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단원을 배우면서 여러 형태의 가족에 대한 그림책을 한 권씩 읽어주고 있다.
1. 엄마가 만들었어 (하세가와 요시후미/천개의 바람)
아빠가 돌아가신 한부모 가족. 아빠 노릇까지도 해주려는 엄마. 씩씩하지만 때론 좀 허당같기도 한 엄마와 그에 걸맞게 받아들이는 아들의 모습이 흐뭇하다. 결핍이 결핍 아닌게 될 수는 없지만 서로 보듬으면 그 구멍은 작아진다. 긍정적 마인드(어쩌면 쿨한 태도?)도 무척 중요하다.
2. 뒷집 준범이 (이혜란/보림)
단칸방에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준범이네는 말하자면 조손가정이다. 준범이를 키우려면 할머니는 일을 나가야 하고, 그러면 준범이는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혼자 논다. 준범이가 창문을 열면 내다보이는 이웃에는 시끌벅적한 아이들이 산다. 어느날 창문으로 보이는 얼굴을 향해 한 아이가 손을 내밀었다. "너도 같이 놀자!"
그리곤 잠시 후, 현관문이 쿵쿵 울린다. "준범아 노올자~"
그때부터 컴컴한 단칸방은 아이들의 놀이방이 된다.
창문을 통해 먹을 것을 넣어주시는 강희엄마 등 이웃 어른들이 있기에 이 상황은 따뜻하다. 이웃사촌이 있다면 외롭지 않을 아이들이 많을텐데, 나 자신도 강희엄마 같은 사람이 아니라서 조금은 미안한 이야기. 하지만 아이들은 재미있게 읽었다.
3. 초코 엄마 좀 찾아주세요 (게이코 가스자/보물창고)
외톨이 아기새 초코의 이야기를 통해 입양가정을 보여주는 책. 자기랑 닮아보이는 동물들을 찾아가 자기 엄마냐고 묻는 초코가 너무 귀엽고도 애처롭다. 엄마를 끝내 못찾고 슬퍼하는 초코에게 닮은 곳이 한 군데도 없는 곰 아줌마가 엄마가 되어준다. 곰 아줌마 집에 따라가보니 이미 있던 아이들도 하마, 악어, 돼지다.^^ 마지막에 곰 아줌마가 이 아이들 모두를 안고 있는 장면을 보고 한 낱말로 표현해보라고 했더니 여러가지가 나왔다. 행복, 포근함, 사랑, 기쁨, 따뜻함 등등.... 꼭 핏줄로 얽혀야만 가족이 아니며 세상에는 초코처럼 외로운 아이도 생기지만 곰 아줌마 같이 이들을 품고 가족이 되어주는 훌륭한 엄마들도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 입양이라는 말도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입에서 나왔다.
4. 이모의 결혼식 (선현경/비룡소)
다문화가족 이야기는 이 책 말고도 몇 권이 더 있는데 이 책이 무난하긴 하다. 내 가족이 다른 나라 사람과 결혼하면 다문화가족이 되는 것. 그다지 멀지도 이상하지도 않은 이야기.
5. 숲 속 사진관 (이시원/고래뱃속)
부엉이네 사진관은 가족사진 전문 사진관이다. 많은 동물들이 가족사진을 찍으러 온다. 각 동물들이 사진관을 찾아 오고, 한 장을 넘기면 다음 장에 그들의 가족사진이 나오는데, 넘길 때마다 아이들이 까르르 좋아한다.
마지막으로 판다가 "나도 가족사진 갖고 싶어요" 라며 조용히 다가왔는데, 1인 가족이니 독사진 아니겠는가? 그런데 셔터를 누르려는 순간, 앞에 찍었던 모든 가족들이 합세해 함께 찍는다. 멋진 가족사진이다.
이 책으로 난 일단 1인가족을 이야기했다. 현대에는 혼자 살게 된 사람들도 많다고. 하지만 핏줄로 연결되지 않아도 이렇게 가족이 될 수 있다고.
6. 우리 가족이야 (윤여림/토토북)
마지막으로 이 책으로 종합을 하려고 한다. 몇 년 전에 이 책과 <이웃집에는 어떤 가족이 살까> 두 책을 소개하는 글을 우리아이들에 쓴 적이 있었다. <이웃집에는...> 책은 지금 돌려읽기로 읽고 있다.
이 책은 참 매력적이다. 에피소드별로 한 가족씩 소개하는데 그게 다 연결되어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는 구성. 마치 세상 모든 가족은 이렇게 둥글게 연결되어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은.
이렇게 나열해놓고 보니 꽤나 의도적이고 짜여진 수업을 하는 것 같아 보이는데, 그냥 하나씩 집어서 읽어주는 것일 뿐이다. 그림책의 최적기인 2학년과 수업하니 너무 좋다. 올해의 교실은 내게 고마운 시간과 공간이다.