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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시간에 놀이하자! - 쉽게 가르치고 즐겁게 배우는 수학 수업
이강숙 지음 / 지식프레임 / 2017년 3월
평점 :
수학과 놀이. 나도 이 두가지를 엮어보려고 나름 노력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다. 수학교구도 꽤나 열성적으로 만들어 교실에 비치했다. 근데 수업과의 연계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몇년 전부터는 교과서에도 단원당 한차시씩 놀이활동이 들어왔는데 모든 활동이 다 적절하진 못했다. 학습과 놀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은 분명하다. 더구나 나처럼 문과쪽 취향에 치우친 사람은 수학쪽 아이디어가 저절로 샘솟지를 않는다. 맘을 새롭게 먹고 조성실 선생님의 책이라도 옆에 끼고 수업을 하면 조금 나아지지만, 그 끈을 놓으면 금방 제자리로 돌아간다.
'수학'시간에 '놀이'하자는 이 선명한 빨간색의 책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책장을 넘겨보니 수학교구를 활용한 초등수학수업을 집대성한 느낌이다. 매차시 일상 수업에 바로 활용하기보다는 단원과 교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겠다. 그런 후에 적절한 차시에 교구를 투입하면 즐겁고도 배움이 있는 수학시간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크게 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장당 초등수학의 영역을 하나씩 다룬다. 첫장 <수와 연산>에서 가장 먼저 다루는 교구는 도미노이다. 내용을 읽어가는 내 눈이 점점 커졌다. 오호~ 이걸 여태 몰랐다니. 덧셈 뺄셈은 물론 곱셈의 숙달에도 여러가지 게임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미노. 당장 이것부터 제작해야겠다. 저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회원가입을 안해도 자료를 다운받을 수가 있었다. 이렇게 아낌없는 공유를 하고 계시다니. 근데 이렇게 퍼주시는 것조차 몰라서 못받았다니.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2,3장 <도형>에서 나오는 교구들이 과거에 내가 열과 성을 다해 수제작하거나 열심히 사모은 교구들이다. 펜토미노(EVA로 이걸 40세트 칼질해서 만드느라 방학동안 가내수공업 했던 기억ㅎㅎ), 소마큐브(쌓기나무를 목공용본드로 일일이 붙여 조각들을 만들고 1000ml 우유곽 수집해서 케이스까지 수제작하던 기억), 칠교, 패턴블록, 지오보드 등 도형관련 교구들은 대부분 내가 갖고있는 것들이다. 난 이걸 그동안 동아리활동시간에 '도형놀이부'라는 이름으로 주로 써먹었다. 정작 수학수업에 효과적으로 사용해본 적은 별로 없었다. 이 책 내용을 정독하고 수업시간에 적절한 활동을 더 고민해봐야겠다.
4장 <규칙성>에는 내가 해보지 않은 것들이 많이 나오는데 어디선가는 다 봤던 것들이다. 프랙탈도 그렇고, 테셀레이션이 그렇다. 특히 테셀레이션은 예전에 관심이 가서 이것저것 찾아본 기억이 나는데 그걸로 끝... 이 책을 보니 좋은 활동이 많다. 특히 이 영역은 미술 수업과 통합해서 하면 더욱 효율적이겠다. 색종이를 활용한 활동이 많으니 더욱 그렇다. 라인디자인도 있어서 뭘까 하고 봤더니 '스트링 아트'로 많이 보았던 것이다. 아, 꼭 실과 바늘이 아니라 색펜과 자를 사용해서 할 수도 있겠구나.
5장 <측정> 영역에서는 여러가지 퍼즐활동이 나온다. 달걀퍼즐, 하트퍼즐 등이다. 특히 이 퍼즐 자체를 자와 컴퍼스를 이용해 직접 제작하게 하니 더욱 정확한 공부가 되겠다.
6장 <전략게임> 영역에서는 틱택토와 고누가 나온다. 틱택토가 뭐 오목보다 쉬운거 아냐? 했는데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구나. 오래 전에 만들어둔 우리 교실의 고누판에는 몇년동안 먼지만 쌓여가는데, 뭐든 운영하기에 달린 것 같다.
이 책을 활용하려 들면 크게 돈들 것도 시간들 것도 없겠다. 도형교구들은 대부분 갖고 있고 나머지 활동들도 활동지나 색종이 등 되도록 단순한 것들을 이용했다. 저자의 오랜 경험에 따라 아이들이 선호하는 활동, 손쉽게 활용 가능한 것들로 구성했다 하니 많이 따라해 보고 싶다. 수학시간은 늘 여유가 없으니 어떤 단원, 어떤 차시에 어떤 활동을 투입할 것인지 계획을 잘 세우고 있어야 효율적인 수업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