주는데 중간중간 예화 등을 본문에 복잡하게 넣지 않고 플랩으로 처리해서 전체적으로 화면이 깔끔하면서도 플랩 안에 자세한 내용을 다루도록 구성된 점이 좋다. 중간중간 나오는 교양점수 체크리스트는 재미삼아 아이들과 해봐도 좋겠다. 구박도 좀 해가면서.ㅎㅎ
세 권의 책을 한꺼번에 소장하게 되어 우리반 학급문고도, 내 마음도 훨씬 든든해지겠다. 각자 읽기에 더 좋은 책이니 간단히 내용소개만 하고 학급문고로 넣어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